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연분홍색 표지에 그려진 꽃만 보아도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어떤 책을 볼까 책장을 뒤지다가도 이 책의 표지가 눈에 들어오면 다시 한번 더 쳐다보게 된다. 꽃은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조용히 사람을 끌어당길 수 있는 아름다움과 매력. 그것이 꽃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특별한 힘을 가진 꽃으로 만들어진 음식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풍석 서유구 선생이 조선 및 중국과 일본의 서적을 참조하여 당시 음식문화를 식재료, 익히거나 찌는 음식, 음료, 과자, 채소 음식, 고기와 해산물, 조미료, 술, 절식으로 남긴 <<임원경제지>><정조지>속의 꽃 음식들을 복원하였다. 이 책에서는 총 84개의 꽃 음식이 소개되고 있는데 정조지 속의 39가지 꽃 음식, 전통 꽃 음식 13가지와 정조 지속의 조리법을 재해석한 꽃 음식 32가지가 실려있다.
책 속에는 매화꽃, 진달래꽃, 유채꽃, 복숭아꽃처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꽃부터 시작해서 소나무 꽃, 부들(포황), 원추리꽃 같은 이름도 생소한 꽃들까지 다양한 꽃들이 등장한다. 책에서는 하나의 꽃에 대여섯 개 정도의 꽃 음식이 등장하는데 꽃 음식과 만드는 법만 소개된 책은 아니다. 한 가지 꽃이 주인공이 되어 한 챕터마다 그 꽃의 특징, 효능과 함께 꽃 사진, 해당 꽃에 관련된 시도 한 편이 어우러져 있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나도 모르게 꽃의 화려함에 취해 책을 홀린 듯이 읽게 된다. 이 책에 실린 꽃 음식들은 간단한 글과 함께 재료, 만드는 방법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해당화 백김치, 송화강정, 유채꽃 비빔밥 등 만들어진 꽃요리도 너무나 아름답지만, 상추 꽃, 가지 꽃, 부추 꽃 같은 것 들이 이렇게 아름다웠는지 이 책을 보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아름다운 꽃으로 만들어진 음식들이니 보기만 해도 좋지만 그 효능을 보면 몸에도 이로우니 이런 것이 바로 일석이조가 아닐 싶다. 보기 좋은 요리를 보면 입으로 한 번, 눈으로 한 번 먹는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그 말에 딱 어울리는 음식이 바로 이 꽃 음식들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요즘 같은 시대에 살면서 쉽게 꽃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꽃 음식을 해먹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한 번 만들어볼까?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꽃 음식에 가장 중요한 꽃을 구할 길이 없으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 아쉬운 마음을 남겨두었다가 언젠가 봄이 오면 진달래 화전을 한 번 만들어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대접해 보고 싶다. 꽃의 아름다움을 맘껏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