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악어 당신을 위한 그림책, You
루리 그림, 글라인.이화진 글 / 요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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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세로로 펼쳐 세워 보시기를 권한다.



그리고 천천히 작게 소리 내어 글자를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여유를 가지고서 천천히 글자를 읽어가며 전문 필사 해보시기를 권한다.

그런 후, 다시 책을 한장 씩 펼쳐가며 그림을 샅샅이 스캔하시면 보시기를 권한다.

아마 볼 때마다, 다른 책일 것이다.

나에게 주는 메세지나 감정이 다를 것이다.


자아에 관한 숱한 책들이 있지만, 단연 돋보이는 책이다.

이미 표지의 색부터가, 장면 전개에서 그림 작가가 쓰는 색들이

벌써 감정의 너울을 만든다.

그리고 천천히 스며들어 읽었는지도 모르게 만드는 글작가진의 글자들이

나를 다시금 생각하고 점검해보게 한다.


나는 과연, 어떤 나인가.

어떤 나를 사랑할 것인가.

어떤 나이기를 원하는가.


세상은 나를 싫어한다는데, 과연 그것이 진실인가.

내가 세상에서 도망가고 싶진 않은가.

내가 무섭다고 하는데, 과연 그것이 진실인가.

내가 숨을 거리를 찾진 않았나.

내 노력은 객관적으로도 합당한 노력이었나.

순수와 순진을 헛갈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원해서 여기 온 것은 아니야

하지만 나는 지금 여기에 있고, 살아가야 하지.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

계속 이대로 살 것인가.

죽을 때까지 이 모습이고 싶은가.

이대로 죽어도 괜찮은가.


데미안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어린 왕자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홀든 콜필드일 수도 있다.

자아를 넘어서는 다시 만나는 새로운 나에 관한 이야기는 수없이 많지만,

도시 악어의 버전도 강추한다.


루리 작가님은 정말 👍

정말 이루 말로 다할 수 없구나.


내가 여기에 어울리지 않는가, 어울리는가를 따지기 전에,

내 마음에게 물어봐야한다. 어울리고 싶은가 아닌가를.


크래쉬의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가

파리의 작은 인어에 이어

이 책에서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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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작은 인어
루시아노 로사노 지음, 박재연 옮김 / 블루밍제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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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랑 같이 가자, 길은 가깝고, 모험으로 가득해! ... 괜찮아. 이렇게 하면 돼. 

괜찮아, 이렇게 하면 돼.


인생에 있어 이렇게 다정히 말해주고 끌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인생이 엄청 달라질 꺼야.

나보다 그 길을 먼저 가 본 사람의 다정한 말이란...

그 길이 나와 다른 길이라해도,

나보다 선배의 다정한 말을 듣는다는 건, 들을 수 있단 건, 그런 사람을 만났다는 건 이미

인생의 치트키를 가진 행운아인 거지.


앞서 본 사람들의 말은 다양하다. 조언도 다양하고, 참견도 다양하고, 잔소리도 다양하다.

그런데, 나는 다정한 사람의 친절한 말을 원한다.

나에게 알려주고 싶단 마음이야 고맙지만, 다른 방법 말고 나는 다정하고 친철함을 원한다.

받아먹는 주제에 가리기는~

이라고 비꼬더라도, (비꼬는 너는 그런 비꼬는 인생이나 살라, 내 인생에 신경 끄고)

나는 그런 사람들을 곁에 두고 그런 사람들 곁에 있겠다.


사랑을 가장한 수많은 말들을 들어왔다.

그 말들은 내게 실제로 유효하지 않았고, 나를 좌절시키고, 나를 파묻었다. 내가 손 내밀 때 뿌리치고 내가 추울 때 찬물을 뿌렸다.

ㅇㅇ, 나는 사랑을 가장한 수 많은 말들을 겪어왔다.

그래서, 타이밍을 잡아챌 수 있었던 인어처럼, 나는 바로 느낄 수 있다.

이 사람이 내게 애정을 가지고서 하는 말인지 아닌지, 본능처럼 번뜩이며 느낄 수 있다.


이 출판사 대표는 그런 사람일 거다.

아마도 왕관 쓴 백조같은 그런 사람.

바이올린 악사같은 사람.

풍선아저씨같은 사람.

나 혼자 행복한 것에 만족하지 않는 사람.

함께 행복하고 싶은 사람. 함께 울기를 주저하지 않고, 함께 웃기를 꺼려하지 않는 그런 사람일 거다. 그러니 이런 책을 출판하지.

이 책 속의 인어의 얘기는 아마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클래식이 영원하다라는 말처럼, 진심이 가지는 힘은 언제나 바래지 않는다.

아마 점점 더 강력해지지 않을까. 물론, 우리는 같은 이야기도 얼마나 잘 포장하느냐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지, 너무 잘 알고 있지(지금의 K-문화의 힘을 보라).


작은 인어의 앞으로의 이야기도 자꾸 듣고 싶고, 이 출판사의 행보도 자꾸 보고 싶다.


꿈에 관한, 도전에 관한, 정체성에 관한, 자존감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들 중에 하나가 되겠지만,

빛나는 이야기로 남기를, 계속해서 회자되는 이야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 전에, 뱅자맹의 소원 타임을 바로 쓸 수 있었던 인어처럼,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그거부터 찾아보자.

나도 내 안의 간절함을 길어다 인어처럼 행동할 수 있도록.

머리 속 상상보다 한 발짝이라도 움직일 수 있도록.

내가 청동이 아니더라도, 이 곳이 내 집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어. 나는 내 곁의 사람들과 함께 내 집으로 간다.


으하하하하하하ㅏ 적고 나니 무슨 사춘기 일기장 같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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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야! 킨더랜드 픽처북스
다비드 칼리 지음, 마리 도를레앙 그림, 이숙진 옮김 / 킨더랜드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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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모집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습니다.


과거의 일에 대해 글자로 기록하는 사람의 유형이 있다면, 나는 이미지로 기억하는 편이다. 그리고 물건으로 기억을 불러오는 편이고.

아마도 그래서 물건을 버리기를 주저하게 되나보다. 기억까지 내 과거까지 다 잃어버리는 기분이 들어서. 그런 기분에 주저하다가 못 버리고(또는 버릴 타이밍을 놓치고) 내 곁에 함께 있는 물건들은 ㅎㅎ;;;; 어마어마하다. 나도 안다. 머리로는 나도 안다. 이런 것들 다 싹 깔끔하게 버려도 인생에 있어 별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그렇지만 그냥, 그 물건을 바라보면 떠오르는 것들 때문에 미소짓고 눈물짓고 그러느라 도저히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음... ㅎㅎ;;; 솔직하게 말하면, 버리기가 싫은 거지. 비겁하게 말하면 내 손으로는 버릴 수가 없는 거지. 

그러면 이사라도 자주 다니면, 물건 정리가 좀 될텐데.. 나는 ㅎㅎ;;; 이사도 거의 안다니는 상황이라 물건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뭐.. 딱히 쓸 데는 없지만 새 것들이라 버릴 수가 없다던가, 선물받은 기억이라던가, 아이들은 잊어버린 성장의 하루라던가, 다 그런 것들이지 뭐... 

그래서 나름대로 내린 방법은 안 사는 거였다! 마음이 동하더라도 생각해보면 결국 이뻐서 사기만 하고 안쓰고 모셔두는 경우가 많으니까! 라고 스스로를 설득하고 안 사는 거지. 한동안 잘 먹혔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약간 경계가 흐려졌다.

오랜만이야!를 읽은 독후활동으로 다시금 맘을 재정비하고 물건 정리 또는 버리기에 맘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재정립한다. 

나는 주인공의 물건보다 더 많은 물건이 있지만 주인공의 집처럼 저런 다락은 없으니까... 

이참에 오랜만에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했다를 다시금 읽고 전의를 불태우리라!

하... 그렇지만 책은 어쩌지... 책은... 책은.... 으아아아아아아..


오랜만이야!는 남주의 표정들과 고냥이들의 표정, 반려인의 표정등이 섬세하게 표현되어서 장면마다 깔깔거리며 많이 웃었다. 마리 도를레앙의 그림과 다비드 칼리의 글이 서로 잘 스며들어 서로의 영역을 더 확장시키고 빛나게 한다. 이런 건 볼 때마다 참 신기하다. 글만 읽어서는 그림만 보아서는 느낄 수 없는 것들이 함께할 때 마구 발산되어 나온다. 콜라보의 극치랄까...

교육을 할 때도 유형들이 있지 않은가. 마리 도를레앙+다비드 칼리의 조합처럼 이런 방식으로 교육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구 웃을 수 있으면서도 변화할 수 있게! 써두고 보니 정말 환상적이다. 어디 적어둬야겠다. 역시 책은 버리는 카테고리가 아니구나! 으흐흐흐흐 기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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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대기를 찾습니다 사계절 아동문고 102
이금이 지음, 김정은 그림 / 사계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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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대기라니...

그게 뭔가 싶었는데 이름이었군요!

아아.. 이름이 차대기라니, 이 친구의 삶도 참... 쉽지 않겠다싶고요.

이름 얘기라면 일줄내내 말할 수 있는 얘기들도 있고요.

파이이야기의 파이도 생각나고요~

어쩔 수 없이 ㅋㅋㅋ 철학적인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괜한 추측도 해보고요.


차대기는, 대기군은, 대기는 그래서,

맘에 둔 친구도 있고, 불편한 관계의 친구도 있고요.

인간관계가 학교에서도 적당히 좋고 적당히 나쁘고, 집에서도 적당히 좋고 적당히 나쁩니다. 정말 어디서나 딱 만날 수 있는 그런 아이에요. 5학년 그 나이 때에 가질만한 심리들, 사건들, 관계들...

지나오고 나서인지 이런 시기의 이야기들은 왜 이렇게 다 맘이 짠하고 아슬아슬하고 그런지...


그렇지만, 대기의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는 이유는...

아이가 있을 법하게 섬세한 면이 있고, 있을 법하게 고운 면이 있고, 있을 법하게 승부근성도 있고, 있을 법하게 다정한 면이 있어서인 거 같아요.

그 나이 때 남자애들이 다 생각이 없이 막 호르몬 명령대로 하루하루가 지날 거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 (음... 이것이 환상인가??)

많은 수의 학생들이 별 생각 없이 매일을 살겠지만, 어느 학생들은 열심히 고민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열심히 괴로워하면 성장하고 있겠지요.


성장이라는 단어는 들을 때마다 참 마법같은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성장'이란 의미에 반응하는 사람들끼리의 관계, 또는 모임이 얼마나 좋은지를 경험해보았기 때문에 감히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흔히들 말하는 '죽을 때까지 배워야한다'의 배움은 많은 의미가 있겠지만,

대기의 이야기에서도 이런 저런 감상들이 파생되어 나옵니다.


덕분에 오늘도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행복이란, 삶이란, 관계란, 성장이란, 사랑이란...

매일 생각해볼 때마다 새로운 정의를 찾고 그래서 좀 더 가까이 가보려고 애써보고요.

좋은 책 만들어주신 사계절 출판사 관계자들 고맙습니다!


서평단 모집에 손들고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이 서평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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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을까? 사계절 그림책
이희은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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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모집에 손들고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책등을 펼쳐보면 양쪽으로 데칼코마니처럼 나눠지는 그림이 너무 사랑스럽다.

동그라미 얼굴 속 표정도 사랑스럽다.

아이를 썩 좋아하지 않는 내 눈에서마저 하트가 뿅! 나올만큼 책의 일러가 사랑스럽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왠지 웃음 쿡쿡 나는 일러를 보고 서평단 모집에 손들었는데, 운 좋게 당첨되었다.

실제 책을 받아보니, 귀여움에 견고함을 더한다.

작가님이 장면마다 신중히 고르셨을 색들과 모양들이

서로에게 잔상을 남기며 겹쳐져 같고 또 다른 환영들을 만들어낸다.

(이어지는 생각의 꼬리들~~~)


자극적일 수 있는 색들이 어쩜 이리 조화로운지!

이희은 작가님의 감각이 와....

입이 저절로 벌어진다. (그리고 다물어지지 않는다)


내용은 간단한 내용이다.

같은 모양의, 같은 색이기에 우리는 같다고 여겼는데

겉은 같아보였지만 알고보니, 우리는 개체였고, 

그래서 우리는 각자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하며, 서로 존중하자

라는 내용으로 나는 해석했다.


그래서 청소년들과 함께 읽어보고 싶다.

또래문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특성으로 지금 뭘 놔버리고 있는 건지

지나야만 하는 시기이겠지만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우리는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이리도 예쁘고 멋있게 보여주는 책을 

함께 보고 생각을 나누고 마음을 넓혀보고 싶었다.


그렇지, 우리는 각자 다르기에 소중하고 그래서 존중받아야하지.

그렇지, 우리는 각자가 하나의 고유한 세계이기에 우리는 나의 이야기들을 잘 만들고 잘 풀어내어 가야 하지.

처음부터 시작해보자. 다시 생각해보자.

우리는 어떤 시간으로 채우며 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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