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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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의 독자이자 러너로서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 ‘무라카미 하루키[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어야겠다고 결심을 하고 도서관에서 빌렸다. 내가 열심히 뛰기 시작하고 대회에 첫 참여한 것이 작년 부산 마라톤 하프였다. 이 책의 존재는 그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읽어봐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그쳤었다. 독자이자 러너라면 읽지 않을수가 없는 책인데도 불구하고 여태 읽지를 않았던 이유는 잘 모르겠다. 머릿속으로는 읽어야겠다고 하지만 선 듯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렇게 결심을 하게 된 이유는 첫째, 도서관에서 딱히 빌릴만한 책이 떠오르지 않기도 했고, 둘째, 올해 1105일에 인생 첫 도전인 JTBC 마라톤 풀코스에 뭔가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해서이다. 그렇게 도서관에서 빌려오게 되었다. 책이 비친된지 오래되기도 했고 많은 사람들이 빌려봐서 인지 책은 세월의 때가 좀 타서 누랬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다고 생각을 하니 누렇게 바랜 책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읽어야할 책이 이미 있었지만 잠시 옆으로 치워두고 이 책을 먼저 펼쳤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이 마라톤과 트라이 애슬론을 꾸준히 하는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대회를 뛸 때 심경이 담긴 에세이이다.

 

 

내가 이 책에서 기대했던 것은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뛸 수 있냐에 대한 것이였는데 그 기대는 완전히 빗나가 버렸다. 그렇지만 옮긴이의 후기에서 말하듯 러너들이라면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였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어떻게 해서 뛰게 되었고 매년 풀코스 마라톤에 꾸준히 참가를 하고 트라이 애슬론까지 하는 지에 대해서 보고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듯 뛸 때 큰 생각을 안하고 힘들어도 걷지만 말고 바로 앞 3M만 보고 기계적으로 몸을 움직인다고 하였는데(울트라 마라톤 도전 할 당시) 실제 내가 하프를 처음 참가했을 때, 그리고 이번에 두 번째 참가했을 때도 거리는 물론 울트라와 비교도 안되게 짧지만 똑같은 생각을 했었다. 이런 것을 보면 사람은 마라톤을 뛰게 되면 다 비슷하게 생각을 하고 이 글을 쓸 기준으로 다음주면 뛰게 될 첫 풀코스 마라톤에서도 걱정도 할 필요가 없고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어졌다. 그저 저자처럼 걷지만 말고 꾸준히 몸을 뛰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저자가 참 대단한 것이 매년 풀코스를 참여를 하고 거기에 트라이 애슬론까지 한다는 것이다. 물론 성공한 소설가이기에 일반 직장인보다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더 있기에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풀코스를 위해 꾸준히 뛰는 사람으로선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자처럼 나도 몸의 건강을 위해 뛰기 시작한 것이 꾸준히 뛰다보니 어느샌가 나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훈련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일상인 것이다. 나이를 먹고도 그렇게 꾸준히 뛴다는 것과 기량이 점점 떨어진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계속해서 도전을 하는 모습에 나도 진짜 그렇게 늙고 싶다. 그러고보면 이번 청도 마라톤을 참가하면서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대회에 많이 참여하고(심지어 내 나이 비슷한 사람은 커녕 어려보이던 사람도 많이 없었다), 더 잘 뛰는 것을 보며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런 것을 보면 나도 한명의 러너가 다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여태 러닝은 그냥 꾸준히 할 뿐이지 취미라곤 하기엔 아직까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람들에게 말을 할 땐 그냥 건강을 위해 다른 것 안하고 꾸준히 뛴다고만 말을 했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취미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 왜냐면 러닝을 하는 목적이 저자처럼 건강에서 일상으로, 일상에서 마라톤 대회 참여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이 그렇게 까지 뛰는 이유를 설령 오래 살지 않아도 좋으니 적어도 살아 있는 동안은 온전한 인생을 보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달리고 있는 사람이 수적으로 훨씬 많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 같은 10년이라고 해도, 멍하게 사는 10년보다는 확실한 목적을 지니고 생동감 있게 사는 10년 쪽이, 당연한 일이지만 훨씬 바람직하고, 달리는 것은 확실히 그러한 목적을 도와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주어진 개개인의 한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효과적으로 자기를 연소시켜 가는 일, 그것이 달리기의 본질이며, 그것은 또 사는 것의(그리고 나에게 있어서는 글쓰는 것의) 메타포이기도 한 것이다. 이와 같은 의견에는 아마도 많은 러너가 찬성해줄 것으로 믿는다. 라고 적혀있었다. 이 글을 읽고 내가 이렇게 까지 뛰는 이유가 뭔지를 생각해 보았다. 저자가 한 말은 정말 멋지다. 멋지긴 하지만 난 그런 이유로 이렇게 까지 달리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저자처럼 오랜 시간 달리지 않아서 인지 모르겠는데 지금 내가 이렇게 까지 뛰는 이유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좋아서이다. 나도 나중에 오래 5, 7, 10년이 넘어가면 저자처럼 생각이 들려나... 모르겠다.

 

내가 원래 에세이 부류의 책은 저자의 생각만 일반적으로 독자에게 말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라카미 하루키[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같은 한명의 러너로서 재밌게 읽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이라면 그의 일상을 어떻게 보내는지 옅볼수 있어서 좋고, 러너로서는 공감과 왜 계속해서 뛰는지 그리고 계속해서 뛰게 할 동기를 만들어주기에 옮긴이의 후기처럼 읽어봐야할 책이라고 나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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