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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쓰고 있네 ㅣ 스토리인 시리즈 5
황서미 지음 / 씽크스마트 / 2020년 8월
평점 :
이 책은 제목이 재미있어 보여서 읽게 되었습니다. <시나리오 쓰고 있네>. 처음에는 시나리오 작가가 시나리오를 집필하면서 겪는 일들을 엮어 만든 책인 줄 알았는데, 영화 시나리오보다도 더 영화 같은 삶을 산 저자의 파란만장한 일대기가 담긴 책이었습니다.
에세이는 좋아하지만 소설은 잘 읽지 않는 저는, 이 책이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가 맞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며 책을 읽었습니다. 그만큼 이 책의 저자는 누가 들으면 그런 삶을 살아온 사람이 있다고? 가상의 인물 아니야? 지어낸 얘기 아니야?라고 생각할 만큼 황당한, 어떻게 보면 슬프고 어떻게 보면 재미있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결혼을 다섯 번을 하고, 아이를 넷을 낳고, 그 사이 보험설계사, 치킨대학 졸업 후 치킨 회사 직원, 영어유치원, 출판사 카피라이터 등의 여러 직업을 전전했을 뿐만 아니라, 평범한 이들은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수녀원 생활까지 겪은 저자는 정말 책으로 읽지 않고 누군가에게 전해 들었다면 그렇게 스펙터클한 삶을 살았다니 그 사람 말이 거짓말 아닐까,라는 의문이 먼저 들 것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저자의 화려하지만 솔직하고, 모든 것을 말해주지만 담백하게 느껴지는 글 안에서 나도 모르게 그 삶에 들어가 함께 웃음 지으며 이 책을 읽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것은 저자가 자신의 삶을 이렇게 책으로 써 내려갈 때, 본인 스스로의 삶을 아프고 괴롭게 본다든지 주변인들에게 동정의 눈빛을 받기 위해 쓴 글이 절대 아니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자신 스스로 삶에 대한 태도가 당당하고, 본인에게 거쳐간 모든 고난과 장애물들도 모두 자신이 끌어안아 줄 수 있다는 넓은 마음과 그것 역시 인생이라는 듯한 포용력, 그리고 그러한 난관을 받아들이는 작가의 긍정적인 태도가 책을 읽는 이들에게도 어떠한 삶이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은 소중하고 항상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처음에는 한 챕터만 읽고 천천히 읽으려고 한 책인데 책이 술술 읽히고 글이 재미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한 권을 모두 읽어내려갔습니다. 하루가 유난히 길었다고 느껴지는 날, 나쁜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 지치고 힘든 날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이 책이 나쁜 감정은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일어나 자신의 삶에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