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주경철>
3. 민중 신앙과 마술
**중세 유럽 사회에서는 로마가톨릭 신앙이 완벽하게 지배적인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서기 1000년 이후에도 가톨릭에 적극 동조하는 흐름만큼이나 여기에서 **이탈 혹은 저항하는 흐름이 매우 강했다.
정통 기독교와는 다른 민중 신앙이 끈질기게 존속하여 사람들의 심성과 생활, 사회와 정치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악마의 하수인으로서 세상을 위협하는 마녀라는 특이한 개념도 이런 배경에서 배태되고 발전해 갔다.
민중 신앙에서는 여러 사악한 힘들 중 하나에 불과했다. 민중 신앙에서는 악마도 익숙한 존재이지만 악마론 저자들이 생각하는 만큼 핵심 역할을 하지는 않았다.
중세 악마는 사람들에게 소금으로 내쫓을 수도 있는데다가 때로는 인간들에게 속아 넘어가는 코믹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중세 악마는 이런 수준에 있었던 것이다. 악마가 더 비번하게 등장하고 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로 나타나는 것은 후대의 일이며, 이것은 분명 악마론 저작들의 확산과 관련이 있다.
이처럼 초자연이고 불가사의한 힘들이 실제로 물질세계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는 민중 신앙 상태를 스티븐 윌슨은 **‘마술적 세계 magical univese‘라 불렀다.
말, 의식, 물질 등을 매개로 한 초자연적인 힘이 사람들을 해칠 수 있고, 반대로 선한 목적에 사용되거나 혹은 사악한 힘을 방어하는 방책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이런 민중 신앙은 우주 전체 혹은 인간의 구원 같은 문제보다는 주로 건강, 생식, 번영 등과 관련된 내용들이기 십상이다. 주의할 점은 이런 종교 요소들이 중세까지 ‘잔존‘했다기보다는 계속 **‘진화‘했으며, 기독교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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