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거인 - 어린이 책을 고르는 어른들을 위하여 바깥바람 10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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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스럽다!
어른이라면 이래야 하는 것이 아닐까?

부모님의 맏딸이었지만 나는 '언니'가 필요했다. 더 넓고 큰 곳을 갈망했지만 내가 아는 세상은 너무 협소했다. 안에서 껍데기를 쪼을 때 두렵지 않도록, 밖에서 두드려주는 소리가 필요했다. #슬픈거인 을 통해 만난 '어른'을 내 유년시절에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기를 바란다면,
어린이들에게 좋은 책을 권하고 싶다면,
그림책, 어린이문학, 청소년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아이에게 부모로서, 미성년들에게 어른으로서 떳떳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어린이도서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림책과 어린이문학, 청소년문학을 접하게 되었다. '단순한 플롯과 아이들 입맛에 맞춘 삽화' 정도 일 것이라 착각했었다. 어른인 나와 어린이인 그들은 결국 하나의 세상에서 같은 문제를 보고 겪으며 살고있다. 아이들의 시선과 마음, 경험치, 고민, 즐거움과 슬픔, 행복과 아픔 등등...어른이 아이들에게 그들의 언어로 세상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오히려 어려운 일인 것이다.

그럼에도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로서,
더 나은 삶을 찾아헤맸던 인생선배로서, 복잡하고 힘든 시대 조성에 자의적 타의적으로 일조한 어른으로서,
우리는 아이들이 더 나은 것을 택할 수 있게 도와야할 것이다. 그것이 책이든, 미래든, 인생이든 뭐가 됐든...

현역 아동문학 평론가들의 평론가라고 꼽히는 #최윤정 작가님의 글은 오랫동안 곁에 두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잊었던 나의 유년시절을 만나고, 내 아이의 현재와 미래를 만나는 길에 함께 하는 진짜 어른이 되어 줄테니까...

***위 책은 바람의아이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바람의아이들출판사의 바깥바람 시리즈는 어린이문학, 청소년문학에 관심을 갖는 또는 그에 관여를 하는 어른을 위해 준비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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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아말 엘-모흐타르.맥스 글래드스턴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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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THIS IS HOW YOU LOSE THE TIME WAR

이 작품을 잔인함과 난해함으로 시작해 수많은 물음표 속에서따뜻함과 느낌표로 마무리하는 서사로 정리하고 싶다. 또한 #켄리우 의 #종이동물원 이후 다시 한번 SF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작품은 캐나다 작가 #아멜엘모흐타르 와 미국 작가 #맥스글래드스턴 두 작가의 실제 서신 왕래를 시발점으로 탄생했다. 둘은 탄탄한 과학 지식에 상상이라는 마법으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시공간을 창조했다. 그 안에 #로미오와줄리엣 의 러브스토리, 서사를 이끌어가는 두 주인공의 #편지 , 주인공 #레드와블루 의 감정에 깊이를 더하는 #문학 , 사건의 핵심인 #시간여행 , 그에 섬세함을 더하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 배경이 감탄을 금치못할만큼 치밀하게 짜여있다.
(단 6주만에 완성했다니! 써놓고 나니, 더 놀랍다. 정말 똑똑한 작가들 )

아주 먼 미래, 레드와 블루는 시간의 실타래 윗쪽(과거)와 아랫쪽(미래)를 넘나들며 서로 쫓고 쫓기는 추격자이다. 에이전시의 전사 레드와 가든(garden)의 전사 블루는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고 진영의 성공을 위해 적으로 만난다. 어느 날, 블루가 남긴 편지를 읽고 레드가 그에 답장을 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서로에 대한 분노와 자극 유발로 시작한 서신은 서너번의 왕래 끝에 우정이 되고, 끝내 사랑으로 변모한다. 둘은 각자의 진영에서 들키지 않게 서로를 지키고 배려한다. 결코 소유할 수 없는 시간 속, 거대한 집단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요원의 생각을 비롯한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관찰하고 감시하고 흡수한다) 그녀들의(레드와 블루 모두 '그녀'라 지칭한다.)의 우정과 사랑이 '결국'으로 끝날지, '마침내'로 마무리될 지는 직접 만나시기를...

내가 만든 상대의 이미지(과거)에 마음을 담아 수신인(미래)에 보내는 편지는 어쩌면 시간의 실타래를 타는 것과 닮았다. 상대의 답장에는 마찬가지로 나와 닮은, 그러나 같지않은 내가 있다. 아마도 인간에게 시간이, 기억이, 추억이 모두 그러하기에 더욱 소중한지도 모른다. 지나간 시간을 끌어와 현재에서 만나는 것, 현재의 장면이 기억이 되어 미래의 어느 순간에 떠오른다는 것.

**위 책은 황금가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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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사랑한다면, 바르바라처럼 반올림 53
이자벨 콜롱바 지음, 윤예니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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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La fille des manifs
(직역하자면 '시위하는 소녀', '시위 속의 소녀'라고 한다. )

작가 #이자벨콜롱바 는 수년간 프랑스 언론사에서 활동한 바 있다. 독일의 외국어 교육 출판사와 청소년 프랑스어 교재를 개발하고 있으며, 2006년 첫 청소년 소설을 출간하며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작가는 어떤 계기로 #청소년 을 대상으로 한 #문학 과 #교육 에 몸담게 되었을까? 짐작컨대, 그녀는 누구보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진실과 거짓, 끝을 찾을 수 없는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약자'에 대한 문제를 자주 마주했을 것이다. 캄캄한 터널에서 한 줄기 빛을 찾듯 현실의 참담함 속에서 희망을 찾고자 나름의 방식으로 고군분투하지 않았을까?

이미 세상의 굴레에 갇혀 #약자 를 만들고 확대시킨 많은 어른들이(나이가 많으면 많을 수록) 개과천선 하기는 쉽지 않다. 머지않은 '오늘'을 만들어갈 #청소년 이야말로 탈출구를 찾을 수 있는 빛 줄기다.

험악하고 척박한 환경일지라도 그들이 #용기 를 잃지 않고, 끝까지 #투쟁 하고 #시위 하기를 바란다. 그 끝에 #마스크 가 없는, #차별 없이 모두 #존중 받는, #꿈 과 #노력 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시대를 만나기 바란다. (아마 작가님도 이런 마음이지 않을까?)

#그레타툰베리 를 오마주 했을까? 처음에는 단순히 #기후위기 에 맞서는 청소년의 이야기라 생각했다.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스토리가 이어졌다. 프랑스의 현실도 한국과 별반 다를게 없는가? 결국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대동소이 하다는 점이 이렇게 씁쓸할 수가...

기후위기, 시위, 페미니즘(주인공, 할머니, 대통령, 보좌관, 기자, 엄마), 인종차별, 약자에 대한 언어 폭력과 신체 폭력,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대중매체의 언론 조작, 가짜 뉴스와 대중, 성차별과 성폭행, 꿈과 현실, 편견...

주인공 17살의 #바르바라 를 따라가며 메모한 단어들이다. 청소년들이 맞서야하는 현실이 너무 냉혹하다. 그저 그들에게 맡겨두기엔 청소년기를 먼저 지나온 선배로서 너무 미안하다. 어른이 만들어 놓은, 만들고 있는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어떤 모습이 어른다운 것인지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의지를 다지게 한다.

내 잘못이 얼마이건간에 어쨌든 #어른 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으니 #어른스러운 행동을 해야하지 않을까?
완벽할 수는 없더라도 자신의 '체'로 걸러, 조금 더 깨끗한 사회와 환경을 우리의 아이들에게 건낼 수는 있어야 한다. 바르바라의 엄마처럼 당당하고 줏대있는 버팀목이 되고 싶고, 나 자신에게 양심을 지켜주고 싶다.

*위 책은 바람의아이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baram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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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청소년문학 을 접하게 될 때마다 감탄한다. '너무 무겁지 않게 그리고 가볍지 않게' 적정선을 탁월하게 지키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세대와 함께 살고 있으니 어른들도 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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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사춘기 를 지나는 청소년들이 #사회문제 를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부모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아이의 성장에 감탄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이의 눈에 비친 우리 사회는 그리고 어른들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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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와 그림자 알맹이 그림책 55
이은영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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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렬하는 여름, 뜨거운 해를 막아주는 나무의 그림자가 있어 더위 속에서 숨통을 튼다. 깜깜한 밤 손전등을 켜고 즐기는 손 그림자 놀이는 동심을 불러일으킨다. 빛이 있는 한 그림자는 지울 수 없고, 그림자가 있기에 빛의 방향을 찾을 수 있다. 둘은 동전의 양면이며 결코 떨어질 수 없다.

독일 함부르크대학에서 그림을 공부한 작가는 '홀로 길을 걸어가고 있는 그림자' 작품을 만든 바있다. 당시의 이미지에 그림과 글을 덧붙여 첫 그림책 #미루와그림자 를 만들었다.

미루는 우연히 주인을 잃은 그림자를 만나 동행한다. 사람을 흉내내는 주인 잃은 그림자들, 그림자를 떼어버린 사람들, 두 세계 모두 어딘가 모르게 섬뜩하다. 미루는 주인이 부정한 그림자의 서러움을 위로하며 '사과'라 이름짓는다. 자신도 그림자가 없다는 것을 알고 슬퍼하던 미루와 '사과'는 언제나 함께 하기로 한다.

'사과'는 주인을 잃자 멋대로 길이와 모양이 바뀌었다. 그러다 미루의 그림자가 되어 안정된 형태를 갖춘다. 그림자가 없는 사람들이 무섭던 미루 역시 '사과'를 받아들이며 온전한 사람이 된다.

보는 것과 보이고 싶은 욕구가 넘치는 요즘,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이다.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넘치는 것과 부족한 것이 교묘하게 저마다 다른 비율로 뒤섞인 것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위 책은 바람의아이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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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명소녀 투쟁기 - 1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현호정 지음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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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인생 전반을 최단시간에 극단적으로 맛보게 해주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요즘 소설이 고프던 참이다. 누군가의 인생을 통해 나의 삶을 바라보고 싶은지...

#단명소녀투쟁기 는 전개가 참신하고 매우 영리하다. 내용은 섬뜩하고 슬프고 어지럽지만 결국 연민의 감정과 의지를 불러 일으킨다. 특정한 누군가의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결국 우리의, 누구나의 이야기이니까.

문학평론가의 해석을 통해 작품을 되짚어 볼 수 있었다. 주된 포인트는 '연명담', 주인공이 자신의 명을 이어가는 내용으로 과거 인간의 평균 수명이 짧았던 시절 구전되던 이야기다.(그러고보니 아이들의 동화에서도 접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 게임', 스테이지를 공략해나가는 형식이다.

#단명소녀투쟁기 는 19살 주인공의 삶에 현실과 비현실을 잘 버무려놨다. <북두칠성과 단명소년> 과 같은 구비 전승 설화의 세계관과 온라인 게임 형식을 차용해 서사 안에서 치밀하게 믹스앤매치시켜 긴장감있게 몰입할 수 있었다. (요즘 작가들 정말 똑똑하다.)

재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작가가 하고싶은 말은 느낌과 감각으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나만의 것으로 정리하여 담아두기 위해 재독이 필요하다는 점이니 오해 마시길...

#박지리문학상 1회 수상작이라니, 책장을 넘기며 #박지리 작가의 작품이 궁금해졌다. 그녀는 대학 수업시간에 끄적이며 쓰던 소설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31년 짧은 생을 마감하기까지 7편의 수작을 낳은 작가라니...작가의 작품관과 #단명소녀투쟁기 는 어떤 부분에서 교집합으로 만났을까?

마지막 장을 덮고 표지의 소녀를 다시 바라본다. 고양이처럼 올라간 눈매, 이마에 남은 상처, 단단한 입매가 범상치 않다. 결코 안전해 보이지 않는 깊은 숲 속에서 살아남은 전사처럼 보인다. 반면에 너무나 깨끗하게 빛나는 새하얀 뒷표지, 흰색과 검은색 두 줄의 책끈... 내 삶의 빛과 그림자를 생각해본다. 나는 삶의 어떤 부분을 끊어내며 계속 살고 있는가.


*위 책은 사계절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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