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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에게
최현우 지음,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3년 8월
평점 :

그림책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이다.
아이는 여러 거부할 수 없는 일들을
그대로 감내하는 중인데,
그 와중에도 속절없이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바뀐다.
불안정함 속에서 그래도 내가 어디 있는지를 알게하는 안정감 있는 존재가 있고, 나의 안부를 물어주는 곁이 있다는 사실이
아이에게 위안이 될 거 같다.
실상 저 때에는 위안이고 나발이고 모를 지라도
돌아볼 나중 어딘가에서는, 아이가 꼭 기억했으면 하고 바래본다.
시인의 시와
여러 레이어를 함축한 그림이 만나
다양한 공기층을 가진 그림책이 되었다.
공기층마다의 온도나 냄새 색깔이 다 다르고,
그럼에도 시의 힘인지 그림의 힘인지
이야기는 계속 굴러간다.
이런 것들을 성장이라고, 경험이라고 격상시키는 것도
합리화가 아닐까... 라는 약간은 난데없는 생각도 해본다.
성장에는 반드시 고통이 있어야하는가...? 그런 고통들에 반드시 의미를 붙여야하는가..?
그것도 일종의 회피이듯, 어쩌면 승화라고 할 수 있을지도...
돈의 논리는 재산권이라는 버젓한 단어 뒤에 숨어 이렇게 폭력적으로 다가온다.
어른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을 아이도 함께 겪는다.
아이에겐 이 시절이 어떻게 남을까...
<코코에게>가 감사의 인사, 혹은 감사함에 대한 보답으로 만들어진 선물 주머니처럼 느껴진다.
그 시절 나에게,
너가 있어 다행이었다는 이야기,
아마 코코에게 직접 전하지 못했을 이야기,
이제는 혼자서 읖어볼 이야기이지 않을까.
나만 바라봐주는 그 사랑의 따스함이 아직 나에게 있어,
내가 이제는 이런 이야기도 너에게 해볼 수 있구나...
하는 독백처럼 느껴진다.
좋은 책 만드시느라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글은 서평단 모집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