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바위처럼 단단한 확실성의 세계였고, 할머니의 품처럼 부드럽고 안온한 세계였다.
현실 속에서 만난 사람은 상처를 주고, 영상매체나 음성매체속의 이야기는 스쳐지나갈 때는 강렬하고
시간이 지난후에는 막연한 인상밖에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책은 날 것의 현실과 체험을 문자의 그물로 사로잡아 단단한 의미와 심상으로 가공해서 내게 건네주었다.
시간이 지나도 책에 담긴 언어는 변하지 않는다. 그것은 나를 상처입히지 않을 만큼 견고하고 아름다운 보석이었다.-p56
-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