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 깊이 읽기 - 종교와 과학의 관점에서
석영중 지음 / 열린책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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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를 잃고 도스토옙스키의 매력을 조금씩 느끼며 궁금해지고 있었다.

도스토옙스키 하면 지질함의 대명사, 러시아 문학 대가, 21년도 탄생 200주년 정도만 알고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맘에 드는 작품을 만나면 그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너무 궁금해진다. 도스토옙스키도 요즘 그런 작가였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도스토옙스키 깊이 읽기>를 만나게 되었다.

<도스토옙스키 깊이 읽기>는 도스토옙스키 전문가 석영중 교수의 논문 중 열한 편을 편집한 책이다. 그리스도교와 과학 두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논문을 썼다고 말한다. 도스토옙스키는 독실한 그리스도교 신앙인이었고 그의 소설에는 예외 없이 신과 인간의 문제가 깊이 새겨져 있다. 따라서 그리스도교를 배제하고 그를 논할 수 없다. 또한, 그는 생물학, 기하학, 물리학을 비롯한 자연 과학에 대단히 관심이 많아 자연 과학 서독을 탐독하였고 이러한 관심은 소설 곳곳에 흔적을 남겼다.

이 책에는 <지하로부터의 수기>, <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주로 중·장편을 다룬 논문을 실어놓았다.

<지하로부터의 수기>의 키워드는 '자유의지'이다. 제1부는 지하 생활자가 결정론자들과 벌이는 논쟁이라 할 수 있다. 지하 생활자의 악의에 가득 찬 진술들은 모두 자유 의지를 부정하는 결정론에서 비롯된다. 제2부는 결정론 딜레마의 뒤집힌 버전, 자유 의지의 딜레마를 요체로 한다. 도스토옙스키는 자유 의지의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을 그리스도교에서 찾았다.



<죄와 벌>은 성서와 신문을 주요 기저 텍스트로 삼고 있다. 우선 소설의 제목 <죄와 벌>이 『시간』지에 실린 포포프의 에세이를 그대로 모방하였다. 알코올 중독과 매춘과 우범자들과 도시빈민과 대기 오염은 당시 신문에서 반복적으로 다루어지던 당면 문제들이었다.

<백치>의 키워드는 '강생'이다. 그리스도의 형상을 축으로 전개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가 소설 구상의 무게 중심을 그리스도의 가르침이나 도덕성보다는 그리스도의 '강생'에 두었다. <백치> 이외에도 여러 다른 저술에서 강생에 대한 관심과 믿음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도스토옙스키는 그 어떤 소설보다도 <백치>를 집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고통을 체험했다. 그렇기에 모든 소설 중에서 가장 어수선하고 가장 무질서하고 가장 기이한 소설, 한마디로 <백치>를 이해하는 데 반드시 고찰해야 할 개념임을 말해 준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내내 아쉬운 것은 언급하고 있는 책을 먼저 읽어보았으면 좀 더 이해하고 다가오는 것이 달랐을까? 하는 궁금증이다.

이 책은 아무래도 논문집이기에 쉽지는 않다. 하지만, 취사선택해서 보면 작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충분히 터득할 수 있다.

평소에 도스토옙스키의 책을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으나 작품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웠다. 이 책을 읽으니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집에 도스토옙스키 책들도 있으니 2월부터 하나씩 읽어나가야겠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좀 더 이해하고 싶은 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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