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데이아 을유세계문학전집 118
에우리피데스 지음, 김기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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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큰 재앙을 낳는 근원이다"

 

쌀국수를 처음 먹은 후 입맛에 안 맞아 몇 개월 동안 너무나도 확고하게 먹지 않았다. 어느 날, 친구들과 약속 때문에 다시 맛보았는데 '웬걸? 너무 맛있는데? 내가 지금까지 이 맛을 몰랐다니' 싶었다.

갑자기 무슨 쌀국수? 싶겠지만 메데이아가 나에게 그런 느낌의 책이었다.

메데이아는 희곡이다. 그리스 비극이니 당연한 소리겠지만 을유문화사의 세계문학이길래 고민도 안 하고 신청하였고 책을 펼칠 때까지는 자각하지 못했다.

희곡이라고는 '오이디푸스 왕'만 알고 있었고 이전에 도전해 보았으나 얼마 읽지 못하고 책을 덮었었다. 이름 : 대화체의 형식이 내 입맛에 맞지가 않았었다. 오히려 나에게는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걸림돌의 형식이었다.

메데이아 책도 큰 기대를 안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펼치자마자 단숨에 완독을 하였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다른 희곡 책도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알케스티스>는 죽을 운명에 놓인 남편 아드메토스를 대신해 죽는 아내의 이야기를 극대화한 작품이다. 알케스티스는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새 아내를 들이지 말라는 간청을 하고 죽는다. 이때, 헤라클레스가 아드메토스의 집을 우연히 들렸고 비극의 상황에서도 자신을 환대해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는 지하 세계에서 알케스티스를 구해온다.

<알케스티스>의 이야기를 통해서 진정한 사랑, 희생, 은혜를 느낄 수 있었다. '와 얼마나 사랑하면 자신이 희생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살릴까. 이런 게 진정한 사랑일까' 또한, 그리스 작품답게 신의 핏줄을 가지고 있는 헤라클레스가 인간의 삶에 개입하여 도와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메데이아>의 이야기가 중점이기도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이야기가 정말 강렬하다.

이아손은 아내 메데이아와 자식들이 있는데도 새 아내와 결혼을 한다.

메데이아는 배신감과 극도의 분노에 어떻게 이아손에게 복수를 할지 궁리를 한다. 코린토스 왕은 자신의 딸이 해를 입을까 걱정하여 메데이아를 추방하려 하지만 하루의 시간을 얻은 그녀는 바로 그날 복수를 한다.

메데이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복수, 배신, 괴로움, 허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스 작품을 보면은 '복수의 칼날'의 무서움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한층 더 강렬하다. 메데이아의 복수를 보면은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그렇게까지 하지? 과연 메데이아가 이렇게까지 복수를 해서 무엇이 남을까' 생각이 들지만 그리스 시대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 <힙폴뤼토스> 이야기다.

테세우스의 아내이자 힙폴뤼토스의 새어머니인 파이드라는 힙폴뤼토스를 좋아하게 된다. 자신의 애욕과 유모의 술수에 자살한 파이드라는 거짓의 유언을 남겨놓는다. 테세우스는 아들이 자신의 아내를 사랑하는 줄 알고 오해하여 아들을 파멸하고 만다.

이 작품에서도 신의 개입을 볼 수 있다. 아르테미스만을 경배하는 힙폴뤼토스에게 분노한 아프로디테는 벌을 내려서 생겨난 일이다. 그리스 작품에서 이런 장면을 보면은 내가 생각하는 신의 모습과 달라 당황스럽기도 하다. 신의 사적인 감정으로 인간사에 너무 많이 개입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인생은 정말로 인생이 아니라 불행이라네"

무엇보다 이 작품이 비극적인 이유는 친족 살해인 것 같다.

한 마디로 이 책을 요약한다면 '사랑으로 인한 갈등으로 인한 친족 살해 그리고 인간사에 개입한 신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고전 희곡에 대한 나의 선입견을 깨주었으며 그리스 시대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었다.

                            

"인간들에게 적도(適度)를 활용하는 것이 최선이니, 과도한 것은 인간에게 적절한 기회를 주지 못하고 더 커다란 파멸을 되돌려 주는 법이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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