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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 ㅣ 펭귄클래식 156
제인 오스틴 지음, 류경희 옮김, 피오나 스태퍼드 해설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펭귄 클래식에서 나온 제인 오스틴의 에마
제인 오스틴의 여러 작품들 중 에마는 영화로는 보았지만 원작을 읽어보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던 중 원작소설을 읽게된 터라 무척 기대되고 즐거웠다. 남다른 두께감을 자랑하는 책이었지만 부담보다는 기대가 컸다.
역시나 제인 오스틴 특유의 섬세한 필체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 예쁘고 똑똑하고 부유한 데다 안락한 가정에 명랑한 기질까지 갖춘 에마 우드하우스는 삶에 필요한 최상의 축복을 한 몸에 타고난 사람 같았다.”
이 한 문장으로 우리는 에마가 어떤 사람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요즘 말로 금수저에 엄친딸이라고나 할까.
이야기의 시작은 에마가 자신의 가정교사였던 테일러양과 웨스턴씨의 중매에 성공하는 것 부터이다. 에마는 자신이 타인들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이를 이용해 그들의 신분과 격에 맞는 사람들을 맺어줄 수 있다고 맏는다. 형부의 형인 나이틀리씨와 이로 인해 언쟁이 생기는데 이유는 그가 그녀에게 타인의 삶에 끼어들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는 도가 넘는 행동이라는 것이고 에마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은 결혼할 마음이 없지만 하이버리의 청춘 남녀들을 어떻게 연결해 줄 것인지를 고심한다.
그 중 그녀의 눈에 들어온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지역의 목사인 엘턴씨와 특별기숙생으로 있던 헤리엇 스미스 양이다. 에마는 헤리엇과 가까워지기로 한다.
헤리엇은 사생아로 최근 친구의 오빠와 많이 가까워진 사이였다. 그러나 에마는 헤리엇에게 자신의 신분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며 더 나은 신사를 만날 것을 권유한다.
그러면서 한 가지 비극이 발생한다. 바로 헤리엇이 마틴의 청혼을 거절한 것이며 이로 인해 나이틀리씨와 에마는 갈등을 겪게 된다. 나이틀리 씨는 마틴이 신분은 낮지만 훌륭한 청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마는 이에 굴하지 않고 헤리엇과 엘턴씨를 맺어주기 위한 작전을 편다.
슬프게도 에마의 의도가 예기치 않는 결과를 낳았으니 그것은 바로 엘턴씨가 헤리엇이 아닌 에마에게 애정을 가졌다는 것이다. 에마는 기분이 나쁘기도, 황당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의도로 친구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1800년대 영국의 일상 생활을 그려 놓은 책이라 읽으면서 내가 마치 그 곳 하이버리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수다스러운 베이츠양의 분량을 읽노라면 정말 내 귀에 대고 떠들어대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신분, 영지, 신사 등 그 시절을 느낄 수 있는 소재를 통해 영국 문화를 알 수 있으며 일상 생활을 소재로 삼은 제인 오스틴의 문장력과 책을 엮어나가는 능력을 알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