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트레이 귀공자>는 작가의 이력 때문에 궁금해서 만나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국내 초역 작품이라 처음 만나보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저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전작들이 걸작들이다. <보물섬>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를 집필한 작가이기에 저절로 흥미를 유발하였다.
<밸렌트레이 귀공자>는 형제간의 복수극을 다룬 이야기이다. '형제간의 복수극'이라는 책 소개 글을 보고 저절로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가, 야곱과에서의 이야기가 연상되었다. 실제로 책 속에서 밸런트레이 귀공자는 동생 헨리를 '야곱'이라고 비하하면서 부르기도 한다.
스코틀랜드 명망 높은 듀리드시어 가문 밸런트레이 귀공자 형인 제임스와 동생 헨리가 주인공이다. 제임스 행동거지는 통속적이고 방종하다. 안 좋은 평판이 나돌았고 소동이 일어나면 항상 제일 앞에 있는 자였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앙심을 품으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 성격을 가진 자였다. 동생 헨리는 조용히 생활하였고 정직하고 착실한 자였다.
두 사람 사이에 결정적으로 금이 가기 시작한 사건이 발생한다. 봉기가 일어나고 가문을 위해서 중도를 취하기로 하고 장자인 제임스가 집에 남아야 한다고 했지만 동전 뒤집기로 얄궂은 운명이 시작된다.
여기서 따지고 보면 제임스의 고집불통이 모든 사건의 원흉이었던 것 같다. 본인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면서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한 것이다. 그의 오만방자함이 눈엣가시이다.
제임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헨리가 장자가 되었지만 그는 밸런트레이 귀공자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하인들도 그를 무시하였고 그는 어디에서도 마음을 기댈 곳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제임스는 돌아오고 이 모든 것이 헨리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고 동생에게 복수를 하려 한다.
밸런트레이 귀공자는 무엇이 아쉬워서 그럴까라는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들었다. 본인이 장자이고 사람들에 대한 평판도 동생 헨리보다 더 좋은데 시기와 질투가 사이코패스 수준인 듯하다. 가족들에게도 기댈 수 없었던 헨리였지만 그나마 집사 매컬리가 곁에 있어서 천만다행이다.
복수는 파멸의 씨앗이다. 복수심을 갖고 있는 자, 그 대상자 모두를 파멸시켜야 끝나는 존재와 같다. 한 가문의 가슴 아픈 이야를 통해 우리에게 교훈과 깊은 감명을 주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