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의 사랑법 - 첫사랑은 맨 처음 사랑이 아니다
틱낫한 지음, 이현주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

정확하게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많았지만, 읽고 나서 답답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맨 마지막의 역자 후기를 보다가, '맑고 깨끗한 기운'이라는 언급에 무릎을 탁 하고 쳤다. 맞아, 저거야. 저 느낌.

불교 철학이나 동양 철학에 대해 나는 정말 잘 모른다. 그래서 동양 철학을 이루는 큰 축의 하나인 불교 경전의 핵심 내용을 살포시 엿보게 된 기분이 좋다. 동양 철학과 서양 철학이 그토록 다른 것 같으면서도 서로 비슷하다는 느낌에 다시금 경이감을 느꼈다. 인간이 생각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보편성이 있나 보다 생각을 하면서…. 그토록 다양하면서도 서로 비슷할 수 있다는 것에 경이감을 넘어 경외감을 느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인 에어 납치사건
재스퍼 포드 지음, 송경아 옮김 / 북하우스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중학교 때 제인에어를 처음 보았을 때였다. 도무지 매력적인 데라고는 눈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던 로체스타를, 역시 별로 예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다고 하는 제인은 왜 그토록 사랑하는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책은 잠자기 전, 잊을만 하면 내 머리맡으로 찾아들곤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인이 다시 로체스타에게 돌아가게 된 목소리 사건은 텍도 없는 얘기이지만, 그래도 은근히 재미있는걸 어떡해.

뚜렷한 자기 의지를 가진 예외적이자 개성적 여성상을 만들어 내어 영미문학사에 명작으로 손꼽히게 되고, 그래서 우리네 권장도서 목록에도 등장하게 된 것이 제인에어렸다. 그 당시엔 그런 문학사적 의의 따윈 전혀 알지 못했지만, 여하튼 제인은 내 눈 앞에서 한 판 춤을 추고 지나간 수많은 여주인공 중에서도 단연 '인상강렬도' 부문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었다.

그리고 서즈데이 넥스트가 등장한 순간, 제인의 순위는 밀려나고 만다. 아니, 제인 뿐 아니라 다른 여주인공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1위가 바뀌었는데 그럼 어떡하라고!!

끈기있고, 유능하며, 소신 있고, 나와 같은 반전주의자이며, 편견 없이 사물을 대할 수 있고, 결정적으로 따뜻한 사람인 서즈데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보 멍텅구리인 면이 있다. 10년을 끌어안고 사는 가장 큰 아픔이 기실은 자기 자신의 옹고집과 몰이해가 만들어낸 아픔이니.
아무튼, 아, 도저히 나의 서즈데이에 대해 더 늘어놓을 수가 없다. 읽는 당신의 감상을 방해할까봐.

서즈데이의 이야기선과 제인 에어의 이야기선이 버무려지며 만들어내는 제인 에어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장. 하하! 앞으로 제인 에어를 다시 펼쳐들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책 구석구석에서 서즈데이의 흔적을 읽어 버리며 킬킬대고 있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갈나무 투쟁기 - 새로운 숲의 주인공을 통해 본 식물이야기
차윤정.전승훈 지음 / 지성사 / 199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 이 책을 더 어릴 적에 봤더라면, 아마 식물학자가 되고 싶었을 게다. 식물을 바라보는 깊은 애정이 배어나와 독자의 마음 속에까지 스며드는, 그런 책이다.

2. 사람들은 보통 '식물'을 정적인 존재로 본다. 바위나 그릇 등의 무생물과 식물이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가를 거의 못 느끼며 살 때도 많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식물이 얼마나 치열하게 '투쟁'하며 삶을 살아내는 '생명체'인가를 절절하게 느꼈다.

3. 참 문학적, 사색적인 과학책이다. 부부 식물학자들의 생각의 깊이는 고아한 수필이었으며, 표현 또한 절묘한 데가 적지 않았다. 사소한 것에서 참신한 생각을 해 내는 시인의 눈을 가진 작가들 덕에 아주 좋은 책이 탄생한 듯 싶다.

4. 책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해마다 몸의 일부는 그 무지한 놈들을 위해 자선을 해야만 했다. 베풀고 사는 생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누가 그런 말을 했는가. 나무에게 잉여란 얼마나 힘겨운 투쟁의 산물이던가. 남의 일에 그리 쉽게 말해서는 안 된다. 남의 재산이라 너무 쉽게 말하는 경향이 낳은 위선이다. 그저 남의 일이니까 쉬운 말로 생태계부양능력이라고 하는가. 먹고 사는 곤충이 건강해야 새들이 건강하고 그래야 생태계가 건전하게 유지된다고 하던가. 나비가 날아드는 모습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무리는 또 누구인가. 한 마리의 나비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식물이 먹히고 또한 얼마나 많은 식물이 공포에 떨었는가. 차라리 건전한 생태계란 무수한 희생으로 이루어진다고 정확하게만 말해주어도 나무에게는 위안이 될 것이다.

도대체 자기 의지에 의해서 베풀고 사는 무리가 얼마나 있던가.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란 그 속이 얼마나 치졸하던가. 아홉 가진 놈이 나머지 하나마저 차지하려고 하는 주제에 생태계 부양능력이라고? 왜 그 좋은 일들이 어찌 말 못하고 부지런한 나무들에게만 있어야 하는가 말이다. 정의란 약자의 변명이라고 했다. …아름다운 힘의 균형이 이루어지는 그 속도 들여다보면 참으로 억장이 무너지는 투쟁의 결과가 아닌가.' 이 대목이, 자연의 투쟁, 신갈나무의 투쟁을 잘 보여 주는 대목이기도 하였지만, 곁다리 생각을 많이 끄집어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인간 사회의 윤리는 자연 사회의 투쟁의 법칙과 어긋난다. 적자 생존의 법칙과 어긋나는 인간 사회의 윤리가 얼마나 많은가. 이러한 윤리들은 분명 자/연/스럽지는 않은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연스럽지 않은 행동 양식들이 우리 종에게 공존공영을 줄 것인지, 아니면 우리 종을 파멸로 이끌 것인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은, 비록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인간 사회의 윤리, 휴머니즘은 아/름/답/다. 비록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홍길동전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김성재 지음, 김광배 그림 / 현암사 / 200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홍길동전을 비롯한 고전이 실리면 고어로 그대로 실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이는 작품의 내용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감상하는 데 크나큰 장애가 되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중학생의 경우.... 작품의 이해에 필요한 배경 지식이 부족하여 옛 고전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아아~주 만족스럽다.

---- 일단, 신경 써서 번역된 태가 난다. 자연스러운 현대어로.
---- 그리고 아이들이 이해하는데 필요한 내용에 세심하게 주석이 달려 있다.

올해 중 3 아이들에게 홍길동전의 주제에 관해 가르치면서 이 책을 먼저 주욱 읽혔다. 아주 도움이 되었다. (수업 시간에 읽히는 데 2차시 정도 걸림)

(일부만 실려 있는 홍길동전 가지고 무슨 주제를 말하리오... 그것도 전부 옛날말인데....) 현암사, 진짜 대단한 출판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락하는 여인 그리폰 북스 17
팻 머피 지음, 안봉선 옮김 / 시공사 / 2001년 5월
평점 :
절판


'아름답다'라는 말에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 보통 '아름답다'는 말이 간직하고 있는 어감에는 어울리지 않는 어두운 듯한 열정, 어찌 보면 광기가 배어 나오므로. 그러나 다 읽은 후, 그 외의 단어를 찾기도 참 힘들었다. 깊이.... 천착..... 세상 모든 면에서 엿보이는 다면적이고 복합적인 면, 그 점을 통찰하여 형상화해 낸 작가의 힘.

아, 책 내용은 밝히고 싶지도 않다 그냥 보시라. 소설은 웬만해서는 사지 않는 내가 안 사고 못 배길 정도의 책이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