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따 주소 소리가 들리는 동화 1
노병갑.김혜린 지음, 김미은 그림 / 예술놀이터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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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단이 종알종알, 콧노래가 흥얼흥얼

말이 살아나는 동화, 모바일로 바로 듣는다!

위의 글은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문구이다. 이 책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소개글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소리가 들리는 동화 이다. 게다가 어깨가 들썩하는 흥과 재미까지 있는 신나는 책이다. 이야기에 운율이 있고, 장단이 있어서 읽다 보면 절로 장단이 들어가고, 랩이 되고, 노래가 된다. 책에 소개되는 각 이야기에는 QR코드가 있어서 동화 전체를 들을 수 있어 소리까지 들리는 동화가 맞다. 참고로 검은색 QR코드는 동화 전체를 듣는 것이고, 회색 QR코드는 말장단이 있는 페이지마다 있어서 말장단만 따로 들을 수 있다.

책 소개를 하기 전에 출판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듯 하다. '예술놀이터'는 출판뿐만 아니라, 국악놀이연구소와 함께 국악놀이에 대한 이론 정립 및 이에 기초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유초등학교에 보급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더욱 친숙하고 즐겁게 국악을 접할 수 있도록 국악놀이콘서트, 퓨전국악뮤지컬, 소리놀이극, 장단뮤지컬 등을 제작해서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고도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제작 의도가 잘 드러난 동화책이라고 생각된다.

전문가가 아니어서 잘은 모르겠으나, 동화책으로 읽고 QR코드로 소리를 들으면 퓨전국악뮤지컬, 소리놀이극, 장단뮤지컬 이라는 장르가 무엇인지 느낌이 확 온다.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전통 악기인 북, 아쟁, 가야금, 꽹가리 같은 소리와 함께 고전적인 창과 현대의 랩이 오버랩된 듯한 이야기가 딱 퓨전국악뮤지컬, 소리놀이국, 장단뮤지컬 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이 두 권의 동화책은 유초등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일곱 가지 장단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뮤지컬북, 놀이북, 교과서라고 말한다.

소리가 들리는 동화 이기도 하지만, 눈으로 보이는 일러스트도 훌륭하다. 양장북인데 종이 질감이 약간 두꺼운 도화지로 전통적인 일러스트가 정겹고 흥이난다. 칼라도 선명하여 경쾌하고 밝은 느낌의 동화책이다. 우리의 전통 악기와 소리 그리고 구연동화가 어우러진 소리가 들리는 동화 이다.

'소리가 들리는 동화' 시리즈인 이 책은 호박 따 주소방귀마을 방귀잔치 두 권이 있다. 각 제목은 책 속에 소개된 이야기 중 하나를 골라 책의 표지 제목으로 내세운 것이다.

1권인 호박 따 주소는 창작동화 이고, 2권인 방귀마을 방귀잔치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과 창작이 섞인 동화 이다.

어떤 이야기는 퓨전국악뮤지컬 같고, 어떤 이야기는 창과 랩으로 흥을 돋구는 소리놀이극 같고, 어떤 이야기는 전통 악기로 장단을 맞추는 장단 뮤지컬 같다.

<호박 따 주소>

호박 따 주소의 장단은 전통 장단인데 현대 랩의 느낌도 나서 더 신이 났다.

호 호 호박을 뚝 뚝 다다가

호박죽 만들자 호박죽 만들자.

썰어라 썰어라 썰어 썰어 썰어라

삶아라 삶아라 삶아 삶아 삶아라

끓여 끓여 끓여 끓여 끓여 끓여 끓여 끓여

보글 보글 보글 보글 보글 보글 보글 보글

호박죽 완성!

마을 사람들이 함께 호박을 따서 모두 즐겁게 호박죽을 끓여 먹는 모습에 절로 동화되어 주인공들처럼 행복해지는 기분이다.

<토 선생을 찾아라>

이 이야기는 현대맛이 살짝 느껴지는 전통 창의 느낌이 난다. 오리지날 전통 창은 어색한데 현대맛도 있어서 무척 세련되게 생각 되었다.


토끼의 말에 자라는 산꼭대기를 한 달 걸려 올라가서는 보름달을 향해 뛰지만, 자라는 데굴데굴 산 아래로 구른다.

자라가 구른다. 데굴데굴 굴러!

데굴 데굴 데굴 데굴!

데굴데굴 데굴데굴 데굴데굴 굴러!

자라가 부딪친다, 와당탕탕 부딪쳐!

와당탕탕 와당탕탕 와당탕탕 와당탕탕!

와당탕탕탕탕 와당탕탕탕탕 와당탕탕탕탕 부딪쳐!

구르고, 찧고, 까이고, 부딪쳐서 산 밑까지 굴러떨어지고 말았더라.

다시 한 달이 꼬박 걸려 산꼭대기에 올라서 뛰고

굴러떨어지고, 또 올라가서 뛰고 떨어지고, 뛰고 떨어지고......

리듬과 운율에 맞는 전통 장단이 무척 신난다. 자라가 뛰고, 떨어질 때는 장단도 뛰고, 떨어져서 절로 흥이 난다.


<방귀마을 방귀잔치>

진짜 방귀 소리가 난다. 어떤 악기인지 모르겠으나 그 요란한 방귀 소리가 무척 신이 난다. 아마도 아쟁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가 끝나면 아이들 목소리의 장단이 있는 음악이 배경으로 깔려 더욱 좋았다.

앞문이 우다당탕!

뒷문이 꽈다당땅!

앞창이 와자장창!

뒤창이 자자장창!

뒤창이 자자장창!

앞담에 기와가 들-썩 들썩-!

뒷담에 기와가 풀-썩 풀썩-!

앞마루 기둥이 우지끈 지끈-!

뒷마루 기둥이 와지끈 지끈-!

방귀시합을 벌이는 두 방귀대장들의 시합 하는 소리가 눈 앞에서 펼쳐지는 듯 생생하다.


<끼리끼리 동물원>

이 이야기는 꽤 스피디 하다. 토선생 찾아라는 전통 창의 느낌이 더 많아서 그런지 이야기가 조금 느리다고 생각했는데, 끼리끼리 동물원은 스피디 해서 더 재미있었다. 이 이야기 또한 아이들 목소리의 음악이 배경으로 깔려 신이 난다.

끼-리끼-리 엉덩짝 끼-리!

끼-리 코뿔서 엉덩짝 끼-리!

코뿔소코뿔소 엉덩짝 끼-리!

꼬뿔소 끼리끼리 우리들 끼-리!

게임에 집중하던 아들녀석이 갑자기 "아~그래서 끼리끼리 동물원 이구나!"라며 참견이다. 게임만 하는 줄 알았는데 녀석도 소리 장단에 들썩들썩 했더란다. ㅎㅎ

이 책에 한 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 7가지 기본 장단으로 동화책을 만들었다는데 전혀 설명이 없어서 너무 아쉽다. 각 이야기가 어떤 장단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인지 보충 설명이 있었다면 우리 전통 장단에 대한 이해가 쉬울텐데 말이다. 그리고, 어떤 악기가 사용되었는지도 설명이 있다면 더욱 좋겠다. 토 선생 이야기에서 자라가 산을 올라가고 떨어질때, 방귀이야기에서 방귀 시합을 벌일 때 등등의 소리에 사용된 악기들에 대한 설명이 있다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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