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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자본주의 사회인가
최성락 지음 / 페이퍼로드 / 2016년 12월
평점 :
몇 년째 국내 취업 시장은 불경기이다. 대기업의 경제 활성화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대하던 정부는 계속되는 경제침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한다. 한진해운의 몰락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지만, 기업의 책임을 기업에 전적으로 묻기보단 책임을 같이 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흥망성쇠는 당연한 말이지만 시장원리에 따라 움직인다. 사회주의처럼 한 기업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우수하고 경쟁력이 있으면 살아남고, 제품이 불량하고 경쟁력이 없으면 몰락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자본주의의 이치다. 무한자유경쟁속에서 기업의 경쟁은 불가피하며, 그 경쟁에서 발생한 이윤은 소비자 즉 국민들에게로 돌아간는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자본주의는 이미 자본주의의 근본이념은 상실한지 오래이다. 대기업은 독과점으로 국내시장을 독점하고 골목상권까지 위협하고 있으며, 온갖 부정정인 방법으로 기업의 자본과 운영을 세습한다. 개인소득 격차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금수저, 흙수저란 단어는 이미 국민 계급론으로 자리 잡았다. 21세기 자본을 지은 피케티가 언급한것처럼 세습된 자본으로 시작한 사람의 자본은 무한정으로 증식하는 반면, 세습된 자본없이 시작한 사람은 그 자본의 증식이란 말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미미하다. 이에 부가적으로 발생되는
비정규직 문제, 청년실업문제, 위험할 정도로 증가하는 가게부체등 사회문제는 자본주의때문이 아니라 올바른 자본주의가 정착이 되지 않아서이다. 과연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사회인가에 대한 의문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비정규직, 청년실업, 용산산태, 철거민사태, 세월호사건, 대기업의 횡포,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등 사회전반에 만연한 문제점들을 자본주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한 책이 나왔다. 자본주의의 기본이념을 서두에 제시를 하고 우리가 잘못알고 있거나 올바르게 정착하지 못한 자본주의의 문제에 대해 분석하고 올바른 방향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돈이면 다 된다고 믿는 천민자본주의는 한순간에 정착한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정부와 기업의 정책이나 운영이 자연스럽게 사회전반에 시나브로 잠식하고 있었다고 책은 말한다. 지금은 국민들의 윤택한 생활보다는 재벌들이 살기 좋은 나라로 되고 있는건 사실이다. 빈부격차는 이미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격차가 발생을 하고 있으며, 스타트업 기업들은 대기업의 물량공세에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취업시장에 넘처나는 인력들은 비정규직을 발생시키고, 대학은 학문을 탐구하는 곳이 아닌 취업을 위한 곳으로 탈바꿈한지 오래다. 현직 대통령의 지금 행보로 보면 납득이 가기도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아주오래전 속담이 구구절절히 들어 맞고 있어 안타까움은 더하고 있다.
책은 날카롭게 현실을 바라보며 지적한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온갖 부정부패로 얼룩진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서두에 제시를 하고 끝엔 자본주의의 진정한 모습을 정리하여 보여준다. 이렇게 사회전반에 만연한 그릇된 자본주의의 모습은 나 하나쯤 바뀐다고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라는 이라는 것이 책을 읽고 난 뒤 들었다. 생각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나부터 문제점을 자각을 하고, 이런 자각을 한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다 보면 사회문화가 자연스래 형성이 되고 모두 한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책을 읽고 무엇이 그릇된 것인지 무엇이 옳은 것인지 자각했으면 싶다. '재조산하' 징비록에 적힌 말이다. 충무공 이순신이 임진왜란 당시 실의에 빠져있던 류성룡에게 적어준 글귀로 무너진 나라를 다시 새운다는 의미이다. 재조산하를 마부위침하여 맞이하는 미래는 책에서 서술한 현실보단 조금더 나아질 것이라고 책을 덮으며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