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마음을 쓰다듬는 - 동명 스님의 시에서 삶 찾기
동명 지음 / 모과나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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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52편의 시와 해설이 들어있습니다. 저자 동명 스님은 2020년부터 조계종 본부장님에게서 ˝시˝ 한 편을 매일 배달받습니다. 지금까지 3년이 넘었으니 대략 천편의 시가 배달되고 있나봅니다. 그러면 참 부담스러울 텐데 (저라면 가만히 차단을 누를텐데) 저자는 시를 읽고 가만히 자신의 생각을 달아놓습니다. 그래서 제목이 ‘가만히‘가 들어갑니다.
천여편의 시에 해설을 해놓았겠지만 그 중에서 52편을 추렸습니다. 상위 5%만 남겼나봅니다. 이런 컨셉 좋습니다. 저자의 몇년간의 사색 중에서 고르고 고른 문장인거죠.

평범하게 순서대로 읽어도 술술 넘어갑니다 시 한편과 해설 한장이 교대로 넘어갑니다. 순서 상관없이 아무데나 펼쳐 읽어도 좋습니다. 그저 시 한편 읽고 (시를 안읽어봐서 무언가 압축된 언어가 마음 속으로 쓰다듬습니다) 감동과 여운을 느끼면서 스님의 해설을 읽으면 여운이 완료됩니다. 아. 시는 해설과 같이 읽어야 하는 것같기도 합니다.

두번째는 시만 읽어봅니다. 어디서 이런 멋진 시들을 찾았는지, 세상에 시가 참 많습니다. 저는 52편 중에 아는 시가 겨우 두 편있습니다. 교과서에 실렸던 시와 옛날 분의 시입니다. 아는 시는 알아서 반갑고, 모르는 시는 전혀 낯선 생각이라 머리속이 개운해집니다. 읽다가 더욱 놀라운 점은 전부 한국어로 된 우리나라 사람의 시입니다. 외국 시는 들어갈 자리가 없었나봅니다.
시 부분을 읽으면서 따라서 한편씩 필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최근에 필사를 하면서 눈으로 읽는 것과 다른 입력이 (손으로 쓰니까) 되는 것같아 재미를 느끼고 있는데 ˝시˝가 딱 적당한 분량일 것같습니다.

세번째는 해설만 읽어봅니다. 이것도 괜찮습니다. 어느 한가로운 오후에 절간에 앉아 스님의 법문을 듣는 기분이 듭니다. 마치 숲을 따라가며 해설을 듣는 것처럼 시 해설 선생님의 속삭이는 안내 멘트입니다. 특히 불교적인 내용이 많아 더욱 깊이 들어가게 됩니다.

몰랐던 내용도 많이 배웁니다.
목련존자가 외도들의 돌팔매에 맞아 가셨습니다. 신통제일이신 목건련 존자가 외도들을 교화하여 생도들을 빼앗긴 분한 마음에 존자가 좌선 중에 있을 때 돌을 던졌다고 합니다. 그나마 삼매에 들어가셔서 다행입니다. 전생의 과보를 피하지 않고 받은 마음이 굉장합니다. 아. 부처님 생전에 사리자와 목건련이 먼저 가셨네요.
우이동 성불사의 법구경 구절이 적힌 표지판이 거짓이었습니다. 법구경을 다 찾아봐도 나오지 않으면 가짜인데 다시 마음에서 돌이켜본다는 임보선생님의 경지가 놀랍습니다.

꽃 같네요
꽃밭 같네요
물기어린 눈에는 이승 같질 않네요
갈 수 있을까요
언젠가는 저기 저 꽃밭
살아 못 간다면 살아 못 간다면
황천길에만은 꽃구경 할 수 있을까요
벽 돌담 너머는 사월 초파일
인왕산 밤 연등, 연등, 연등
오색영롱한 꽃밭을 두고
돌아섭니다.
쇠창살 등에 지고
침침한 감방 향해 돌아섭니다.
굳은 시멘트벽 속에
저벅거리는 교도관의 발자국 울림 속에
캄캄한 내 가슴의 옥죄임 속에도
부처님은 오실까요
연등은 켜질까요
고개 가로저어
더 깊숙히 감방 속으로 발을 옮기며
두 눈 질근 감으면
더욱더 영롱히 떠오르는 사월 초파일
인왕산 밤 연등, 연등, 연등
아아 참말 꽃 같네요
참말 꽃 같네요

김지하 시인이 감옥에 있을 때 초파일 연등을 보고 쓴 시입니다. 예전에는 인왕산 쪽 어디에 교도소나 구치소 같은 게 있었나 봅니다. 벽돌달 너머에는 절이 있어서 연등이 환하게 켜져 있고, 벽돌담 이쪽은 감옥입니다. 화자는 담 너머 연등이 환하게 켜져 있는 것을 보며 꽃 같네요, 꽃밭 같네요라며 감탄합니다. 그 풍경은 이승 같질 않고, 삼도천을 거너야만 갈 수 있는 피안의 세계로 여겨집니다.
185-1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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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다루기 연습 - 임상심리학자가 알려주는 걱정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
벤 엑슈타인 지음, 김보미 옮김 / 센시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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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은 알면 알수록 작아진다˝로 시작합니다. 걱정에 대해 생각할수록 점점 커질 것같은데 그런 의미가 아닌가봅니다.
‘걱정‘과 ‘걱정하기‘를 구분합니다. 걱정은 의심과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으로 이를 생성하는 것은 우리의 뇌입니다. 그런데 뇌는 자동 반응으로 생각을 분석하거나 정제하지 않고 그저 쏟아내기만 합니다. ‘걱정하기‘는 대응하는 방식입니다. 상호작용하는 일이나 생각하고 분석하여 관여하는 행위입니다. 거기에는 내가 선택한다는 판단이 들어갑니다. 그러니 이 단계에서 통제하고 다스리는 방법을 배우면 뇌에서 분출하는 생각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한밤중에 (저는 주로 자기 전에 급격한 불안과 걱정에 휘둘립니다) 걱정을 하는데 거기서 한생각 돌이키면 편안해지고, 계속 집착하면 더욱 우울해집니다.

걱정해봐야 도움이 안되는 영역이 있습니다.
1. 반추, 고민
2. 정신적 검토 및 확인
3. 확실히 알려는 욕구, 정신적 시연
4. 재확신 추구
35-43p
도움이 안되는데 왜 설명을 하는거지 했는데 이 대목을 읽어보니 자신의 실수가 눈에 보입니다. 아. 그때 내가 몇일간 우울했던것이 걱정하기가 아니라 ‘반추‘ 과정이었구나 반성합니다.

걱정의 한 부분인 불안도 순기능으로는 잠재적인 위협을 경고하고 대응하며 안전을 지켜주는 신호입니다. 하지만 가스나 양초를 껐는지, 곰을 만났을 때의 불안의 정도는 급격하게 변화합니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상관관계가 재미있습니다. 메인주의 이혼율이 1인당 마가린 소비량과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80페이지의 ‘걱정일지‘가 좋은 생각입니다. 막연히 쳇바퀴도는 걱정에 빠지지 말고 계기, 시간, 과정, 감정, 장소, 사람, 신체반응 등을 적어보는 겁니다. (당장 해봐야겠는데, 요즘은 걱정이 없는데... 왜 걱정이 없는지 걱정해봐야하나)

2장은 걱정과 관계맺기입니다. 걱정을 대하는 다섯 가지 반응 유형이 있습니다.
1. 긍정적 믿음 ; 무작정 잘 될 거라고 믿는 마음인데, 알코올 종독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2. 부정적 믿음 ; 걱정이 끝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인데, 돌이켜보면 걱정을 온종일 하지 않는다. 멈추는 순간에 집중한다.
3. 인지적 자신감 ; 가스를 껐는지에 대한 확인작업을 해보면 증거가 쌓여 믿음이 형성된다.
4. 생각 통제에 대한 믿음 ; 나에게 공이 날라온다고 하면 걱정이 없으면 공을 피한다. 걱정이 있는 사람은 모든 공을 자기 통제하에 잡아야 한다. 그러니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5. 인지적 자의식 ; 무의식에 코칭을 맡기는데 유용한지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95-107p

거기에 두세페이지마다 ˝오늘의 실천˝이 나옵니다. 괴롭히는 의심의 형성과정을 알아차리고, 가치목록을 만들고, 걱정 재료를 찾아보고, 해야 할 일을 걱정하지 말고 연습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이런 실천 방법이 좋습니다. 무작정 걱정을 하느니 방향을 바꿔봐야죠.

3장은 한걸음씩 연습입니다. 인식하고, 주의하고, 참여합니다.
흥미로운 관계가 나옵니다.
우리는 인식에는 저항하고, 주의에는 통제하고, 참여에는 허용을 합니다. 그럼 걱정을 끝도 없이 성장합니다.
인식에 허용을 하고, 주의에 통제를 하고, 참여에는 저항합니다. 말장난같지만 인식을 허용하면서 통제하는 것이 핵심이네요.

영화의 맥거핀MacGuffin을 설명합니다. ‘줄거리와 관련이 없거나 중요하지도 않으면서 등장인물들을 행동으로 이끄는 서술장치‘입니다. 펄프픽션의 서류가방, 스타워즈의 데스스타 설계도입니다. 맥거핀이 없으면 주인공은 항상 그자리에 있는거지요. 오호. 그럼 불안을 맥거핀으로 생각하고 해결해나가야 하는건가 생각하지만 아니랍니다.

맥거핀을 쫓을 필요는 없다. 일상생활에서 벗어날 필요도 없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거나 불안을 사라지게 활 필요도 없고, 결심도 필요하지 않다. 맥거핀이 나타나서 행동을 자극한다면 그 상황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편이 좋다. 우리의 임무는 맥거핀이 유혹하더라도 쫓아가지 않고, 이야기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를 불확실성을 장엄하게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수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182-183p
그럼 왜 맥거핀을 소개한걸까. 그저 저자가 아는 것이 많아서? 불안과 걱정을 인식하는 과정을 맥거핀으로 만들라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다지 걱정따위는 하지 않아 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내 생각의 대부분이 불안과 걱정이었습니다. 생각이고 미래에 대한 예측이라고 했던 것들이 걱정투성이였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그런 무의미한 ˝걱정˝과 생각을 분리하게 됩니다. 결국은 ˝뇌˝의 문제입니다. 한밤중에 느닷없이 생각나서 잠을 못이루게 만든 것들이 모두 뇌의 장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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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월간 순정 노자키군 15 월간 순정 노자키군 15
츠바키 이즈미 지음 / 학산문화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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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15권입니다.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만들어졌습니다. 14권까지의 모습들이 겹쳐지면서 대사나 행동이 이해가되니 더욱 재미있습니다. 4컷화면으로 이렇게 만화를 길게 연재하다니 대단한 내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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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나는 신기한 박물관에 출근한다 09 나는 신기한 박물관에 출근한다 9
사와라 토모 지음, 나민형 옮김 / 학산문화사/DCW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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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직업을 가지게 되었는데 만족하게 된 박물관 직원(사람)의 이야기입니다. 특히 이번 편에는 고래가 나오는데 엄청난 크기에 주인공도 놀리고 저도 같이 놀랍니다. 별거아닌데 같이 긴장하게 되니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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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알면 돈이 보인다 : 사업자 편 - 대한민국 사장님 99%는 살면서 무조건 겪게 되는 세금문제 세금을 알면 돈이 보인다
최용규(택스코디) 지음 / 다온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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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건 별로 없는데, 그와 비교해 소득세는 엄청 많이 내는 거 같습니다. 왜 그런가요?
4p
맞습니다. 백퍼센트 공감합니다!! 자영업자는 한개, 두개 힘들게 팔면서 열심히 회사를 꾸려나가는데 때만 되면 당연하다는 듯이 쿵하고 세금으로 목돈을 가져갑니다. 원래 이렇게 많이 가져가는건가, 나라는 국민이 돈버는 꼴을 못보는 건가 생각이 듭니다.
택스코디는 말합니다. 세금은 번 돈에 대해 내는 것이 아니라 수입금액에서 필요경비를 뺀 남은 돈에 대해서 내는 것입니다. 경비가 많으면 세금은 줍니다. (위로는 안되지만 맞는 말입니다)

이런 식으로 시작부터 방향을 잡아줍니다. 모두 열 가지 꼭지로 되어 있어 지긋지긋한 세금의 폭탄에서 벗어났으면 (예전에는 폭탄이었지만 최근에 불경기가 심해 폭탄이 점점 작아지고 있어 그것도 걱정이기는 합니다) 하는 마음입니다.

1장은 내야할 세금의 개념을 잡아줍니다. 소득이 없으면 세금도 없다고 합니다. 맞는 말이지만 웬지 저자가 얄밉습니다. 부가세를 왜 3개월마다 내야하는가도 의문이었는데, 폭탄을 맞을까봐 부담을 줄여주려는 나라의 배려였습니다.

2장은 사업자등록입니다. 하. 등록을 제때 안하면 미등록가산세, 무신고가산세, 납부지연가산세를 낼 수도 있네요. 미등록, 무신고, 지연... 무시무시한 단어입니다.

3장은 경비를 인정받는 방법입니다.
1. 신용카드는 대표자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한다.
2. 홈텍스에 대표자 명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등록한다.
3. 대금 지급은 계좌이체를 한다.
4. 현금을 지급하면 세금계산서 또는 현금영수증을 발급받는다.
44p
네 가지로 정리하니 깔끔합니다. 항상 현금결제를 할 때 현금영수증을 생각하지만 순간 현금으로 하시면 10% 빼드릴께요라는 소리에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 10% 할인받느니 경비로 인정받고 세금을 줄이는 것이 낫습니다. (그나저나 현금을 유도하는 사람들은 현금으로 받아서 어떻게 쓰는걸까요)

4장은 간이과세자에 대한 설명입니다. 연 매출액이 1억400만원 미만이면 간이과세자가 좋습니다. 이들은 1.5~4%의 낮은 세율을 적용받습니다. 대신 매입금액도 0.5%만 공제받습니다. 조삼모사인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보여주는데 상당히 머리를 써야합니다. 기준을 1억사백으로 잡으면 됩니다.

5장은 특별히 식당사업자의 경우입니다. ˝의제매입세액공제˝가 나옵니다. 의제란 ‘본질은 같지 않지만, 같은 것으로 처리하여 같은 효과를 주는 일‘이라고 합니다. (무슨 소리일까) 농산물을 구입하면 증빙을 받기 쉽지 않으니 이런 식으로 보완해주는 겁니다. 나라님의 성은에 감사해야겠습니다.
하지만 간이과세자는 21년 세법 개정으로 이걸 받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역시 무서운 세금징수관들...

6장은 ˝조기환급˝의 사례입니다. 연초에 목돈이 들어가면 신고기간인 7월까지 기다리지 말고 3월에 신고하면 미리 부가세를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세금으로 걷어가면서도 조금 살 길을 터줍니다.

7장은 직접 하느냐, 세무대리인을 써야 하는가입니다. 내용이 합리적입니다. 간편장부대상자라면 직접 하고 복잡해지면 대리인을 쓰는 겁니다.

8장은 ˝추계신고˝입니다. 수입금액이 4800만원 이하면 장부없이 신고가 가능합니다. 이걸 이용못해봤네요. 아쉽습니다.

9장은 비용처리 가능 여부입니다. 공장에서 일억하는 기계를 도입하면 일억이 경비처리되지 않습니다. 눈높이가 다른거죠. 우리는 당장 돈 일억이 나갔으면 일억의 경비를 인정해야 된다고 생각하지요. 돈을 걷는 입장에서는 5년에 나눠서 2천만원씩 인정해줍니다. (뭐냐. 왜 한번에 인정안하냐 투덜거리는데) 바로 설명합니다. 한번에 사고 마는 것이 아니라 매년 사용하니 고정자산으로 분류되어 감가상각을 하는 겁니다. 거기에 백만원 이하의 자산은 즉시강각의제로 한번에 경비로 해준다고 합니다.

각각의 장의 시작 부분에 궁금한 질문을 3, 4개를 던지고 그에 대한 대답을 풀이하는 구조입니다. 그러니 책을 읽으면 최소 30개 이상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알게 됩니다. 10개의 장, 34개의 질문에 답하고 부족한 느낌이 들었는지 부록으로 16개의 질문에 또 답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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