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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료 텃밭농사 교과서 - 흙, 풀, 물, 곤충의 본질을 이해하고 채소를 건강하게 기르는 친환경 밭 농사법 ㅣ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오카모토 요리타카 지음, 황세정 옮김 / 보누스 / 2020년 4월
평점 :
도시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꿈 중에 하나가 작은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에서 조그만 텃밭 가꾸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 역시도 작은 텃밭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주말농장을 하면서 텃밭을 일궈 봤지만, 정말 농사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이렇게 작은 텃밭 농사도 힘든데 대 농사를 짓는 농사꾼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지요. 몇 달을 공을 들여 농사를 지었던 텃밭에서 나온 작물들은 생각만큼 잘 자라지 못했고, 마트에서 파는 것 같은 모양새가 아니어서 조금 실망하기도 했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농약을 안 뿌려서 그랬을 것이다, 비료가 충분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냥 흐지부지 농사일을 마무리했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그런데 이 책은 비료 없이 텃밭농사를 지을 수 있는 교과서라고 해서 눈길이 갔습니다. 제목부터 <무비료 텃밭농사 교과서>입니다. 이 책은 흙과 풀, 물, 곤충의 본질을 이해하고 채소를 건강하게 기르는 친환경 밭농사법을 알려줍니다. 무농약, 무비료로 채소를 키우는 게 가능할까요? 이 책의 저자 역시 무비료, 무농약 재배는 결코 간단한 재배법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매뉴얼대로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묻고, 자연의 대답을 들으며 농사를 짓는 것이 바로 이 무비료 재배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이 책에서는 자연을 생각하는 '재배의 기초'부터 목차가 시작됩니다. 텃밭을 가꾸면서, 혹은 농사를 지으면서 식물이 어떻게 자라는지? 흙이란 무엇인지? 미생물이란? 자연의 순환원리는 어떤지 생각해 보고 농사를 짓는 분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자연의 원리를 깨달아 오롯이 자연의 힘으로만 식물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일깨워 줍니다. 이론적으로 이해가 되었으면 그다음에는 직접적으로 바람을 고려한 이랑 설계 법이라든지, 물길 설계, 식물성 비료 만들기 등의 직접적으로 농사일에 활용할 수 있는 농사법들도 제시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잡초로 퇴비 만들기 방법은 메마른 땅을 되살리기에 좋은 방법인데, 밭의 흙, 부엽토, 피터 모스, 쌀겨 등에 물을 섞어 만드는 방법 등이 자세하게 적혀있어서 초보 농사꾼들도 쉽게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 밖에 책에는 뽑아야 할 풀, 뽑지 말아야 할 풀, 벌레들의 관계, 작물을 재배할 때 요점 등이 수록되어 있어서 텃밭 농사를 짓기 전에 꼭 알아두면 좋을만한 내용들이 가득합니다. 컬러 사진, 그림 등이 책의 내용과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초보 농사꾼이 읽기에도 전혀 어려움 없이 읽어내려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그냥 풀 한 포기이지만, 그 풀 한 포기 안에 거대한 자연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좋은 책입니다. 꼭 무비료 무농약을 생각하고 있지 않더라도, 텃밭을 내 손으로 가꿔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 보시고 텃밭농사를 시작하기를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