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제이의 <<변증법적 상상력-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역사와 이론>>, 돌베개에서 나온 번역본이 있는데 북플에서는 검색되지 않는다. 역자는 시인 황지우 등 세 명. 이 책과는 무관한(?) 얘기지만 시인이 우리말로 옮긴 아놀드 하우저의 <<예술사의 철학>>을 읽으면서 이게 정말 그 황지우의 문장이 맞는지 의구심을 가진 적이 있다.
황지우의 ‘낡은’ 번역서를 보니, 그 즈음에 쓰인, 출판사 근처를 얼쩡거리던 시절에 관한 시 한 편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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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운동장으로부터 20년 후
이제 다른 생애에 도달하여
아내 얻고 두 아이들과 노모와 생활수준 중하,
월수 40여만 원, 종교 무, 취미 바둑,
정치의식 중좌, 학력 대퇴
의 어물쩡한 30대 어색한 나이로
출판사 근처에나 얼쩡거리며 사람들 만나고
최근 김영삼씨 동향이 어떻고, 미국 간
김대중씨가 어떻고, 잡담과, 짜장면과,
연거푸 하루 석 잔의 커피와,
결국 이렇게 물들어가는구나 하는 절망감과,
현장 들어간 후배의 경멸어린 눈빛 그런 작은 표정에도
쉽게 자존심 상해하는 어물쩡한 30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색한 나이로
[...]
황지우, <비 오는 날, 유년의 느티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