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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과 환상 - 의학자가 걷고, 맡고, 기록한 세상의 냄새들
한태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8월
평점 :
후각은 생물의 진화 과정에서 가장 발달한 원시적이고 신비한 감각이다. 후각이 발달한 동물들은 보지 않고 소리 내지 않아도 냄새를 통해 위험이 다가오는지, 자기 짝이나 새끼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다. 후각을 통해 오랜 생존 본능이 쌓여온 것이다. 사람들은 강렬한 자극이나 충격, 각종 약물의 영향이나 질병 상태에서 감각의 왜곡을 경험한다.
“직관적 마음은 성스러운 선물이고, 합리적인 마음은 충실한 종이다. 우리는 종을 찬미하고 선물을 잊어버린 사회를 창조했다” 아인슈타인이 남긴 말이다. 직관은 무의식적 인식과 통찰, 내적 감각 등에서 유래하는 흥미로운 능력이다.
직립 보행을 시작한 인간은 시각중심적으로 빠르게 변화했다. 땅에서 떨어진 코보다는 눈으로 더 멀리,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후각은 그렇게 급격한 퇴화를 겪는다. 인간처럼 직립 보행하는 영장류에서도 후각 기능의 퇴화가 관찰된다. 여러 종류의 영장류를 비교 분석한 최근 연구는 이러한 후각의 퇴화가 천연색 시각의 발전과 같이 진행되었음을 제시한다. 언어가 다양한 시각적 자극을 표현하며 발전하는 동안, 후각은 논리적 언어보다는 감정에 더 밀착되어갔다. 그래서 우리는 시각 말고 다른 감각에 빠져들 때 눈을 감는다. 음악에 빠져들 때, 키스하거나 포옹할 때
결국 악취와 향기는 인간이 가른 개념일 뿐 생태계속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오랜 기간 여러 곳을 여행하며 많은 사진과 기록이 남았지만 가장 생생한 것은 여행지의 독특한 냄새와, 그 냄새에 얽힌 감성적 기억이었다. 불을 발견한 이래 우리 선조들은 사냥한 고기와 생선을 불에 구워 먹었다. 스며든 연기의 향, 그리고 단백질을 가열하면서 형성된 아미노산이 선사하는 풍부한 맛과 향은 어떤 음식으로도 대체하기 힘들다, 우리 뇌 속 오랜 세월 각인된 구운 고기의 냄새와 맛은 어느 시대, 어느 요리 건 그 중심에 있다. 후각을 자극하는 휘발성 물질은 습한 공기 속에서 확산이 정체되어 더 지속적인 자극을 주게 된다. 우리 콧속 점막도 축축해 지면서 후각 물질들이 잘 흡착되고 냄새에 더욱 예민해진다.
고대 이래 인간의 감각은 철학의 중요한 주제였다. 감각과 그에 따른 지각이 진리를 파악하는 과정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리스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이렇게 지적하기도 했다. “감각이 진리가 아니라면 그렇게 말하는 당신은 무엇을 통해 진리의 개념을 알게 되었는가?” 데카르트는 ‘이성적 존재가 되려면 감각을 불신하라’고 주장했다. 인간의 오감중에서도 비교적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시각이나 청각에 비해 후각은 더욱 감정적이고 종잡을 수 없는 감각으로 간주되곤 했다.
작가 다이앤 애커먼은 장미를 비롯한 꽃의 향기가 “나는 생식 능력이 있고, 준비되어 있고, 가져볼 만하고, 나의 생식기가 축축하게 젖어 있다는 선언’”라고 표현했다. 곤충을 향한 장미의 유혹은 인간에게도 통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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