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2041

남극 2041
로버트 스원.길 리빌 지음, 안진환 옮김, W재단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11월

남극 2041

미지의 땅에 대한 동경은 어린 시절에서부터 나이와 상관없이 가져가는 듯하다. 남극을 마음에 처음 품어 본 지는 꽤 오래 전 일인 듯한데, 여전히 기억 속의 남극은 미지의 얼음 덩어리에서 조금도 녹아내리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은 남극을 자신의 ‘집’이라고 하는 탐험가의 여정을 따라 모두의 기억 속에 자리한 ‘얼음’ 남극을 조금이나마 녹여 주는 책이다.

저자는 2041년이라는 시점을 정해 놓고 그 때의 남극은 지금의 남극과 완전히 다를 것이라 이야기한다. 얼핏 무모한 예측인 듯 보이는 이 같은 주장은 남극을 보호하는 국제 협약이 재검토 및 조정 국면에 들어가는 시기인 2041년에 근거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재앙이 보다 선명하게 대두됨에 따라서, 저자는 이 시기를 지구상의 마지막 대자연의 운명이 결정되는 시점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남극점과 북극점을 정복한 저자는, 이번에는 완전히 재생에너지에 의존해 극점 정복에 나섰다. 그것도 밀레니엄 세대인 아들과 함께 말이다. 환경 에너지를 실제 이용한다는 현실적 적용 외에도 지금 현 세대가 유발한 환경 변화를 온 몸으로 느낄 다음 세대와 함께 환경 여행을 한다는 상징적 의미도 매우 훌륭하게 다가왔다.

저자는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지구상의 단 한 곳만이라도 자연보호 구역이자 과학과 평화의 땅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남극을 유지해야 하겠다는 인식은 생동감 있는 사진 자료를 통해서도 충분히 전달하고 있으나, 저자는 구체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도 설명해주고 있다. 가정의 탄소 발자국을 계산해 보라. 간단하지만 훌륭한 방법으로, 우리가 각 가정에서 생성하는 온실 가스의 양을 알게 된다면 문제의 해결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절약형 전구와 추가적인 단열재, 연비가 좋은 자동차 등 주변의 여러 가지 것들이 환경도 고려하면서 금전적 이득까지 가져다주는 것들이다. 누구도 해내지 못 한 위대한 탐험을 완료한 저자는 가까운 곳에서부터 관심을 갖는 것이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란 간단한 진리를 설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