배움의 발견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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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기간 베스트셀러로 있었고, 각종 미디어와 출판사들이 추천을 하고 수상경력까지 더해진데다, 빌 게이츠와 버락오바마 외에도 수많은 세계적인 인물들의 추천도 있었던 책이었던지라, 책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 <배움의 발견>은 이미 입소문이 나있었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인데다 그녀의 특별한 가족과 교육, 그리고 자유를 향한 타라의 이야기는 몰입을 더해주었고, 500페이지가 넘는 이야기는 읽는 내내 충격적이면서도 특별한 감동이 전해져 읽고나서도 여운이 많이 남는 책 중 하나였다.

 

 

 

 

7남매 막내면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공교육을 거부하는 아버지로 인해 16살까지 학교에 가본 적 없던 타라 웨스트오버는 두번에 도전 끝에 17세에 대학에 들어가 졸업식 때 최우수학부생상과 게이츠 장학금을 받고, 케임브리지 대학교들어가 케임브리지 박사가 된 후 최근 2019년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에 선정되었다. 사실 이런 류의 성공담은 가끔씩 전해 듣는 우리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겠거니 생각하며 펼쳐들었는 데, 책 커버의 그녀의 소개글에 그녀가 1986년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녀가 겪은 이 일이 과거가 아닌 현재 미국에서 일어났고 아직도 이러한 일이 선진국가인 미국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배움에 대한 그녀의 끈기와 노력이 그녀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올지, 그녀의 삶에 얼마나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줄지가 점점 더 궁금해지게 되었다.

이 책은 총 3부의 이야기로 나뉘어진다.

1부는 그녀의 출생부터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고철폐기물처리장일을 하는 아버지와 산파일과 약초 및 오일 개발을 하는 어머니 아래 토니, 숀, 타일러는 출생증명서도 있고 잠시지만 공교육도 받았다. 하지만 이후 태어난 루크, 오드리, 리처드 그리고 막내인 나, 타라는 출생신고는 물론 출생날짜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학교는 커녕 병원도 가본 적이 없다. 이는 독실한 모르몬교 신자인 아버지가 공교육은 신에게서 멀어지게 하려는 정부의 음모이자 학교를 보내는 것은 악마에게 통째로 넘기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아버지 일과 관련되어 온갖 사고를 당하고 다치게 되어도 병원은 커녕 어머니의 약초에 의존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차에, 타라는 타일러오빠가 독학으로 대학을 들어갔고 오빠 역시 타라에게 대학을 권유받는다. Y2K 밀레니엄시대가 도래하면서 지구 종말이 와야하는 데 세상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돌아갔고, 가끔은 아버지가 생각하는 학교가 사악한 곳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문과 호기심이 발동하면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고 결국 두번의 도전 끝에 대학에 합격하게 된다.

2부에서는 그녀의 대학적응기가 나온다. 화장실 사용 후 손안씻기, 샤워 일주일에 한 번 하기, 악취가 코를 찌를 정도가 아니면 깨끗한 것으로 생각하며 살았던 그녀가 타인과 함께 방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나폴레옹과 장발장 중 누가 허구의 인물인지조차 모르는 그녀가 쪽지시험에 낙제는 당연할 수 밖에 없어보였지만 결국 바네사의 공부법 조언으로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고, 어릴 적 제대로 된 교육을 받도록 허락받지 못한 것을 이해할 수 없었던 그녀는 대학에서의 삶이 고향 벅스피크의 삶과 단절될 수 있도록 상상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며 생활하는 모습은 안쓰럽기 조차 했다. 학비보조금으로 어느 정도 여유있게 대학생활을 하게 되면서 공부에 매진하던 중 심리학 수업에서 아버지의 병을 알게 되고, 그러한 아버지를 공감하고 동정하기 보다는 오로지 그 피해자는 자신들 뿐 이었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부분에서는 현실감이 느껴져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결국 그녀는 정상적인 평범한 삶을 결심하면서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마무리 하게 되고 케임브리지대학원을 들어가게 된다.

3부에서는 케임브리지생활과 하버드방문연구원을 하며 다시 가족과의 재갈등이 그려진다. 어릴 적 가장 친했던 숀 오빠와의 갈등은 극을 향해 치달았고 그녀의 삶은 다시 무너져가는 모습이 그려져 많이 안타까웠고 가슴이 아팠다. 결국 그녀는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가족에 대한 숙제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기억에 남는 문구들을 남겨본다.

<자신이 누군지를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그 사람의 내부에 있어요. ....(중략)..... 주인공은 좋은 옷을 입은 하층 노동자였어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 전까지는. 일단 그 믿음이 생긴 후에는 그녀가 무슨 옷을 입고 있는 지가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됐지요.>(p.381)

<과거는 영향을 끼칠 수 없는 대단치 않은 유령에 불과했다. 무게를 지닌 것은 미래뿐이었다.>(p. 425)

<나는 새로운 삶을 쌓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행복한 삶이었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상실감은 가족 문제를 넘어선 것이었다. 나는 벅스피크를 잃었다. 그곳을 떠나서 잃은 것이 아니라 아무말 없이 떠나서 잃은 것이었다............ (중략)......이제 집에 갈 때가 되었다>(p.492)

라고 회상하는 부분이 그녀의 현재 심정을 고스란히 담겨진 부분이라 느껴졌다.

타라 웨스트오버, 우리는 그녀가 살아왔던 삶에 대해 옳다와 그르다는 이분법적 논리로 결론낼 수 없음을 알게 된다. 특히 그것이 타인의 삶에 대한 방식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녀의 삶은 우리와는 다르다는 것이 맞는 말이 아닌가 싶다. 인간은 모두 다 생각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고,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녀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고 노력하며 살았다. 그녀의 가족사와 시련은 보는 내내 가슴이 아팠으며 현실감이 느쪄지지 않을 정도로 우리가 흔히 경험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지금껏 살아왔던 삶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그녀의 삶에 대해 그녀의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열렬한 응원과 박수를 보내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그녀의 가족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은 여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아직도 해결해 나가야 할 그녀의 가족들과의 관계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게 되리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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