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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 2022년 뉴베리상 100주년 대상 수상작 ㅣ 오늘의 클래식
도나 바르바 이게라 지음, 김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평점 :
앞표지에 책 한권이 들어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가만히 들여다보던 표지 그림에서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쿠엔토를 찾고 되뇌였다. 작품 속 숨은 그림찾기를 하는 듯 입가에 엷은 미소가 베어나온다.
짙은 보라색 바탕에서 끝없이 깊은 우주와 그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표지 한 장에 작품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표지 가운데 한 소녀가 보인다. 눈을 감고 잠든 여자 아이의 오른쪽 얼굴은 평범한 인간의 모습이다. 이는 주인공 페트라다.
"바위. 내 이름은 '오래된 칙칙한 바위'라는 뜻이야."
"네 이름은 아름다워, 페트라. 너처럼"
"게다가 네 이름은 너랑 잘 어울려. 너는 강해. 엄마 생각에 넌 언제가 놀라운 일을 시작하는 중요한 사람이 될거야."
표지 가운데 소녀의 왼쪽 얼굴은 표피 아래의 근육이 드러나있다: 2061년 혜성 충돌로 사라질 지구에서 떠나 선택된 147명이 거대한 우주선을 타고 세이건이라는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난다. 2442년 주인공이 마주한 인류는 거듭된 연구로 탄생한 미래의 인류, 마치 유령새우같은 콜렉티브다.
표지의 소녀는 긴 머리는 길게 땋아 머리 위로 감아올려 반대쪽으로 늘어뜨렸다: 콜렉티브의 목표는 희생, 헌신, 일치! 단 하나의 예외, 다양성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기심의 댓가로 자멸한 인류의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갈등과 전쟁의 싹을 잘라버린다. 기존의 인류는 그저 콜렉티브의 새로운 행성 정착을 위해 지능을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일 뿐이다.
소녀 주변에는 다양한 생명체와 물체들이 있다. 행성, 코끼리 귀 모양의 잎사귀, 가장자리 붉은 색을 띈 식물, 불꽃 모양의 식물, 꽃이 핀 선인장, 날개가 달린 물고기는 새롭게 발견한 행성, 두 개의 달과 지구의 태양보다 작고 빛이 약한 해, 자전과 공전 주기가 같아 해가 비치지 않는 쪽 은 꽁꽁 얼어있지만 빛이 있는 곳은 인류가 살기에 적합하다!
표지 속 토끼는 위험천만한 도전에 지쳐 쓰러지려고 할 때마다 나타나는 이야기 속 나침반이다. 페트라가 목표와 목적을 잊지 않도록, 그 도전에서 바른 선택을 하도록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토끼처럼 등장한다.
표지의 소녀 얼굴 아래에 있는 태양 모양의 메달은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를 상징한다. 페트라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희망과 위로를, 안식과 용기를 먹으며 자랐다. 암울하고 위험한 곳에서 마지막 인류인 아이들과 함께 탈출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이야기였다. 페트라는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전하는 이야기 전달자로 우뚝 선다.
미국 이민자 작가가 세운 12살 생일을 맞지않은 유색인종의 소녀는 색소성 망막염이라는 안구 질환이 있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사랑하고 민속학과 신화학을 배우고 싶다. 그래서 일까 보이는 것보다 들리는 걸 더 믿는 이 아이의 꿈은 '이야기 전달자'다. 이보다 더 완벽한 주인공이 있을까. 주인공 설정부터 일단 박수!
생각해보면 우리 개인의 삶, 한 민족의 역사, 인류의 시간이 모두 이야기에 녹아버린다. 그렇다면 걱정많고 소심한 내가 조금은 대범해질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내 이야기라는 그릇에 담겨질 조각의 일부 아닌가. 그것을 어떻게 풀어 맛을 내느냐는 나에게 달렸을 뿐이다.
작품 속에서 <어스시의 마법사>와 <꿈을 찾는 도서관>를 만나며 다시 이야기 속 이야기에 빠져든다. '끝이 없는 이야기' 이것이 인생이며, 인류의 굴레이자 목적이 아닐런지... 눈 앞에 놓인 <끝없는 이야기>가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위 도서는 위즈덤하우스 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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