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이디스 워튼 지음, 김율희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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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를 읽기 전부터 궁금하였다. 여기저기서 이디스 워튼 작가의 이름과 제목을 주워들었고 무엇보다 여성 작가가 그려내는 사랑 이야기를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냈다고 하기에 읽어보고 싶었다.

<순수의 시대>는 삼각관계이다. 일반적인 삼각관계라면 평범한 사랑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이들은 위험한 사랑이다. 불륜에 가까운 위태로운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도 또다시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궁금증이 떠올랐다. 고전 작품에서는 불륜의 내용을 정말 자주 볼 수 있다. 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작품의 가치가 달라지겠지만 "많은 유명한 고전 작품들은 왜 유독 불륜 이야기를 많이 다룰까??"

많은 사람들이 막장 드라마를 욕하면서 보는 것처럼 자극적인 요소가 사람들의 흥미를 유도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자극적인 소재인 만큼 작가의 메시지가 강렬하게 전달하는 것일까?

 

"여자들은 자유로워야 합니다. 우리 남자들 만큼이나"

읽다 보면 종종 볼 수 있는 뉴랜드 아처 글귀이다. 뉴랜드 아처는 뉴욕의 상류층이면서 변호사이다. 처음에 그는 약혼녀 메이를 사랑하며 결혼을 빨리하자고 종용하자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메이는 솔직하고 성실하고 용감하며 순진하다. 그러나 아처는 이 모든 솔직함과 수수함이 인위적인 산물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갖는다. 오래전에 선조들의 음모로 교묘하게 가공된 인위적인 순수함이라고 생각한다.

이 둘의 사이가 표면적으로 위태로워지기 시작한 것은 아처의 첫사랑 엘런의 등장부터이다. 엘런은 어느 무도회에서 만난 엄청난 갑부와 명성을 가진 폴란드 귀족과 결혼을 하였으나 이혼하고 고향 뉴욕으로 돌아오게 된다.

"고독이란 가식적인 행동만 요구하는 온갖 친절한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거예요!"

결혼과 이혼에 대해 보수적인 사회 관습을 가진 뉴욕은 엘런에게 또 다른 절망감을 가져다준다. 엘런을 향한 불쾌한 이야기는 소문으로 떠돌았으며 이혼녀와 불행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백작 부인이 되어야 하는지 선택을 해야 하는 혼란스러운 엘런이다. 아처는 엘런과 자주 접하게 되면서 다시 옛날의 감정이 되살아나는지 메이를 두고서 엘런을 사랑하기 시작한다.

 

 

<순수의 시대를> 읽는 동안 주인공은 엘런과 아처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읽다 보니 주인공은 엘런이 아닌 메이가 아닌가 싶었다. 순수하고 인위적인 느낌을 주는 메이는 결코 그렇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에 큰 한방을 날리는 대담함을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엘렌은 그 당시의 여성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다.

아처가 다른 여성을 사랑하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던 메이, 답답하지만 첫사랑을 두 번이나 놓치고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는 아처, 어디에서나 자신에게 절망을 주는 사회적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엘런이 모두 안타깝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순수'는 무엇이었을까? 남녀 간의 순수한 사랑이 사회적인 관습을 깨뜨릴 수 없는 그 당시 시대적 상황에 대한 반어적인 표현이었을까 혹은 작가가 원하는 사랑를 표현하고자 하는 것일까?

단순 사랑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지 않던 <순수의 시대>여서 더 흥미롭게 읽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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