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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전 시집 - 윤동주 100주년 기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지음 / 스타북스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윤동주 전 시집
이 책은 윤동주의 작품에 대한 그야말로 최종 완결판이다. 시집을 여는 서시에서부터 79년 본 만돌이까지, 그리고 나중에 발굴된 8편의 시까지 윤동주의 모든 작품을 책 한 권으로 정리해주었다. 오래 전 사막 한 가운데서 별이 바람에 스치는 것을 느끼며, 나에게 주어진 길을 간다는 그 의미를 되새기고 생의 의지를 다지던 기억이 떠오름과 함께 그만하면 되었다는 마지막 시의 구절은 시인 윤동주의 생애와 맞물려 더욱 더 안타깝게 다가온다.
다섯 개의 돌 중 세 개의 돌만 맞추면 되었다는 한 마디, 다섯 문제 중 세 문제만 맞추어도 육십 점을 맞을 수 있다는 생각들이 완벽하지 않은 편안한, 겸손한 그의 모습을 대변해주지 않는가 싶다. 그를 표현하는 부끄러움, 때로는 수줍음 같은 말들도 연상하게 해 주는 시인 듯하다. 말주변도 없고 사귐성도 없었다지만 늘 친구들이 끊이지 않는 사람. 죽는 날까지도 조용히 갔으나, 모두를 슬프게 하고, 모두를 분노하게 한 시인 윤동주.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그 깊은 강함이 이 시집의 모든 시들에서 하나하나 느껴지는 것만 같아 다시 한 번 비장한 마음이 든다.
무엇을 어디에다가 잃어버렸는지 모르고 길은 헤매는, 하늘마저 부끄럽게 푸르른 그 때에도 잃은 것을 찾기 위해 그저 살아가는 우리들. 시인은 특별할 것 없는 우리네 모든 이들의 일상을 그대로 표현해 준다. 그래서 그의, 그리고 그의 시의 영향력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강하다. 개인적으로는 인생의 큰 전환점에서 마주한 시가 바로 윤동주의 시이다. 그의 서시와 십자가는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나만의 보물과도 같은 작품들이다. 또 다시 새로운 것들, 수많은 시작들 앞에서 다시 한 번 초심을 일깨우고, 또 다른 전환점을 모색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어 주는 것이 이 시집인 것 같다. 평생을 모셔놓고 늘 되새김질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