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데이비스 구겐하임 감독, 앨 고어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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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미국 대통령이 될 뻔했던 앨 고어입니다"

좌중을 웃게 만드는 농담으로 이 "불편한 진실"은 시작한다.  이야기가 녹녹치 않아서일까? 그러나 그 농담도 썩 유쾌한 농담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부담스런 "실패담"을 고려한다면, 혹은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라면 이런 자리에는 정중하게 사양하는 것이 인기(있던)정치인의 모범적인 행보이리라. 그러나, 그런자리에라도 앨고어는 과감하게 나섰다. 누군가는 이야기해야하고, 그런 자리에 자신이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나서야 한다는 신념때문에.

지구환경을 지키자-는 구호는 사실 멋스런 것이 아니다. 상품을 포장해야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재활용" "환경친화"적 상품을 팔기위해서는, 보다 멋스러운 이미지를 입힐 필요가 있다. 그래서, 국제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나, 환경지킴이들은 종종 멋스런 사람의 상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러나, 사실 그린피스는 항의하다가 활동가의 몇몇이 목숨을 바쳐야 했을 정도로 심각한 단체이고, 그들이 부르짖는 환경문제는 그만큼 심각하다. 지구는 대대적인 몸살을, 사실은 이대로 두면 전체 생물종의 대부분이 차츰 멸종할지도 모르는 심각한 "발전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런 사실을 대중에게 알려야 하지만, 부분부분으로 알려진 지식들과 달리 전체적인 심각성을 알고나면, 대단히 무거운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렇다면, 지금껏 우리가 누리던 그 안락함과 편안함을 포기해야 된다는 말인가요?"

그렇다. 그래야 한다.

그러나, 이 당연한 결론은, 사람의 낙관적인 희망사항과는 다르고, 곧 부드러우면서도 두꺼운 반발을 받는다. "....뭐, 괜챦겠지. 잘 되겠지.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라는 투의.

가만히 앉아서 일이 해결되길 바라는 눈치지만, 그게 그리 쉬운가 말이다.

그리 쉬운거였다면 이렇게 경고하러 나서지도 않았겠지.

앨고어가 자신의 지명도나 인기를 빌려서라도 대중앞에 나서야 할 만큼 심각한 게 이문제다.

(그런 면에서 앨고어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

어느 한 사람, 한 집단, 한 마을, 한 지역 사람들이 결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정책을 마련하고 세금으로 공무원을 움직이고, 기업이 나서서 활발히 활동한다고 하자. 도움이 된다. 물론이다. 하지만 이 일은 "지구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그게 문제다. 문제가 지구적이니, 해결도 지구적이어야 한다. 물론 공장매연을 근 150년이상이나 내뿜어온 서구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성장과 발전을 통해 개발도상국이란 칭호를 얻는 중간국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네들에게는 후진개발국보다는 더 책임이 많이 지워져야 할게다. 그러나, 결국 이 문제는 온 인류가 함께 노력해야 할 공동의 문제다.

이미 이번 여름의 장마뒤의 장마. 대한민국의 날씨가 30년안에 아열대로 바뀌고, 2090년대가 되면 중부이남은 겨울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제 "장마"라는 말은 "우기"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기상이변과 기후변화는 한국만 있는게 아니다. 이미 동남아 각국도 이상기후의 영향을 받고 있고, 북극해의 얼음들이 얇아지다 못해 점점 녹고 있으며, 멀리 킬로만자로의 얼음한계선도 점점 올라가고 있고, 캐나다, 미국, 유럽, 내몽고, 인도, 남아메리카 할 것 없이 곳곳의 기후와 기상이 영향을 받고 있고, 수많은 생물종들이 위기에 처했다.

지구온난화는 수없이 많은 책들, 다큐멘터리들, 그리고 구호들이 들려졌지만, 이 영화처럼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로 정리되어 설득력있게 제시되진 못했다. 화석연료로 인한 대기오염,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의 상승과 해류의 바뀜. 염으로 인한 지구기후의 전반적인 변화가 이처럼 심각할 줄은.

불편하지만, 반드시 봐야할 영화이고, 지식은 단지 기술만이 아니라, 진실을 받을어야(serve) 한다는 것을 웅변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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