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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었습니다만 - 가끔 달달하고 자주 씁쓸했던 8년 8개월의 순간들
진고로호 지음 / 미래의창 / 2022년 4월
평점 :

"아무리 좋다는 직업도 실제로 그 업에 종사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직업적 고충이 있다."
공무원. 대한민국 이슈에 오르내리는 대표적인 직업인 것 같다.
공무원 하면 가장 떠오르는 대표적인 것은 '안정성'이다. 이 때문일까? 내 주위에는 물론이고 많은 청년들이 도전하고 있는 직업이다.
그렇기에, 지금은 잠깐 주춤하는 기세가 있지만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은 점점 높아져 갔다.
확실히 일을 하다 보니 안정성이라는 것은 메리트가 엄청 높은 것 같다. 물론 무엇에 가치를 두느냐에 차이지만 말이다.
요즘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육아휴직을 한 후에 복귀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내가 일할 수 있을까? 생각을 들면서 정년보장이 최고라는 말이 이해가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함부로 타인의 일이나 직업을 평가할 수 없기에 이런 마음이 드는 것도 작은 실오라기 하나 보고 판단하는 것이기에 조심스럽다.

인생에서 한창 일을 하는 시기에 직업은 우리의 전부가 되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은 일이 내 삶의 전부처럼 보였던 시기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거대하고 무겁게 나의 일상을 차지했다. 그 무게 때문에 더 힘들었고 일과 직업에 대한 고민을 멈출 수 없었다.
조직이나 다른 사람을 탓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단단하지 않은 나 자신을 제일 많이 원망했다.
공무원이 아니기에 완전히 이해하고 흥미롭지는 않았지만 우리 삶에 가까이 있는 '공무원 삶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다.
주말 근무, 대기 근무, 고인물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헤엄치기, 잦은 인사이동뿐만 아니라 진상 민원인들에게 시달리니 정신이 남아날 리가 없을 것 같았다.
'인격모독적 발언, 상대방에게 정신적 피해를 끼친 경우, 신체적 위해를 가한 경우, 일련의 소동이 다른 민원인들에게 공포를 유발하고 업무 처리에 악영향을 준 경우 진상 민원인 반열이라고 말한다.'

"나는 일이 내 삶을 향상시키기를 바란다. 더불어 다른 존재의 삶도 향상시키길 원한다"
저자는 장기적인 안정감보다 지금 여기에 온전히 정신을 집중할 수 있는 현재의 안정감이 중요했기에 정년까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메리트로 다가오지 않았다며 퇴사를 하였다.
흔히들 퇴사의 가장 큰 이유는 사람 때문이라고 한다.
같은 직장 동료의 인간애 상실에 더해서 민원인들의 진상을 감당하기에는 우리 모두 인간이기에 버거운 것 같다.
저자에게 그동안 애쓰셨다고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었다.
공무원인 사람이나 퇴직자가 읽으면 깊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