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센은 후기 자유주의 시대의 진정한 자유주의자였으며 가장 용감한 비평가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의식적으로 ‘사회극’을 쓴 일은 없지만, 외견상 가장 단단한 것처럼 보이던 가족과 사생활의 영역에서 자유주의의 몰락을 치밀하게 추적했다. 파멸적인 경쟁시대에는 자기실현이라는 것이 개인에게 불가능한 약속이라는 점을 생생히 묘사함으로써, 자유주의의 신화였던 개인적 행복의 허위를 폭로한 것이다. 나아가 입센은 가족의 붕괴를 묘사하면서, 역할의 전문화로 인해 개인적 영역이 사회에 의하여 침식당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입센의 작품은 초기 부르주아 시대의 예술을 특징 짓는 낙관주의 대신에 절망과 환멸을 나타냈다. 그러나 레오 뢰벤탈이 볼 때 입센도 탈출구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대립되는 두 가지 주제가 입센의 작품을 관통하고 있다. 하나는 기존 사회의 가치와 이상에 따라 살지만 좌절을 맛보는 이들의 모습이며, 또 하나는 기존의 가치를 거부하지만 이를 대신할 새로운 가치를 찾지 못한 사람들의 절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