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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 브론테의 비밀 일기
시리 제임스 지음, 노은정 옮김 / 좋은생각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쓴 작가는 정말이지 상상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샬럿 브론테가 지인들과 주고받았던 몇 편의 편지들을 가지고, 600페이지 정도의 스토리를 만들어내었다는게 신기할따름이다. 거기다 흡입력있는 빠른 스토리 전개는 읽는 내내 독자로 하여금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기본적으로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부족한 부분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나가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책을 읽는 동안은 샬럿 브론테가 나에게 그녀의 비밀 일기 내용을 들려주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 책을 읽었고, 책을 다 읽고나서는 내가 샬럿 브론테라는 인물에 대해 조금은 더 깊이 알게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나아가 그녀의 작품들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책에는 샬럿 브론테의 전체적인 삶을 다뤘다기보다는 그녀가 글을 쓰는 데 영향을 받았던 사건들이나 당시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동생들과 책을 내어 여성작가가 된 이야기, 그녀의 가족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의 사랑이야기가 담겨있다.
샬럿 브론테가 자신의 아픈 감정들을 글로 써내려갈 때는 나도 함께 아파했고, 그녀가 비록 남자이름으로 바꿔 제인에어를 출판했지만 신문에 좋은 평판이 실렸을 때는 괜시리 흐뭇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녀를 가까이서 지켜봐오고 열렬히 사랑했지만 샬럿 브론테의 때 이른 죽음으로 아쉽게 끝나버린 사랑이야기에서는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다.
샬럿 브론테는 자신의 일과 사랑 모두에 충실했던 그 시대의 깨어있는 여성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녀와 그녀의 동생들에게 조금만 더 시간이 주어졌더라면 제인에어나 폭풍의 언덕보다도 더 멋진 작품들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불길 속으로 사라져버린 그 작품들은 과연 어떤 내용이었을까.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이 우리의 상상력에서 샘솟아 나온 작품들을 종이에 찍힌 작은 잉크 자국들을 통해서 읽고 있다고 생각해 봐! 우리가 지어낸 생각과 이미지가 우리 마음에서 그들 마음으로 전해진다고 생각해 봐! 사람들이 내 작품들을 읽으면서 내가 글을 쓸 때 느꼈던 기쁨을 일부만이라도 느낀다면 그만한 보상이 어딨겠어?" -p. 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