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분석의 기예
이상하.조관형 지음 / 파워LEET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처음 신청한 것은, 읽기 훈련이 극히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논리적인 훈련을 정규적으로 받아본 적이 없었고, 논리적으로 글을 쓰는 훈련도 받아본 적이 없었다. (논리적으로 글을 못 쓰면 혼나는 훈련은 받았다...응?;) 그래서 신청했고, 다행히 책 서평단에 뽑히게 되었다.

 사실 도착해서, 기쁜 마음으로 포장을 뜯고, 그 다음에 좀 놀란 것이...
 표지에 "LEET, M/DEET.." 라는 문구였다. 내가 기대한 것은 논객..까지는 아니더라도 논리적인 글을 파악하고 리플과 응답을 자유롭게 해 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던 것.

 ...그런데 사실 읽고나니까, 표지의 문구와는 상관없다! 이 책은 정말 내가 원하던 그런 책이니까. <논의 분석의 기예>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부분은 개념과 영역 별 학습법 (이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 논의를 분석하면서 적용할 수 있는 기본 틀과 적용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고 두 번째 부분은 기출 문제와 예제들이 실려 있다. 사실 이렇게 리뷰를 늦게 하는 까닭도, 처음에는 설렁설렁 확 읽고 두 번째는 좀 정성들여 읽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는 분들이 고민하게 되는 내용은 하나 라고 생각한다.
 "아, 책에 줄 치기 싫은데 어쩌지?"... 랄까.
 책에 줄 치는 것 싫어하는 책 결벽증 분들께, 이 책은 좀 위험할 거다. 일종의 교재 같은 책이라서, 자세히 읽고 때로는 뭐라 적고 줄도 치고 중간 예제들 풀어가면서 봐야 하는 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실용적이고, 철저하게 훈련시켜주는 누님 같은 책.^^

 첫 부분은 좀 적응하기가 힘들다. 바로 자세한 설명 없이 (...introduction 말고 1부 첫 부분 도입부에서) 논의와 그 구성에 대한 개략을 시작하는데, 그 부분을 넘기면 아, 논의 분석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 하고 팍팍 눈이 뜨이게 된다. 특히 1.7. 도구의 사용법은?(p.41)에 이르면, 이 기예를 어떻게 적용시켜야 하는 건지까지 가르쳐주고 있다. 그 뒷 p.45에 이르면 예제를 어떻게 도식화 하는지 아예 친절하게 그려주고 있다! (아, 그 페이지 스캔해다 올려놓고 싶을 만큼. 자, 봐라! 이렇게 친절히 가르쳐주고 있다! 남은 건 스스로가 하는 것 뿐이다! 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페이지를 읽은 후에 나는 결심했다. 아, 이거 한 번 읽고 두 번째에는, 책에 뭐 쓰기는 싫지만, 이렇게 실습 실제 해가면서 봐야겠다, 라고.

 논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장이 이어지면서 기예는 점점 심화된다. 논지를 찾고, 핵심 주장을 파악하고.  특히 인터넷에 익숙한 현재 세대들에게 p.57 에 나오는 2.4- 논지가 아니면서 논지와 혼동될 수 있는 것들은? 부분은 필독을 권해주고 싶다. 사실 댓글에서도 그렇지만, 소통이 오가는 인터넷 시대에서 댓글에서 '그건 좀 아닌데...' 싶은 부분도 있고, 나도 사실 그런 댓글 달까봐 댓글 달기를 피하려는 편인데, 이 부분 읽으면서 아, 여기(도!) 복습해야겠다, 하고 생각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서점으로 고고씽!^^;;)

 이 책의 기본 구조는 이렇게 장을 거듭하면서 기예 수준 (처음에는 평이한 논의- 그 다음에 논지 파악- 강화 약화 등등의..) 순으로 나열하고, 도중에도 짧은 예시와 그것을 실제 어떻게 분석하는지 친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한 번 후루룩 읽고 끝낼 책이 아니라, 정말 철저하게 '읽기' 면을 훈련시켜 주고.. 더 나아가 다른 언어 활동에서도 확실한 논의 구성을 훈련시켜 주고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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