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라든지 디자인이라든지
아오키 료사쿠 지음, 신혜정 옮김 / 잇담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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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의 디자인 회사의 책입니다. 앞부분에 멋진 작품(?)들의 사진이 진열되어 있고, 내용으로 들어가는데 8살 아이의 ‘천재 아빠‘의 일기장이 나옵니다. 작품들을 봤습니다만 도대체 어느 정도 천재이길래 이렇게 대놓고 자랑하는걸까 궁금해집니다.

일상의 아이디어들을 모으는 이야기입니다. 컨셉이 재미있습니다. ‘~라든지‘를 찾습니다. 아이디어, 디자인, 골칫거리, 좌충우돌... 그런 무수한 상황에서 해결의 실마리와 돌파구를 찾습니다.

책의 사이사이 사진과 굵은 글씨로 강조해놨습니다. 훌훌 넘겨 볼 수 있습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어 일독을 편하게 합니다. 편집을 이리 산만하게 하니 일독, 이독, 반복해서 읽을 수 있어 성취감이 있습니다. (나 책 좀 읽는걸)

세 가지 벽을 허물다 편에서 머리속과 종이 사이, 글자와 그림 사이, 입력과 출력 사이의 3가지 벽을 허무는 힌지라는 노트(?)를 소개합니다. 아니, 자기 제품을 이렇게 대놓고 소개하는구나. 멋진 생각입니다.
일단 흰 종이에 아무거나 그립니다. 스마일 마크를 그리면서 머리속과 종이와의 간격을 좁힙니다.
스윙하듯이 낙서를 하면서 시작하면 글자와 그림 사이의 간격이 사라집니다.
상대의 아이디어, 반론, 연상을 따라 적다보면 입력과 출력의 간격이 없어집니다.
멋진 생각인데 일단 ‘힌지‘부터 사야할 것같습니다. 평범한 보드판에 에이포지를 꼽은 것같은데 뭐가 다른지 모르겠지만 저걸 사야할 것같습니다.

제품을 만들고 난 후에 하는 홍보도 괜찮습니다. 마음편하게 온라인 판매부터 시작합니다.
1. SNS로 알린다. 최대 4장의 이미지로 모든 것을 전한다.
2. 홈페이지로 알린다.
3. 장문의 소개 글을 쓴다. 개인적인 동기, 만들어지기까지의 우여곡절을 모두 적는다. 이는 ‘제품만들기‘에 다양한 사람과 일이 존재한다는 알리는 겁니다.
4. 보도 자료. 뉴스사는 받은 보도 자료에서 기사를 만드니 안할 이유가 없는거죠.
5. 박람회 참가. 바이어들과 만나는 계기를 만든다.
85-87p
회사에서 온라인 광고를 하자고 회의를 하면 천만원가지고는 택도 없습니다. 요새는 몇억은 써야 반응이 옵니다. 예산을 마련한 후에 시작해야 합니다.로 끝납니다. 몇억이 없으니 시작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미루면 좋지요. 아무 것도 안하니까. 그러니 저렇게 자기 제품을 꾸준히 보여주는 작은 작업이 필요하겠습니다.

‘~다움‘의 늪도 재미있습니다. 뭔가 성공을 하면 이런 느낌 덕으로 성공한게 아닌가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다가 나중에는 ‘우리만의 필승 비법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렇게 비법이 목적이 되어 버리면 새로운 방식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때 ‘우리답지 않다‘는 반대의 의견이 나옵니다. 이건 참 탁월한 견해입니다.
우연히 하나의 거래처에서 매출이 폭발하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덕이라고 달려옵니다. 도대체 반대만 하던 인간들이 밥숟가락을 올려놓습니다. 가끔 만나는 꼰대들도 그렇습니다. 내가 20년전에 말이야, 서울시청에서 초청을 받아서, 국회의원 ㅇㅇㅇ하고 밥을 먹으면 말이야, 라떼는 말이야,. 한번의 성공이 참 무서운 겁니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라든지‘의 가벼움을 많이 배울 수 있습니다. 곳곳에 자기 자랑이 펑펑 터져나옵니다. (사실 그렇게 엄청난 제품들이 아닌데도) 설명을 듣다보면 웬지 제품이 아니라 작품이네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북온북이나 힌지같은 제품을 사려고 검색까지 해봤으니까요. 다행히 국내에 안들어왔습니다.

불안과 마주하는 요령.
U : 요즘 돈 문제로 불안합니다.
하루타 : 아니, 지금 우리도 마찬가지예요.
아오키 : 저도 취직할 무렵에 구조 조정 열풍이 불었습니다.
하루타 : 우리가 독립한 건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서인지도 모릅니다.
아오키 : 불안하고 흔들리는 것이야말로 살아 있다고 여겼어요. 어쩌면 U가 느끼는 불안은 돈이 들어와도 사라지지 않을 수 있어요.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불안의 원인이겠죠.
하루타 : 아내가 귀가하기 전에 ‘빨래를 깔끔하게 개야 해!‘처럼요.
202-207p.
이건 뭐 후배가 인생상담하는데 만담의 자리를 펼쳤습니다. 어쩌면 인생을 쉽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데 항상 다음 단계를 생각하는 모습이 보여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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