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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임의 바다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놀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다산북스 나나흰 3기 활동 중이다. 이번에는 미션도서로 가제본 청소년 성장소설이 왔다. 아주 좋아하는 작가 책을 제외하고는 문학작품을
일부러 찾아 읽지는 않는 편이다. 그런데 요즘 다산북스 덕분에 재미있는 소설을 두 권이나 읽을 수 있었다. 날씨 묘사나 대사가 많아 책장이 잘
넘어갔다. 다 읽은지 꽤 되었는데 평일에는 도저히 마음 잡고 리뷰 정리하기가 힘들어 이제야 올린다. 미션 완료일이 10/20(화)까지였는데
늦어서 죄송하다.

* 15세
벌써 몇 년 째 15세 즈음 아이들에 둘러싸여 일상 생활을 하고 있는 나는 중2 담임이다. 사춘기란 아이가 주변 어른에게 의존하던 상태에서
벗어나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주체성을 세우는 시기이다. 몸과 마음이 급격히 발달하느라 변화가 빠르고 어딘가 균형이 맞지 않아
혼란스러워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른들은 고분고분하던 아이가 갑자기 다른 모습을 보이면 당황하고 무서워한다. 요즘에는 사춘기 청소년의
모습을 중2병, 센척, 관종이라 부르기도 한다. 나도 세보이고 싶어하는 청소년 심리를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종종 함께 욱할 때가 있기는 하지만,
10년을 중학생과 함께 지내보니 경험상 관행을 깨는 참신한 생각, 행동의 이유를 물어보고 존중하면 말과 행동이 금방 부드러워진다. 이 이야기
주인공 헤티나 주변 청소년들도 이야기 내내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퍼 노인은 시종일관 헤티를 못마땅해하고 무시하고 자신의 생각을
주입시키려는 꼰대 같은 어른 모습을 보인다.
* 낭만주의와 상상력
중2병 테스트 문항을 보면 허무맹랑한 상상을 많이 한다는 내용이 있다. 주인공 헤티 역시 낭만주의적인 상상력을 가진 소녀로 나온다.
바다유리 속에서 형상을 보거나 바다의 속삭임을 듣는다. 이런 헤티를 보며 어른들은 믿지 않고 이상하게 여긴다. 반대로 퍼 노인은 자신의 꿈을
들먹이며 노파가 악을 몰고 왔으며 큰 태풍이 오게 해 모리의 자랑이 파손되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이런 저런 갈등 끝에 섬 마을 노인이 두
명이나 죽자 그 책임은 헤티와 노파에게 돌아간다.
* "손님"
소설을 읽으며 영화 "손님"(재미있었는데 타이밍이 안 맞았는지 금방 내렸던 비운의 영화)이 생각났다. 전쟁 직후 전쟁이 끝났는지도 모르는
고립된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이 괴롭힌 무당이 죽으면서 한 예언을 떠올리며, 마을에 온 손님을 이유도 없이 의심하고 미워한다. 또한 누군가는
자신의 이득을 위해 손님을 마을의 적 '빨갱이'로 만들어버린다. 이 이야기 역시 쪽배를 타고 와 죽어가는 노파를 이유 없이 증오하는 마을
어른들이 나온다. 모르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은 어딜 가나 있나보다. 작은 섬 마을은 근거 없는 증오심 때문에 갈등하고 분열한다.
이 이야기를 청소년 성장소설로 읽을 수 있는 이유는 헤티가 어른들의 핍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한 사람을 살리고, 쪽배를 타고
섬을 나가 노파를 고향으로 데려다 주었으며, 갈등 많던 고향 섬에서 나와 자기 삶의 주인이 되며 새출발하기 때문이다. 죽을 것만 같던 노파가
헤티의 믿음과 극진한 간호 덕분에 살아나는 모습을 보며, 청소년보다는 경험 많은 어른이 비교적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자만심을 내려놓고
싶어졌다. 내용이 어렵지 않고 청소년이 공감할 만하니 교실 학급문고에 꽂아두어야겠다.
오타(서포터즈라 가제본 책을 먼저 받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은 정식 출간 후라 다 정리가 되었겠지.)
3쪽: 깍여-> 깎여, 16쪽: “자네도 열다섯 살 땐 그러지 않나.” -> “않았나.”, 24쪽: 헤티는아무
말도-> 헤티는 아무 말도, 73쪽: 헤티는 바다(문장 끝나지 않음), 76쪽: 삼 전체에-> 섬 전체에, 77쪽: 헤티는 잠시
망설인 뒤 말을 이었다.“-> 따옴표 삭제, 99쪽: “영감님이나 어둠 속으로 돌아가시말”-> 돌아가시란, 135쪽: 물속에
잠겼가.-> 물속에 잠겼다., 164쪽: 곧 석탄이 더 넣어야-> 곧 석탄을 더 넣어야, 167쪽: 내버려두었구냐.->
내버려두었구나., 177쪽: 다른쪽-> 다른 쪽, 186쪽: 꼭 쥐 채-> 꼭 쥔 채, 날까로운-> 날카로운, 224쪽: 톰의
말은-> 탐의 말은, 233쪽: 속삼임이-> 속삭임이, 마음속에-> 마음 속에, 247쪽: 뜨트머리-> 끄트머리,
256쪽: 싸메고서-> 싸매고서, 항해하길 바람이-> 항해하고 싶은 바람이?, 손잡이을-> 손잡이를, 287쪽:
사람을이-> 사람이, 320쪽: 하단 편집 이상, 340쪽: 드르고-> 흐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