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길에도 풍경은 있다

돌아가는 길에도 풍경은 있다 - 길에서 만난 인문학, 생각을 보다
김정희 지음 / 북씽크 / 2014년 10월

[돌아가는 길에도 풍경은 있다] 여행길에서 만나는 인문학이다.

길에서 만나는 인문학은 “봄 길, 여름 길, 가을 길, 겨울 길, 다시 봄, 길 위에 서다”로 나눠구성되어 길을 따라 거닐며 그 곳에 서린 인생과 사랑과 신화와 시와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사계절의 정취를 모두 느낄 수 있다. 편안한 여행길에 오를 때 이 책을 꼭 끼고 저자가 걸었던 그 길을 찾아가고 싶다. 언젠가는 이런 여행을 하고 싶었다. 시간을 놔 버리고 한껏 여유를 부리며 끝이 없는 길을 걷고 싶었다. 이 책은 다시 나에게 셀레임을 주는 책이 되었다.

백두대간인 지리산은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리산은 많은 전설을 품고 있는 산이다. 저자의 기억에 남는 이야기 마고전설. 지리산 신령님께 벌을 받아 세석고원에서 평생 외로이 철쭉을 가꾸게 하여, 그곳에서 철쭉은 전설이 되어 붉게 피어 지금에까지 이른다. 길은 방랑시인 김삿갓의 외로움을 알게 하고, 허균의 친구이자 황진이와 쌍벽을 이루는 조선시대 명기였고 뛰어난 예술가였던 부안의 매창과 천민출신이지만 시인으로 유명했던 유희경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시조를 안타까워하게한다. 우리나라 아름다운 곳곳 어디를 가든 많은 이야기가 있어 함께 여행을 한다면 삶의 여유와 인생의 깨달음, 깊은 낭만의 여행길이 될 것이다.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곳의 과거, 옛사람의 흔적을 찾아서 과거를 보고 현재의 내 삶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며 아직 걷지 않은 미래의 길은 많이 남아있음을. 그 길에서는 걸어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삶의 여유와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인생을 알게 하는 인문학이 사람을 만든다.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인문학을 배운다.

여름, 가을, 겨울 길을 지나 다시 봄, 길 위에 서다. 나는 봄을 좋아한다. 봄은 나를 설레게 하기 때문이다. 어디선가 아득히 무엇이 밀려오는 듯한 느낌,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마음을 살짝 터치한다. 봄은 바람과 함께 남쪽에서 시작되어 위로 올라간다. 요즘은 걷기 여행이 유행이다. 많은 좋은 길을 만날 수 있어 좋다. 제주 올레길을 시작으로 지리산의 둘레길 금오도의 비렁길 등 어렸을 적에는 많이 걸어 다녔다. 시골의 돌담길과 도시의 골목길에서부터 길 위의 추억들이 많다. 길은 나를 걷게 한다. 길은 나를 생각하게 한다.

“나는 걷는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나는 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놓으면서 나의 존재를 증명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걷는 것이 좋아서 걷다가 책까지 집필하게 된 것이다. 걷다 보면 무언가 이룰 것만 같다. 이 책이 주는 여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