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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에서 온 언니의 편지
김보림.김다인 지음 / 좋은땅 / 2024년 5월
평점 :
언니가 있었으면 했다.
아이를 낳아보니 더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함께 아이를 키우고 서로 힘이 되는 자매들이 참 보기 좋다.
이 책은 루프스병으로 투병 끝에 하늘나라로 간 언니가 유학시절 동안 세 살 터울인 동생에게 쓴 편지를 엮어놓은 책이다. 앞날개의 작가 소개 윗부분엔 활짝 웃고 찍은 언니의 사진이 있고 아래엔 언니가 자랑스러워할 동생의 소개가 나와있다.
프롤로그에는 언니가 삶 동안 지녔던 꿈, 믿음, 소망 그리고 가족에 대한 애틋했던 사랑을 책이 온전히 말해주고 있다고 하는데 편지글을 읽어보면 언니뿐 아니라 가족들의 사랑이 한가득 느껴진다.
나도 학창 시절엔 친구와 교환일기도 써보고 편지도 많이 주고받고 했는데 지금 읽는다면 도저히 못 읽을 글 솜씨다. 작가가 되고 싶어 했던 분이어서인지 30년 전 편지글이 지금 읽어도 촌스럽지 않고 되레 멋스럽다.
책을 읽고 있으니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 유학 생활을 하며 누구보다 외롭고 힘들었을 그녀가 미래에 대한 강한 소망과 꿈을 위한 노력으로 나아가는 모습과 동시에 동생과 가족들을 생각하며 힘들게 버티고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생과 사에 자기를 똑바로 응시하고 산다는 것은 무서운 용기와 신경력을 요한다. 특히 이 사회의 구조와 한국적 풍토 속에서는 너무나 신경이 긴장되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 없이는 인생의 의의가 무로 화하는 것이니까 그것을 회피하는 것은 일회적으로 주어진 우리의 삶에의 죄인 것이다.“
p. 40
우리는 시간 속에 무위만으로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길이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게가 없는 한마디의 말보다는 묵묵한 행위로 자기를 채워 갈 수 있는... 절대 어설픈 자기 학대나 비관 따위는, 그로써 밑바닥의 기둥마저 무너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 한 번 넘어짐으로써의 아픔은 기억의 눈동자 속으로 담아 두고, 더 큰 목적과 꿈을 향해 저어가자.
p.53
동생을 존경할 수 있는 기쁨은 아무나가 맛볼 수 있는 기쁨은 아니다... 나는 한 동생을 가졌고 사랑했고 존경한다.
p60
동생을 존경할 수 있고 그것을 존경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보림아, 외로움이란 어느 누구도 떨쳐 내기 힘든 저마다의 등에 짊어진 무게이다.
하지만 이 외로움 때문에 목표의식이 상실된 채 현 상황에서의 얕은 처세만을 행한다면
결국은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 무언가 뚜렷하게 목표를 정하고, 거기에 따른 방향 설정을 제시하고 한 단계, 한 단계 밟아 달할 수 있는 정신자세, 제발 느슨해지지 말자꾸나....“
책에서 발췌
이 문장이 마음에 남았다. 불안한 삶 속에서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것은 참 든든한 일이다.
가족이란, 조건 없는 사랑이다.
군대에 가 있는 엄마 친구 아들에게 또 친오빠에게 위문편지를 많이 썼었는데 그 시절 솜씨 없던 나의 편지글이 힘든 군 생활에 참 많은 위로가 되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말로써 글로써 참 많은 위로를 받고 있다.
그녀는 힘든 시절에 벗이자 동생에게 편지를 쓰며 삶을 견디는 기쁨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동생은 언니의 글로써 많은 위안과 용기와 힘과 방향을 얻었을 것이 보인다.
삶에 대한 생각과 가족의 사랑, 가슴 따뜻해지는 책을 원한다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본 도서는 서평단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로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여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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