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우리 역사에서 남겨진 숙제로 '친일파 청산'을 손 꼽을 수 있다.
<친일파 열전>은 강화도조약부터 해방 이후까지 친일파의 탄생과 그 역사를 다루고 있다. 또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인물 중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는 150여 명의 대표적인 친일파의 행적을 낱낱히 공개하고 있다.
독립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망명을 택하는 이들, 현실론에 주저앉아버린 이들, 보다 현실적인 이들은 적극적인 친일의 길로 나섰다.
독립운동자 중에서는 변질된 자들도 많이 생겼다.
비타협적 독립투쟁의 길은 노숙, 고문, 투옥, 총살이고 친일파는 안락한 생활, 재산, 사회적 지위를 부여받으며 대대손손 유지한다.
아비의 친일 행적으로 막대한 부와 작위를 그 자식이 이어받고 그 자식은 또 공로를 세워 일본에게 훈장을 받고 썩은 동아줄이 따로 없다.
백작, 남작, 후작을 받고 귀족들은 비약적인 성공을 이룬 일본을 관광하며 감탄하고 경외감을 갖는다.
조선인들은 순사나 순사보 같은 하급 경찰관에서 간부급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시험 통과와 독립운동가 탄압에 혁혁한 공을 세워야 한다.
예전에 미디어를 통해서 본적이 있다. '독립운동가가 제일 수치스럽고 참담하고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을 때가 같은 민족에게 고문을 당할 때'라고 했다.
독립운동가들은 모진 고문에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많이 죽음을 당했다.
그러나, 친일파, 밀정놈들은 죄값도 치르지 않고 탁월한 기회주의자 능력 덕분에 편안하게 여생을 살다가 죽었다.

3.1운동이 일어났을 때 친일파들은 무서워서 벌벌 떨었다. 그 이유가 어이없게도 '독립이 될까봐'이다.
독립이 되는 순간 자신의 친일 행적에 벌을 받을 수도 그보다 더 무서운 이유는 지금까지 편안하게 누리던 권세를 한순간에 잃게 되는 것이다.
해방이 찾아오고 미 군정이 시작되었으나 우리나라에 대해 알지 못했던 미국은 일본 총독부, 관리들, 친일 경찰들을 모두 그대로 유지시킨다.
또한, 반민족행위처벌법을 제정하였으나 친일파와 손잡은 이승만이 반대하는 바람에 처벌은커녕 우리 사회의 주류로 지금까지 자리 잡고 있다.
자신의 조부모님 혹은 부모님 때부터 친일 행적으로 막대한 재산과, 권력을 손에 거머쥐고 아직까지도 권세를 누리는 자들은 수치스러운 줄도 모른다. 이와 반대로, 독립 운동가 후손들은 생활난에 시달리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영웅이 될 자, 진정으로 권세를 누려야 할 자들이 오히려 궁핍하게 남들에게 잊혀져 가며 삶을 영면하고 있으니 잘못되어도 너무나 잘못되었다.
난세에 그 모든 것을 나라에 바쳐 싸운다는 것은 정말 무섭고 대단한 용기가 아닌 이상 실천하기 어렵다. 나는 그 감정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친일파 열전> 책을 봐야 한다. 보면서 정말 저 밑에서 까지의 분노와 욕이 나오지만 그만큼 꼭 봐야하는 책이다.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