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책방
오승현 지음 / 구픽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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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살기 방의 재은 님의 소개로 오승현 작가님의 <꼰대책방> 서평단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지원 동기는 책을 좋아하고 서점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가까운 미래에 책이 사라지고 '미메시스'라는 것을 머리에 이식함으로써 지혜를 얻게 한다는 설정이 흥미로웠거든요.

책의 뒤편에는 이런 글이 쓰여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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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과 이미지가 종이책을 대체하고 독서 인구가 '독불 인구'라 불리게 된 근미래, 예전의 상식이 통하기 어려워진 쪼그라든 독서 시장에 지식산업의 혁명을 일으킬 기업 '제노그룹'이 등장했다. 꼰대에 대한 명확한 철학과 종이책에 대한 애수로 유튜브 채널 <꼰대책방>을 운영하는 백수 심지언의 난데없는 제노그룹 입사는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가.

종이책을 대신하는 완벽한 대체재 '미메시스'의 출현

고도의 디지털 문명 속 본의 아닌 낙오자들을 위한 뉴트로 블랙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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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란 무엇일까요?

 

네이버 어학사전에 따르면,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고, '꼰대질'은 '기성세대가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여 젊은 사람에게 어떤 생각이나 행동 방식 따위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행위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는 뜻이래요.

이 책에서 심지언이 이야기하는 꼰대는 좀 다른데요. 볼까요?

꼰대는 고인 물이 아니라 고물일 뿐이라고(정철의 <꼰대 김철수>에서 인용함-저자 주). 사람들은 꼰대를 고인 물이라 말한다. 늙어서 고장 난 퇴물, 멈추어 선 낡은 기계에 비유한다. 그러나 꼰대는 고물이 되어 움직임이 작아지고 흐름이 느려졌을 뿐, 흐르는 것을 멈춘 사람이 아니다. 고물 수도꼭지라도 멈추지 않고 작은 물줄기를 계속 흘려보내는 사람이다. 이미 많은 곳을 거쳐 와 넓은 땅에 단비를 적셔 주었어도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 어제와 다른 곳을 적시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짜 꼰대라는 것이다.

p. 61

그러니 흐르는 꼰대랑, 멈춘 꼰대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경험이 많은 사람들의 뇌에서 지혜를 추출해 돈을 받고 이식을 해준다는 설정. 과연 부작용은 없을까요? 아니 가능은 한 걸까요? 저는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아래의 문장이에요.

인간의 지혜라는 거... 밥 같은 거라는 거. 한꺼번에 먹으면 배탈이 나는 법이거든.

 

 과학자의 양심과 도리를 말한 부분도 기억에 남고요.

 

 

 

하늘과 땅의 영원한 것은 자신이 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도...

빈 곳이 있는 이유에 대한 말도요. 

 

 저에게도 책이 이런 존재거든요.

그리고 위의 문장은 우리의 욕망이 향해 있는 미래를 저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 묻는 것으로 나타내고 지금 현재의 머무르라는 말을 발밑엔 뭐가 있냐는 질문으로 보여주네요.

재미와 의미, 중요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소설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좋은 책 써주신 오승현 작가님과 소개해 주신 재은 님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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