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표지에는 수프 그릇을 궁금한 듯 쳐다보는 두 아이가 뒤표지에는 초록색 원피스를 입은 긴 머리의 여성이 묘하면서도 무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녀가 마녀일까.이야기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4학년 501호에 사는 주영이 601호에 사는 예은이다.이혼 후 마음을 닫아버린 주영이의 엄마 프리랜서 기자에 항상 바쁜 엄마 대신에 소희를 돌봐야 하는 예은이예은이와 주영이는 둘 다 아빠와 함께 살지 않는다.같은 그리움을 갖고 있어서인지 둘은 금방 친해진다.어느 날 주영이는 이 마을에 마녀가 있다는 비밀을 이야기해 준다.예은이는 뚱뚱한 웰시코기를 키우는 옆집 할머니를 마녀로 오해하면서 이야기는 흥미진진해진다.“마녀가 엄마였어!”사실 읽다 보면 어른들은 금방 눈치채겠지만 아이들은 후반부까지 눈치채지 못한다.주영이의 엄마는 힘든 현실을 부정하려고 매일 술을 마시고 아이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이용한다.그런데 주영이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이용하는 것은 주영이 엄마뿐이 아니다.마감일이 다가와 예민해진 엄마는 예은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지도 않고 소희 역성을 들며 딱딱하게 말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은연중에 흔히 하는 실수가 아닐까 싶다.아빠수프로 행복했던 기억을 갖고 있는 주영이가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엄마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주영이가 맞고 있는 부분을 아이들과 같이 읽는데 마음이 아파 쉽지 않았다.아이들도 평소보다 더 조용하게 내 이야기를 듣는 듯했다.아이는 끊임없이 어른들을 용서한다.주영이는 자신을 때리고 학대한 엄마를 용서한다.아이를 낳고 키우며 매일 성장해가는 것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이다.내가 한 행동과 좋지 않은 표현을 어느 순간 아이가 하고 있는 것을 봤을 때 거울을 본 것처럼 마음이 뜨끔해지기도 한다.우리의 행동과 언행은 언젠가 부메랑처럼 되돌아올 것이다.인성의 중요성이 큰 문제로 대두되는 시대에 부모로부터 많은 것을 보고 자라는 아이들이다.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닌 것처럼 부모는 항상 말과 행동에 신중해야 한다. 넓은 바다 같은 아이들에게 배운다.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더 위대하다.어른보다도 마음이 성숙한 아이들이 멋진 책이다.육아는 세상에서 가장 어렵지만 보람된 일이다.서평단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여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