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강낭콩 이야기친구
김원아 지음, 이주희 그림 / 창비교육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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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이들이 아침을 먹는 동안 읽어주기 시작했다.
'어라? 이번엔 왜 재밌지? 꽤 괜찮네?'
일독을 하서는 전작에 미치지 못해 아쉽다 생각했는데...

아이도, 책을 빌려준 지인도 #3학년2반7번애벌레 보다는...이라고 했었다.

전작의 아이들이 자라 4학년이 되었다.
화자인 준영이는 부회장으로 논리적인 성향이다(T).
어린시절 절친이었다가 2학년 때 크게 다툰 후 앙숙이 된 어그러지 기훈이는 감정적인 성향이 짙다.
또래에 비해 어른스러운 회장 서영이는 강낭콩 키우기 미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준영과 기훈의 묵은 감정을 해소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3학년에는 동물의 한살이를 배웠고,
4학년에는 식물의 한살이를 배울 차례라고 첫째가 알려주었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저자가 아이들을 관찰하며 지식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음을, 우리의 삶과 배움이 긴밀한 연장선에 있음을 흥미롭게 풀어주었다.

교과과정에 중점을 두면
씨앗-햇빛+물+관심-떡잎-본잎-분갈이-지지대 세우기-꽃-꼬투리-열매 맺기-씨앗-먹거리 또는 다시 심기
의 과정을 알 수 있다.

어린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식물에 빗대어 말하곤 한다. 씨앗부터 떡잎을 틔우고 잎이 무성한 나무로 자라 튼실한 열매를 맺으라.
다시 씨앗이 되어 땅으로 돌아가거나, 동물 혹은 사람의 입으로 들어간다는 순환까지 이야기하는 것을 나의 경우에는 듣지 못했다.(누군가는 말했을텐데..)
꾸준한 관심과 애정으로 작은 강낭콩이 쑥쑥 자라듯 어린이들도 다를 바 없다.

"식물은 좋아하는게 분명하다. 충분한 빛, 깨끗한 물, 그리고 영양가있는 흙, 식물이 그런 걸 스스로 찾기 어렵다면 누군가 대신 해 주면 된다. 나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P.42-43

내곁의 아이, 우리 곁의 어린이들을 관심과 애정으로 바라보고 스스로 할 수 없는 부분을 대신 해준다면 그들은 분명 건강하게 자랄 것이다. 그리고 건강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 위 도서는 창비어린이 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초등4학년 #식물의한살이 #강낭콩 #관찰일기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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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문방구 1 : 뚝딱! 이야기 한판 - 제2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 아무거나 문방구 1
정은정 지음, 유시연 그림 / 창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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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나랑 재밌는 이야기 한판!"
"무슨 이야기요?"
"아무거나! 이야기라면 다 돼!"
두 딸에게 읽어주다보니, 이 문장에는 벌써 나의 뉘앙스가 담겼다. 짓궂은 표정, 기대와 설렘, 유머가 묻어나는 굵직한 목소리를 가진 볼록한 배, 덥수룩한 수염의 도깨비!

이야기를 수집하는 도깨비와 파트너 고양이 어서옵쇼의 만남을 소개하는 첫번째를 시작으로 4개의 꼭지가 있다. 각각의 꼭지는 옛이야기를 좋아하거나 들어봤다면 중심 소재를 반갑게 아는 척 할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문구점(요즘은 무인 문구점도 있음)을 배경으로, 작품 속 어린이가 원하는 물건을 가져가고(갈등을 해결하는 실마리 제공) 그 값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도깨비에 걸려들면 빠져나갈 수 없다.)

도깨비가 모으는 이야기는 결코 재미있지만은 않다.
"아무거나! 이야기라면 다 돼!"라는 말은 어린이들이 솔직하게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마법의 주문이다.
작중 아이들은 현실의 어린이가 해봄직한 고민, 속상함, 오해 등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도깨비는 추임새 한번 없이 #경청 하며 이야기 장부에 기록한다.(옛이야기 #이야기주머니 가 떠오름) 결국 홀가분한 마음으로 평범한 일상을 되찾는 전개는 어찌보면 뻔한 듯 하지만 대리만족, 말(言)을 통한 모험과 안전한 복귀, 말하고 듣는 이야기라는 행위 자체의 #재미 를 모두 생각해볼 수 있다.

120페이지로 출간된 작품을 80페이지의 흑백 가제본으로 만나기는 아쉽다.(기막히게 자르심!) 그림책에서 글책으로 넘어가기, 옛이야기 혹은 도깨비에 관심을 가진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읽어주기에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남은 1/3 분량과 2권에는 어떤 제목으로 도깨비의 이야기 장부가 가득찰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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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기완을 만났다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조해진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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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기완을만났다 를 쓰면서 #공감 을 믿게 됐다." 라고 저자 조해진이 말했다.

#공감 이란 '대상을 알고 이해하거나, 대상이 느끼는 상황 또는 기분을 비슷하게 경험하는 심적 현상'이라고 한다.(두산백과)

작품의 화자인 김작가는 다큐멘터리 작가로 타인의 아픔을 진심으로 공감하고자 애쓰던 자신이 '소재'화 하여 업무로 다루는 모습에 환멸을 느낀다. 설상가상으로 다큐의 효과를 최대화하려는 계획으로 시일이 미뤄진 틈에 다큐의 주인공 10대 소녀는 악성 종양을 진단받는다. 선의가 악의가 되어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뽑아 뒤흔든 가해자이자 악인이 되어버린 화자는 삶의 이유를 잃어버렸다.

화자는 우연히 탈북자 로기완의 일기 속 한 문장을 보고 무작정 그의 흔적을 밟는다. "그의 고독과 불안까지도 끌어안은 채 이 거리를 부유하고 있다는 일체감"을 느끼며, "그의 일기를 읽으면서 그의 삶을 배워가고 있는 사람" 김작가는 어머니의 시체를 판 돈으로 매일, 매 순간 "살아 남아야하는" 로기완의 고통과 아픔, 슬픔과 절망에 가닿기 위해 애쓴다. 자신이 그러했고, 어떻게, 왜 살아가야 하는지 수없이 질문했을테다. 벨기에 브뤼셀의 로기완의 삶에 진심으로 공감한다면 그처럼 화자도 다시 삶을, 삶의 목적을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화자가 로기완의 흔적을 따르고 결국 만날 수 있도록 돕는 박윤철 역시 잊을 수 없는 아픔과 죄책감을 가진 인물이다. 김작가와 로기완, 로기완과 박윤철, 박윤철과 김작가 이 셋은 결국 당신, 나 그리고 우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런지. 타인과 당사자는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진심을 다해 공감하더라도 타인은 결코 당사자에게 가닿을 수 없다. 어느 누가 감히 가족을 잃은 사람의 슬픔을 헤아릴 수 있을까? 그럼에도 진심을 담아 건네는 위로는 그 사람에게 가닿고 싶은 바람, 상대를 걱정하고 염려한다는 마음, 애정을 갖고 생각한다는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누군가(내가) 곁에 있다" 라는 의미일 것이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탈북자 로기완과 한국인 김작가는 그저 이방인일 뿐이다. 열악한 생존조건과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둘은 당사자로서 존재하며 또한 타인으로 존재한다. 화자를 따라가며 독자는 로기완의 또다른 제3의 타인으로 작품을 배회하고, 다시 당사자로서 내 삶을 반추한다. 작품의 결말에 화자는 로기완의 삶을 통해 자신에게 위로를 건네며 화해하고 삶을 되찾는다. 그리고 당사자로서 로기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건낸다. 비록 당사자와 타인은 결코 맞닿을 수 없지만 상대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서로의 타인'이 되어준다면, '우리' 라는 이름을 공유할 수는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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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103 소설Y
유이제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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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103
#유이제
#소설Y
#창비

저자가 서평단 독자들에게 보내는 '무거운 눈꺼풀을 이자로 뜯는(어서라도) 내일로부터 시간을 빌려오게 만들고 싶다'는 희망과 포부는 이뤄졌다.

대부분의 소설Y가 그랬듯 이 작품 역시 페이지터너다.
특히 초반의 흡인력, 몰입감이 놀랍다.

고립된 장소, 열악한 환경, 도처에 널려있는 위험, 근근히 이어가는 삶, 인간성을 되묻는 선택의 기로, 놓을 수 없는 희망의 끈, 유일한 탈출구인 용기와 연대

이렇게 나열하면 뻔해보이지만 서사를 따라가면서 인물들에게 공감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소설Y클럽 티켓 에 한줄평을 적으며 여러번 줄을 쫙쫙 그었다. 작품에서 맛있는 요소를 많이 발견했다. (장르 총집합 느낌!^^)

SF(위협 요소의 진화에 활용), K좀비(진화된 막강 K좀비 느낌), 역사(마치 농업시대로 회귀한 듯한 인물들의 삶), 영웅(어깨에 좀 과하다 싶은 미션을 짊어진 10대 여성 청소년이 주인공, 그 옆에 조력자 10대 남성 청소년) 등등

마치 심장 쫄깃하고 스피디한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요즘 청소년문학에서 핫한 요소들이 총력을 다해 잡념을 잊게 만들어 준다.

그러나 그 와중에 저자는 작품 속에 놓칠 수 없는 메세지는, 언제나(땅이 꺼져라 한숨 나오는 2024년 이 시국에도)필요하다.

"그걸 승하 네가 왜 걱정하는 게냐? 그 아니느 이곳 사람이 아니야."
"그렇게 편을 가르고선 뻔히 죽을 것을 알면서 혼자 가게 내버려 둔다면 우리가 황선태와 뭐가 달라요?"
P.113

"꿈은 잘 때만 꾸는 게 아니란다. 앞으로 생길 일을 상상하는 것도 꿈꾼다고 말하지."
"앞으로 생길 일? 하지만 그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잖아요. 할아버진 여기서 나갈 수조차 없는데."
"이루어질 수도 있지. 중요한 건 꿈은 꿈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만 기회를 준다는 거야."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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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마음아 감동이 있는 그림책 34
김지연 그림, 표영민 글 / 걸음동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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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마음아...
사랑하던 존재를 떠나보내는 마음
사랑받던 존재가 사랑을 체념하는 마음

안녕? 마음아.
관심과 따스함이 전해오는 순간, 마음에서 일어나는 기대와 의심

안녕, 마음아!
사랑으로 두드려야 열리는 사랑의 마음, 이제는 안녕해요.

사랑받던 존재의 설렘, 기다림, 의심, 단념과 채념, 두려움과 혼란, 다시 마음을 열고 사랑하기까지의 긴 여정이 이 짧은 페이지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랑받던 애완견, 버림받은 유기견, 마음을 나누는 반려견.
개별적인 단편이 될 수도, 하나의 장편이 될 수도 있는 이야기.
한 생명을 품에 안을 때, 당신이 기꺼이 선택할 서사의 마침표는 어디에 닿아있는지, 벚꽃같이 사랑스러운 그림과 담담한 글이 조용하게 묻는다.

마음이 언제나 안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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