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에서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환하게 웃고 있는 헤세를 봤을 때만 해도 몰랐다.
이 책이 나에게 가혹할 만큼 철학적이고 심오하게 다가올지를 말이다.
많은 부분을 곱씹어야만 했다. 그냥 삼켜서는 소화시킬 자신이 없었다.
읽고 또 읽고 아직도 삼키지 못한 구절이 대다수이다.
어릴 적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물으면 호기롭게 '헤르만 헤세'라고 대답했었다.
그의 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을 알아차린 지금은 그리 답하지 못하겠다.
정확하게 이해되진 않지만 어슴푸레 느껴진 울림은
인간에게는 고통과 행복이 공존한다.
고통이 없으면 행복을 알 거 같아?
고통이 있으니까 행복도 있는 거야.
대단한 걸 기대하고 그러지 마.
사소함에서 기쁨을 찾고 알아차려.
바쁘고 빠른 게 좋은 게 아니야.
주변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 여유 그걸 느껴봐.
힘들다면 제대로 살고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