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 폭력이 펼쳐지는 시대마다 누가 숨은 이득을 챙기는가
던컨 웰던 지음, 윤종은 옮김 / 윌북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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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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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가 두 나라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국지적인 충돌 수준이지만, 만약 전쟁으로 확대된다면 중동의 핵심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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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상당 부분이 지나가는 길목입니다. 만약 물류가 막힌다면 유가 급등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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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경제는 언제나 함께 이야기됩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도시와 산업 시설이 파괴되고 사람들의 삶의 기반이 무너집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 파괴는 또 다른 경제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무너진 것을 복구하기 위해 막대한 물자와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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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는 바로 이러한 지점을 경제학의 두 개념, 유인(incentives)과 제도(institutions)라는 틀로 설명합니다. 전쟁을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특정한 유인과 제도 속에서 돈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역사적 사건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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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특히 마음이 무거워졌던 부분은 유럽의 마녀사냥 이야기였습니다.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 초 사이, 유럽에서는 수만 명이 마녀로 몰려 처형되는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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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는 지구 기온이 장기간 낮아졌던 소빙하기와 겹칩니다. 기후가 급격히 추워지면서 농작물 수확이 줄어들고 흉년이 반복되었습니다. 여기에 종교 갈등까지 겹쳤습니다. 특히 30년 전쟁으로 대표되는 종교·정치 갈등은 유럽 사회를 극도로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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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당시 사람들이 이런 대기근과 재난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기후 변화나 화산 폭발, 농업 생산성 같은 요소로 설명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러한 지식 체계가 부족했습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불안과 공포의 원인을 ‘마녀’라는 존재로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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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회적으로 보호받기 어려웠던 노인 여성이나 가난한 이들이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약 4만~6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마녀라는 죄목으로 처형되었다고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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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책이 말하는 ‘유인과 제도’라는 관점으로도 읽힙니다. 사회가 극심한 불안 상태에 빠지면 사람들은 원인을 찾고 책임을 돌릴 대상을 필요로 합니다. 정치 권력이나 종교 권력 역시 그런 공포를 통제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강화할 유인을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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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녀사냥은 단순한 미신의 문제가 아니라, 당시 사회의 제도와 권력 구조 속에서 만들어진 비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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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전쟁과 갈등의 역사 뒤에는 언제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경제적 유인과 돈의 흐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구조를 이해하는 일은 단지 과거를 공부하는 것을 넘어,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바라보는 하나의 중요한 관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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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단순히 정치나 군사의 문제로만 바라보지 않고,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경제적 유인과 제도, 그리고 돈의 흐름으로 설명해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꽤 흥미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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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역사 속 사건들도 다른 각도에서 다시 보이게 만들지요. 전쟁과 경제, 그리고 역사 속 인간 사회의 구조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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