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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러제트 - 세상을 바꾼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 2020년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수상작
데이비드 로버츠 지음, 신인수 옮김, 이진옥 감수, 초등성평등연구회 추천 / 대교북스주니어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제이포럼 그림책 카페에서 서평단으로 당첨되고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책이 도착하고 크기에 압도되었다.
이런 책의 서평을 써야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책을 넘기면서, 이런 이야기를 가만히 편하게 앉아서
이쁘게 만들어진 책으로 접하는 것이 죄송했다.
책장을 넘길수록, 부채감이 커졌다.
내가 만났던, 겪었던 저항들도 떠올랐다. 결실을 보지 못한 것들이 더 많았다.
그 당시에는 이게 무슨 의민가하는 자조감이, 무력감과 실패감이 꽤 질기게 남았었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것이 쿨하던 시절이 있었다. 격렬했던 민주화의 반동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시기에 대학을 다녔다. 그리고 엄마가 되었고 그리고 세월호가 있었다.
60년이 넘는 기간의 일들이 잘 쓰여있고 '예쁘게' 그려져 있어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책을 넘기며 그 기간의 매일을 살았을 개인들을 상상했다.
같은 생각인 줄 알았지만 조금씩 추구하는 바가 달랐을 개인을 떠올렸다.
내 편에 같이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 속의 균열이란 어떤 것일지를 상상했다.
그들의 매일매일을 상상했다.
그 모두를 집어삼켰을 전쟁과 급변하는 사회를 상상했고
원하든 원치 않든 바뀌어가던 사회를 상상했다.
모든 상상 장면에서 아팠다. 아픔의 강도는 여러 가지로 다가왔다.

모두가 목숨 걸었을 시간동안
절박함에도 무게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괴로웠다.
나였다면?이라는 질문에는 도대체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현대 사회의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 아이들과 지속적으로 이야길 나눈다.
과거의 나처럼 아둔한 시간에 머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의 영향력이 있을 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그나마 아이들과 이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기록되지 않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을
개인들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할 수 있는 책이다.
책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