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와 앤 - 아무도 오지 않는 도서관의 두 로봇 보름달문고 89
어윤정 지음, 해마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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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오지 않는다, 왜?
코로나19가 직접적으로 연상되는 플로비아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도서관은 폐쇄되고, 도시봉쇄가 언급된다. 그 긴급하던 시기, 온갖 매체에서 떠들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도서관의 두 로봇?
사서 역할을 하는 리보는 책을 고르는 대상의 기본 정보는 물론 표정과 목소리를 통해 감정을 파악하고, 과거의 관심사와 대출이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저장공간 '책숲'에서 적절한 책을 추천한다. 스토리텔러 앤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책을 읽어주는 사람을 대신해, 저장된 책의 내용에 적절한 목소리와 분위기를 담아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무도는 누구?
도서관 이용자다. 특히 두 로봇에게 특별한 대상은 유도현이라는 남자아이로 리보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고, '책'으로 소통을 하는 방법을 생각해낸다. 리보는 자신과 앤에게 저장된 데이터와 sns 메신저로 유도현과 소통한다. 코로나19로 급격하게 바뀐 아이들의 소통 창구가 비대면 화상회의, sns, 메신저이지 않은가.
리보와 도현은 진심으로 서로를 기다리고 그리워한다. 우리의 아이들은 마스크를 낀 채 변화에 잘(어른들보다 잘) 적응하며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그들은 마음 속으로 이전처럼 친구와 마주보고 밥을 먹고, 손을 잡고 걸어가는 별 것 아닌 일상을 기다리고 그리워하지 않았을까.(지금도 여전히...)

결국 앤은 깨어나지 않은 잠에 빠져든다. 리보는 잦은 도현과의 메세지 소통이 자체 보안 시스템 상에서 '오류'로 판정받아 시스템 초기화되며 전원이 꺼진다. 도현이 뛰어오는 순간의 진동을 기다리던 소리로 인식하며 리보는 꺼진다.

아이들마다 크는 것도 변하는 것도 순식간이고, 작품을 읽을 때의 감정도, 성향도 모두 다르다. 그래서 섣불리 어린이 독자의 호불호를 예상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른들이 쓰고 평가하는 좋은 동화가 아이들의 입맛에 찰떡으로 맞으리라는 기대도 성급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좋은 동화를 환경에 만들어 주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언젠가 아이들 이 책을 읽고 나서 말을 걸어오면 즐겁게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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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래컴, 동화를 그리다
제임스 해밀턴 지음, 아서 래컴 그림, 정은지 옮김 / 꽃피는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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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좋아하고 알고싶은 사람으로서 소장해야할 가치가 있습니다. 그림을 좋아하는 지인에게 선물하고 싶네요. 뛰어난 작품에 생생한 생명력을 불어넣는 삽화! 반대로 삽화 때문에 작품성이 반감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양극의 감정과 감성을 한 작품에 불어넣는 아서래컴! 그의 그림이 영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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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 피터에서 피터 2.0으로
피터 스콧-모건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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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는데 못일어나네. 병원에 갔으니 조만간 낫겠지." 친정엄마와 동갑인 그녀는 안부를 묻는 내게 그렇게 말했다. 몇 개월 뒤 2019년 어느 날, 그녀의 아들은 세상을 떠났다.

"엄마, 애들 신경 그만 쓰고, 나랑 있자. ...엄마, 미안하고 고마워. 다음에 태어나도 엄마 아들로 태어날거야."
그녀는 곁에 없는 아들이 했던 말을 되뇌이다 이내 눈물을 쏟았다. 나는 말없이 그녀를 안아주었다. 그는 루게릭을 앓았다.

피터 스콧-모건의 이야기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던져주었다. 인간, 사랑, 운명, 과학기술, 인공지능, 의지와 투지, 인류애...
피터는 2017년 루게릭을 판정받고 2019년 죽음을 맞았으나, 그는 과거의 흔적로서가 아니라 현재에도 존재한다.(https://www.scottmorganfoundation.org/)

그는 보장되어 있던 삶을 버리고, 기존의 질서에 수없이 의문을 던지며 그 견고한 규칙을 깨버리는 선택을 거듭한다. 그의 용기와 도전은 기울어진 세상을 향한 투사의 모습이었다.

중간중간 숨을 고르며 그의 삶을 따라갔다. 이렇게까지 한다고? 너무 극단적인거 아닌가? 자칫 생명유지에 집착하는 듯한 모습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었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시도하고 해내는 것, 그는 자신뿐 아니라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의 모든 기쁨과 아픔, 좌절과 시도를 함께 한 프랜시스는 피터 스콧-모건만큼 위대하다. 사랑하는 이를 위한 엄청난 인내와 고뇌, 배려와 격려 그리고 한없는 슬픔과 진실한 사랑의 서사는 이 작품이 진하게 남기는 또다른 여운이다. 피터의 죽음 뒤에 남은 프랜시스는 아직도 그의 사명을 이어가고 있는 듯하다.

보통의 인간 피터 1.0, 점점 잃어버리는 육체적 능력(불치병)을 과학기술로 대체한 피터 2.0, 둘 중 무엇 또는 어디까지가 진짜 인간이라고 혹은 인간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나는, 당신은, 우리는 이미 그 어딘가에 놓여있는지도 모른다.

2040년 그가 바라는 세상이 도래한다면 피터는 예리한 예언자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것을 모두 내어 스스로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 그가 편안하게 쉴 수 있기를 기도한다.


*** 위 도서는 김영사 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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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 2022년 뉴베리상 100주년 대상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도나 바르바 이게라 지음, 김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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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표지에 책 한권이 들어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가만히 들여다보던 표지 그림에서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쿠엔토를 찾고 되뇌였다. 작품 속 숨은 그림찾기를 하는 듯 입가에 엷은 미소가 베어나온다.

짙은 보라색 바탕에서 끝없이 깊은 우주와 그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표지 한 장에 작품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표지 가운데 한 소녀가 보인다. 눈을 감고 잠든 여자 아이의 오른쪽 얼굴은 평범한 인간의 모습이다. 이는 주인공 페트라다.
"바위. 내 이름은 '오래된 칙칙한 바위'라는 뜻이야."
"네 이름은 아름다워, 페트라. 너처럼"
"게다가 네 이름은 너랑 잘 어울려. 너는 강해. 엄마 생각에 넌 언제가 놀라운 일을 시작하는 중요한 사람이 될거야."

표지 가운데 소녀의 왼쪽 얼굴은 표피 아래의 근육이 드러나있다: 2061년 혜성 충돌로 사라질 지구에서 떠나 선택된 147명이 거대한 우주선을 타고 세이건이라는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난다. 2442년 주인공이 마주한 인류는 거듭된 연구로 탄생한 미래의 인류, 마치 유령새우같은 콜렉티브다.

표지의 소녀는 긴 머리는 길게 땋아 머리 위로 감아올려 반대쪽으로 늘어뜨렸다: 콜렉티브의 목표는 희생, 헌신, 일치! 단 하나의 예외, 다양성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기심의 댓가로 자멸한 인류의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갈등과 전쟁의 싹을 잘라버린다. 기존의 인류는 그저 콜렉티브의 새로운 행성 정착을 위해 지능을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일 뿐이다.

소녀 주변에는 다양한 생명체와 물체들이 있다. 행성, 코끼리 귀 모양의 잎사귀, 가장자리 붉은 색을 띈 식물, 불꽃 모양의 식물, 꽃이 핀 선인장, 날개가 달린 물고기는 새롭게 발견한 행성, 두 개의 달과 지구의 태양보다 작고 빛이 약한 해, 자전과 공전 주기가 같아 해가 비치지 않는 쪽 은 꽁꽁 얼어있지만 빛이 있는 곳은 인류가 살기에 적합하다!

표지 속 토끼는 위험천만한 도전에 지쳐 쓰러지려고 할 때마다 나타나는 이야기 속 나침반이다. 페트라가 목표와 목적을 잊지 않도록, 그 도전에서 바른 선택을 하도록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토끼처럼 등장한다.

표지의 소녀 얼굴 아래에 있는 태양 모양의 메달은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를 상징한다. 페트라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희망과 위로를, 안식과 용기를 먹으며 자랐다. 암울하고 위험한 곳에서 마지막 인류인 아이들과 함께 탈출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이야기였다. 페트라는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전하는 이야기 전달자로 우뚝 선다.

미국 이민자 작가가 세운 12살 생일을 맞지않은 유색인종의 소녀는 색소성 망막염이라는 안구 질환이 있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사랑하고 민속학과 신화학을 배우고 싶다. 그래서 일까 보이는 것보다 들리는 걸 더 믿는 이 아이의 꿈은 '이야기 전달자'다. 이보다 더 완벽한 주인공이 있을까. 주인공 설정부터 일단 박수!

생각해보면 우리 개인의 삶, 한 민족의 역사, 인류의  시간이 모두 이야기에 녹아버린다. 그렇다면 걱정많고 소심한 내가 조금은 대범해질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내 이야기라는 그릇에 담겨질 조각의 일부 아닌가. 그것을 어떻게 풀어 맛을 내느냐는 나에게 달렸을 뿐이다.

작품 속에서 <어스시의 마법사>와 <꿈을 찾는 도서관>를 만나며 다시 이야기 속 이야기에 빠져든다. '끝이 없는 이야기' 이것이 인생이며, 인류의 굴레이자 목적이 아닐런지... 눈 앞에 놓인 <끝없는 이야기>가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위 도서는 위즈덤하우스 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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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 2022년 뉴베리상 100주년 대상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도나 바르바 이게라 지음, 김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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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괴물 이라는 주제로 청소년북큐레이션에 참가해 #폭풍이쫓아오는밤 을 소개했다.

큐레이션된 대본집 형식의 #폭풍이쫓아오는밤 가제본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도착한 당일, 앉은 채로 무심코 페이지를 열었다가 마지막 장까지 단숨에 읽어버린 페이지터너 였기에 소개하고 싶었다.

<폭풍이 찾아 오는 밤>에는 진짜 괴물이 등장한다. 곰과 늑대를 섞어놓은 듯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사정없이 공격한다.

괴물을 야금야금 빨아먹는 회장,
악독하게 괴물을 관리하는 박사장,
괴물을 피해 자기 살 길만 찾는 어른들이 등장한다.

괴물과 맞서는 십대 후반의 이서와 수하이다. 이서의 수없이 눌러 감췄던 감정이 터져버린 날, 엄마가 죽었다. 아빠의 가정폭력에 맞서지 못하고 엄마 뒤에 숨어살다 겨우 도망친 날, 수하는 그 시간에 갇혔다.

죄의식에 갇혀 살던 두 주인공은 괴물에 맞서며 외면해온 내면과 두려움을 직면한다.
닥치는대로 사람들을 잔인하게 물어뜯던 괴물은, 이서와 수하의 과거와 함께 그들 내면의 그림자와 교차된다.
피할 것인가, 싸울 것인가, 죽을 수도(죽은 채로 살아갈 수도) 살 수도(죄의식을 떨쳐내고) 있다.

괴물을 통해 오히려 상처를 회복하고 성장한 이서와 수하, 내가 외면하고 있는 그림자는 무엇인가 반문한다. #오세란 평론가의 말처럼 청소년의 무모함은 위기의 순간 세상을 구하는 용기다. 미성숙하다고 말하는 그들의 모습이 철들지 않은 채 존재하듯, 나의 무모함에 응원을 보낸다.

* 위 도서는 창비 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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