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약탈박물관 - 제국주의는 어떻게 식민지 문화를 말살시켰나
댄 힉스 지음, 정영은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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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으로 강탈한 약탈물을 전시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서 야만적이다"

출판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느 한 유튜버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하면서 영어 자막으로는 좋다고 하지만 한국어로는 약탈한 문화재를 보면서 '저걸 어떻게 다 훔쳐왔을까'라고 말하였다.

나 또한 보면서 '와 대단하다 별걸 다 훔쳐 왔다' 생각이었다.

프랑스와 직지는 우리나라에서 너무나 유명하고, 파르테논 신전의 가장 고귀한 작품들도 대영제국 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것을 TV 강연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한 나라를 정복하고서 문화재를 약탈하는 것은 정복자들의 전리품이다.

박물관에 관심이 없는 나도 프랑스나 영국을 여행하게 된다면 박물관을 꼭 가보고 싶다. 전 세계에서 발이 안 닿은 곳이 없을 정도로 세력을 펼쳤던 두 나라는 여러 나라의 많은 문화재, 유물을 전시 중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생각해 보니 자신들의 막강했던 힘을 보여주는 자랑스러움과 남의 나라 유물들로 관광객 유치와 돈을 끌어들이는 간사함, 그리고 그 약탈 과정의 잔임함과, 무자비함, 참혹함 등 약탈자의 모습을 생각하게 되어 씁쓸하기도 하다.

대약탈 박물관 책을 접하기 전에는 여러 나라에서 빼앗은 문화재를 소개해 주는 건가? 싶었지만 서아프리카 베닌 왕국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아프리카의 역사에 대해서 한 번도 배워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베닌 왕국이라는 곳을 처음 알게 된 나는 영국과 베닌의 역사 이야기는 너무 어려웠다.

그렇기에, '박물관'에 초점을 두어 서평을 쓴다.

 

시간에 개입하고, 기억을 감속하고, 약탈품을 전시함으로써

박물관이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의 시작은 일종의 '유럽 비관론'이었다. 인류학 박물관을 통해 유럽인들이 얻을 수 있는 지식은 흑인에 대한 폭력과 침탈로 만들어진 식민주의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비관론이다.

이 책의 전반에 걸쳐 저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박물관이 일종의 공모자로서 식민주의적 인종주의적 폭력에 협조했다는 것이다. 식민주의적 폭력과 인종적 폭력은 박물관이 보호해야 할 유산이 아니라 지적하고 타파해야 할 대상이다.

"박물관은 선택에 따라 서사를 고정하거나 재생산하기도 하고 억누르거나 약화시키기도 한다"

문화재의 반환이라는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박물관 스스로가 이전의 모습을 해체하고, 새로운 목적을 찾고, 문화재를 반환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려는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식민지에서 학살을 통해 약탈한 왕실 유물과 성물을 지금처럼 계속 전시하는 한 박물관은 '인종 과학'의 이름으로 서구 문명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폭력적인 장소로 남을 것이다.

박물관은 원하는 서사를 전달하는 공간이 아닌 지식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과거에만 머무르기보다는 현재에 존재하며, 단순한 입장이 아닌 관점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1897년 영국인 사절단이 베닌 왕국을 방문하던 중 원주민의 습격을 받아 많은 이들이 살해당하는 '베닌 학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을 빌미로 영국은 '베닌 원정'으로 응징을 하며 식민주의 폭력을 보여준다.

박물관들은 아프리카와 남반구 국가,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 국가에서 식민지 시대에 강제로 빼앗은 문화유산으로 채워져 있다.

수천, 수만 명의 사람들이 학살당하고, 신전과 마을이 초토화되고, 문화재와 보물들이 약탈당해 팔려나갔다는 사실을 무시한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어두운 전시실에는 영국이 제국 구석구석에서 약탈해온 유물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뭐가 그렇게 욕심이 가득했던 건지. 식민주의의 탐욕성이다. 다 담아내지도 못할 거면 뱉어내야 하지 않을까

전시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보고 알기라도 하겠지만 어두운 전시실에서 빛도 받지 못하고 있을 바에 저자의 주장처럼 반환해 줘야 하지 않을까.

 

 

박물관 큐레이터인 저자가 집필했기에 날카로운 비판을 볼 수 있다.

저자의 주장처럼 식민주의 폭력에서 박물관의 탈피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대약탈 박물관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빼앗긴 많은 유물들이 생각나기도 하여 마음 편하게 읽을 수가 없었다.

평소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야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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