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국수를 처음 먹은 후 입맛에 안 맞아 몇 개월 동안 너무나도 확고하게 먹지 않았다. 어느 날, 친구들과 약속 때문에 다시 맛보았는데 '웬걸? 너무 맛있는데? 내가 지금까지 이 맛을 몰랐다니' 싶었다.
갑자기 무슨 쌀국수? 싶겠지만 메데이아가 나에게 그런 느낌의 책이었다.
메데이아는 희곡이다. 그리스 비극이니 당연한 소리겠지만 을유문화사의 세계문학이길래 고민도 안 하고 신청하였고 책을 펼칠 때까지는 자각하지 못했다.
희곡이라고는 '오이디푸스 왕'만 알고 있었고 이전에 도전해 보았으나 얼마 읽지 못하고 책을 덮었었다. 이름 : 대화체의 형식이 내 입맛에 맞지가 않았었다. 오히려 나에게는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걸림돌의 형식이었다.
메데이아 책도 큰 기대를 안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펼치자마자 단숨에 완독을 하였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다른 희곡 책도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알케스티스>는 죽을 운명에 놓인 남편 아드메토스를 대신해 죽는 아내의 이야기를 극대화한 작품이다. 알케스티스는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새 아내를 들이지 말라는 간청을 하고 죽는다. 이때, 헤라클레스가 아드메토스의 집을 우연히 들렸고 비극의 상황에서도 자신을 환대해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는 지하 세계에서 알케스티스를 구해온다.
<알케스티스>의 이야기를 통해서 진정한 사랑, 희생, 은혜를 느낄 수 있었다. '와 얼마나 사랑하면 자신이 희생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살릴까. 이런 게 진정한 사랑일까' 또한, 그리스 작품답게 신의 핏줄을 가지고 있는 헤라클레스가 인간의 삶에 개입하여 도와주는 것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