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거나 문방구 1 : 뚝딱! 이야기 한판 - 제2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 아무거나 문방구 1
정은정 지음, 유시연 그림 / 창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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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나랑 재밌는 이야기 한판!"
"무슨 이야기요?"
"아무거나! 이야기라면 다 돼!"
두 딸에게 읽어주다보니, 이 문장에는 벌써 나의 뉘앙스가 담겼다. 짓궂은 표정, 기대와 설렘, 유머가 묻어나는 굵직한 목소리를 가진 볼록한 배, 덥수룩한 수염의 도깨비!

이야기를 수집하는 도깨비와 파트너 고양이 어서옵쇼의 만남을 소개하는 첫번째를 시작으로 4개의 꼭지가 있다. 각각의 꼭지는 옛이야기를 좋아하거나 들어봤다면 중심 소재를 반갑게 아는 척 할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문구점(요즘은 무인 문구점도 있음)을 배경으로, 작품 속 어린이가 원하는 물건을 가져가고(갈등을 해결하는 실마리 제공) 그 값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도깨비에 걸려들면 빠져나갈 수 없다.)

도깨비가 모으는 이야기는 결코 재미있지만은 않다.
"아무거나! 이야기라면 다 돼!"라는 말은 어린이들이 솔직하게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마법의 주문이다.
작중 아이들은 현실의 어린이가 해봄직한 고민, 속상함, 오해 등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도깨비는 추임새 한번 없이 #경청 하며 이야기 장부에 기록한다.(옛이야기 #이야기주머니 가 떠오름) 결국 홀가분한 마음으로 평범한 일상을 되찾는 전개는 어찌보면 뻔한 듯 하지만 대리만족, 말(言)을 통한 모험과 안전한 복귀, 말하고 듣는 이야기라는 행위 자체의 #재미 를 모두 생각해볼 수 있다.

120페이지로 출간된 작품을 80페이지의 흑백 가제본으로 만나기는 아쉽다.(기막히게 자르심!) 그림책에서 글책으로 넘어가기, 옛이야기 혹은 도깨비에 관심을 가진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읽어주기에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남은 1/3 분량과 2권에는 어떤 제목으로 도깨비의 이야기 장부가 가득찰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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