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연애는 힘이 든다. 이 둘의 관계는 가난이라는 역경도 있지만 친척지간의 사이라는 것도 걸림돌이 된다.
주변 사람들은 이 둘의 관계를 비난하며 손가락질을 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변덕스러워요. 태생적으로 그렇게 생겼어요. 가난한 사람은 까탈스러워요. 하느님이 지으신 세상도 다른 식으로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삐딱하게 쳐다보고, 불안한 눈빛으로 주변을 살피고, 자기에 대해 말하는 건 아닐까 해요."
마카르는 점점 더 궁해지고 주변의 상황에서 오는 비난에 신경질적이게 변해가는 듯하다.
"가난은 죄가 아니라는 걸 기억하세요."
바르바라는 이런 마카르에게 정신 차리게 하는 따끔한 말도 하며 위로의 말도 건네보지만
결국, 그녀도 현실에 타협했는지 어느 부자 남자와 결혼을 선택한다.
가난한 자들은 가진 것도 없으며 사회적으로 억눌린 하찮은 사람들이다. <가난한 사람들>에서 주인공을 통해서 가난한 삶의 모욕감, 쓰라림, 분노, 절망을 볼 수 있다. 편지에 주인공의 감정을 담고 있어서 가난을 더욱더 적나라하게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다.
마카르는 보호자의 마음으로 혹은 여인을 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으로 편지를 쓰고 있었다. 그는 순수하게 그녀를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받치는 열정적인 사랑을 하는 자였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였다. 사랑하는 그녀가 떠나감에 잠깐 동안의 행복은 다시 진흙탕 나락으로 떨어졌다.
가난은 거머리처럼 끈질기게 따라붙고 희망조차도 허용할 수 없다는 듯이 모조리 빨아 빼앗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