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전을 읽는가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소연 옮김 / 민음사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이런 유머가 있다. 어떤 학생이 교수에게 물었다.
“교수님 요즘 가장 많이 읽히는 베스트셀러인 000을 읽어 보셨나요”
“아니”
“어떻게 교수님이 출판한지 3개월도 않되어 베스트셀러가 책도 읽지 않을 수 있나요”
“그럼 학생은 단테의 신곡을 읽어 보았나?‘
“아뇨”
“어떻게 학생은 출판한지 400년이 지난 책도 아직 읽어보지 않을 수 있나”
고전을 읽지 않는 우리의 현재 모습을 꼬집은 이야기라고 한다.

이 책은 이탈로 칼비노가 자신이 좋아하던 작가와 그의 작품을 평가한 평론을 모은 책이다. 그는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시대의 작품을 독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그것을 풀이해 줌으로 고전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의 입장에서 학문적인 비평같은 것을 하지 않고 평범하지만 이해하기 쉬운 방법을 택해 우리에게 고전에 대한 입장을 설명해 있다. 이 책은 그의 유고집이다. 그의 사후에 칼비노의 부인이 이전에 출판한 [돌멩이 하나 위에] 라는 평론에 몇 편을 더하여 출판한 책이다.

우리는 왜 고전을 읽는가? 저자는 고전에 대해 14가지 정의를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10번째인 “고전이란 고대 전통 사회의 부적처럼 우주 전체를 드러내는 모든 책에 붙이는 이름이다.”라는 ‘전체로서의 책’ 개념이 가장 마음에 든다. 그래서 고전이란 “삶이 있는 이야기”라고 개인적으로 정의하고 싶다.

사실 책을 읽다보면 많은 무지를 깨닫게 된다. 나름대로 저자는 많이 알려진 책을 소개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 자신은 과연 그 책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일리아드, 오딧세이아, 두 경비병, 로빈슨 크루소 밖에 없다. 또한 시라노, 드니 디드로, 에우제니오 몬탈레 등이 누구인지를 모르는 상황속에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어쩌면 모래위에 탑을 쌓는 것은 아닐까? 하는 헛된 노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이런 것은 새로운 책들에 대한 지식을 확장시켜야 겠다는 의지를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저자의 비평을 읽어가면서 그 안에 소개된 많은 줄거리와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풀어주는 부분이 있어서 대충의 내용을 짐작하게 한다. 그것을 통해서 왜 고전으로 저자가 사랑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저자는 고전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것을 말해 주고 있다. 하나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그것이 머리 속에서 일편적으로 나오는 창작물이 아니라 경험과 시대적인 상황과 환경, 저자의 철학 등이 거기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말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많이 아는 로빈슨 크루소의 이야기 속에서 당시의 파선된 배 들이 많다는 것, 종교 자유에 대한 역사적 배경, 저자의 정치적인 배경 등이 포함되어 있는 작품이다. 즉 고전은 당시의 시대적인 것들과 저자의 배경, 살아온 삶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총 36개의 칼비노의 비평은 그가 사랑하는 고전들이 우리에게 다가오기 쉽게 하기 위한 노력이 담겨져 있다. 고전을 어렵게 생각하고 그 안에 감추어진 것을 모른체 그저 읽었다는 것으로 끝내는 우리의 독서문화, 그리고 고전이라는 것이 단순히 옛날의 책이라고 무시하고 읽지 않는 우리의 생각을 삶의 풍성한 이야기로 승화하여 우리에게 고전을 통해 간접의 삶을 배우도록 독려하는 저자의 노력이 담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