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스터 렌 - 어느 신사의 낭만적 모험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김경숙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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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반복되는 고단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이 꿈꿔왔던 곳으로 훌쩍 떠나 새로운 곳을 경험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가슴설레고 동경의 대상이 되는 일임은 부인할 수 없다. 평범한 영업사원 미스터 렌이 몇 년 동안 여행자금마련을 위해 담배랑 차 값도 아껴가며 환상적인 유람선 여행계획을 세우며 그의 시간의 대부분을 바치며 일상을 보내고 있는 모습은 1900년대 초의 뉴욕이랑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짬만 나면 지도를 보며 떠날 계획을 잡고 있는 현재를 살아가는 내 모습과도 크게 달라보이지 않아 <우리의 미스터 렌>이란 제목이 주는 의미도 다시금 생각이 들게 했다.

아버지의 유산으로 받은 농장이 팔려 돈 걱정이 없었음에도 결국 그는 가축운반선의 소먹이 일꾼으로 공짜항해를 하며 영국으로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여행 중 만난 뉴욕 철도회사 직원인 모튼과의 우정은 각별했다. 그와의 우정을 우연히 시작해 함께 맞서 싸우고 함께면 두려울게 없다며 십자군 전쟁에 비유하며 여행내내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와서도 그를 그리워하는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또한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 만나 영화 얘기, 책 이야기를 나누며 금세 사랑에 빠지게 된 빨강머리 이스트라도 모튼과 더불어 여행내내 그를 지독하게 외롭게 만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었다. 그녀가 렌에게 말한 "사람들은 누구나 다 외롭잖아요. 안 그래요? 물론 나도 그래요. 이제 점점 별난 사람들에게 지쳐가요"(p. 144)라는 말을 미스터 렌도 여행내내 공감이 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사람을 그리고 하고 외로워하는 그의 모습에 연민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결국 친구와 인간관계의 필요성만 절실히 느끼며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기에 이르고, 아티부인 하숙집에서 첫눈에 반한 넬리와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거치는 과정을 보면서 쉽게 얻어 지는 것은 없음을 알 수있었다.

이 책의 작가 싱클레어 루이스는 미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작가라고 한다. 퓰리처상도 개인적 신념을 이유로 거부하긴 했지만 그의 작품에 대해서는 이 사실만으로도 더 토를 달 수 없을 듯하다. <우리의 미스터 렌>의 작가의 초기 등단 시절 작품이라고 한다.

이스트라가 미스터 렌에게 삶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삶은 정말이지 세상에서 제일 지독한 과제예요!.....(중략)....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 둘다 자신이 왜 불행한지를 몰라서 극도로 불행하다는 점에서 닮았죠"(p.157)

미스터 렌이 책, 인간관계 그리고 여행을 통한 경험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한 자아를 되찾아가듯이, 오늘을 살아가는 지금의 나의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 볼 시간의 여유를 가지게 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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