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비밀번호! 다림창작동화 11
문정옥 지음, 이덕화 그림 / 다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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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기 전에 왠일로 아침 일찍 일어난 아들이 책상 위에 둔 <안녕, 내 비밀번호!>를 조용히 읽더니, "와~~다 읽었다!" 라며 흡족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해서 깜놀했다.

글밥이 제법 되는 83페지의 분량이어서 녀석이 읽을거라고는 생각도 안했는데, 집중해서 읽었기에 녀석이 엄청 기특했다.

모가 재이있어서 끝가지 다 읽었냐고 물으니, 중독성이 있어서 중간에 끊을 수가 없어서 계속 읽게 된다고 말하는 녀석..ㅎㅎ

 

녀석이 먼저 읽고, 내가 후에 읽었는데 중독성 있다는 녀석의 말이 이해되었다. 어른도 재미있게 읽을 만큼 스토리가 탄탄했다. 후반부에서는 감동의 도가니로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안녕, 내 비밀번호!>는 재미와 감동까지 주어서 기분좋은 저학년 창작동화이다.

 

 

아들이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첫째, 탄탄한 스토리의 힘이다.

초등 2학년이 되면서 몸도 제법 큰 녀석은 자기도 다 컸다며 목소리를 한창 높이고 있는 요즘, 아들녀석의 성장통을 제대로 읽어낸 스토리에 동질감을 느꼈을 것이다.

 

둘째, 보기 좋은 구성력이다.

활자가 크고, 줄 간격도 넓은 데다가 개성이 통통 튀는 그림도 적절히 구성되어서 초등 2학년이 읽기에 딱 이었던 듯 하다. 글밥이 제법 되지만, 따뜻하고 익살스런 그림 덕분에 읽는 재미를 더하여 그림 동화책 같은 느낌이다.

 

 

스토리

 

삼남매 중 막내인 주인공 두리는 집에서 늦둥이 꼬마라고 불리는 것이 무척 못마땅 하다. 학교에서는 어엿한 형인데 집에서는 여전히 꼬마라고 불리며 현관 비밀번호도 안 가르쳐 준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두리 자신 마음에 비밀번호를 거는 것!

자신만이 아는 비밀번호가 생긴 두리는 이젠 식구들에게 꼬마라고 무시당하지 안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는 코웃음을 치며 혼잣말을 한다.

"누구든지 나하고 말하고 싶으면 내 비밀번호를 입력하셔야 해요. 그렇지만 절대로 안 가르쳐 줄 거예요." 라고...

 

이후로 두리는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는다. 두리 마음에 걸린 비밀번호를 입력하기 전까지는..

두리는 자신만의 비밀번호가 있다는 생각에 기분도 들뜨고 신났지만, 개구쟁이가 아무말이 없자 주변 사람들은 걱정되기 시작한다. 결국 소아정신과 까지 가게 되는데...

 

의사선생님 앞에 선 두리는 '아무리 의사 선생님이라도 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내가 말을 하지요.' 라며 속엣말을 하며, 두리가 의사선생님 앞에서도 입을 꼭 다물자 의사선생님은 '함구증'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흔히 실어증이라고 알고 있는데, 심한 충격에 의해 말을 하지 않는 증상입니다. 원인을 찾을 때까지 두리에게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셔야겠어요." 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에 충격을 받은 두리 가족들..

 

두리는 말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었는데 일이 점점 커졌다. 그런데, 진짜로 두리가 말을 못하게 되었다. 비밀번호를 잃어 버린 것이다.

 

'비밀번호를 알고 있을 때는 말을 하지 않아도 신나고 즐거웠는데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니까 말을 할 수 없다는 게 힘들고 겁이나.'

 

'소중한 거 지킨다고 괜히 비밀번호를 만드렀나 봐. 이러다가 이 세상에 나만 혼자면 어떻게 해. 무서워.'

 

드디어 비밀번호를 찾은 두리!

"자꾸 꼬마라고 하지마. 두리라고 불러!"​

 

비밀번호가 무엇인지 읽는 내내 궁금했는데...'꼬마'가 얼마나 듣기 싫었을까? 직설적인 비밀번호가 정말 웃푸다..

단지 꼬마 소리가 듣기 싫어서 자신에게 비밀번호를 걸었던 두리는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고 진짜로 말도 못하게 되는데...가족들의 도움으로 비밀번호를 극적으로 기억해 낸 두리..

 

비밀번호 덕분에 진짜 소중한 것을 알게 된 두리!

 

꼬마 대접이 싫어서 만들었던 비밀번호 였지만, 덕분에 소중한 것들을 알게 된다.

두리는 말을 안하게 되면서 친구들의 얼굴도 더 자세히 보게 되고 이야기도 더 잘 듣게 되었다. 그리고 가족의 찐한 사랑이 있어 행복함을 알게 되는 진짜의 비밀번호를 갖게 되었다.

 

 

이렇게 소중한 것들을 알게된 두리의 좌충우돌 비밀번호 속에서 함께 웃고, 함께 눈물 찡 하며 읽었다. 재미와 감동을 준 <안녕, 내 비밀번호!> 이번 여름 방학에 읽으면 좋을 책으로 강추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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