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빌리 - 코감기 바이러스의 거의 모든 것 스콜라 똑똑한 그림책 9
하이디 트르팍 글, 레오노라 라이틀 그림, 이정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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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전국에 핫했던 '고래회충' 뉴스가 있었다. 뉴스만 듣고 회는 먹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어른 서미 교수의 강의를 듣고 고래회충에 대한 오해가 풀리면서 무지한 언론에 놀아난 것이 화가 났다.

 

그 이전에 발생한 메르스, 사스 등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요란하게 반응했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가 가장 크게 반응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국적으로 공포 분위기 장난 아니었다. 덕분에(?) 아이 학교도 1주일 가량을 쉬었는데 나 같은 워킹맘에게는 바이러스의 공포보다도 아이문제로 무척 난감한 시기였다.

 

사스나 메르스 사태에 대해 우리나라가 너무 호들갑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독감바이러스 보다 치사율이 적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건강한 사람에게는 감기처럼 지나갈 뿐인 바이러스 라는데...사망까지 이르렀던 사람들은 병약자나 노약자 였건만...이러한 사실은 숨기고 왜? 공포분위기 조성하며 학교까지 쉬게 만든건지 지금 생각해도 화가 난다. 지금은 정보통신망의 발달로 진실은 결국 드러나기 마련인데 말이다. 물론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완전 비전문가 이기에 잘 못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뉴스를 통해 들은 치사율이나 사망자들만 봐도 건강한 사람과는 거리가 거히 먼 바이러스 공포였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정직하고 진실한 정부와 언론을 바라는 건 희망사항인건지....

 

 

과학책? 그림책?​

별 열 개 이상 주고 싶은 <바이러스 빌리>

 

사설이 길었던 건 스콜라의 신간 <바이러스 빌리>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코감기 바이러스의 거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바이러스 빌리는 과학전문 어린이 도서이다. 2016년 '독일 올해의 과학도서상'도 받았기에 믿고 봐도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린 계열의 칼라와 그림이 너무 이쁘다. 과학책이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개성적인 일러스트는 따뜻하고 서정적은 느낌으로 텍트트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화풍이 너무 너무 고급지다. 마치 현미경으로 확대하여 보는 듯한 독특한 화풍은 얼린 젤라틴을 도장을 찍듯이 찍어 표현했다고 하는데 그림 하나 하나가 생동감 있고, 매우 활기차다.

양장본으로 산뜻한 컬러감의 바이러스 빌리는 소장해도 좋을 만큼 고급진 과학 그림책이다.

 

전체적인 구성과 일러스트도 만점이지만, 스토리도 만점을 주고 싶을 만큼 완벽한 과학 그림책이다. 저학년 눈높이에 맞춰져 있지만 어른이 읽어도 좋을 책이기 때문이다. 과학책이라고 하면 그림 보다는 텍스트가 주가 되는데 이 책은 그림이 전체를 차지하면서 텍스트는 저학년 눈높이에 맞춰 적당히 배치되어 있어서 2학년 아들녀석에게 보여주기 딱 좋다. 이 책의 화자는 주인공 바이러스 빌리 이다. 빌리는 아이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바이러스의 세계를 재미있고, 자상하게 알려주어 지적 호기심도 만땅 채워준다. 생각이 커지고, 눈도 호강하는 멋진 과학 그림책이다.

 

 

친근하고 멋진 코감기 바이러스 빌리

 

바이러스라고 하면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다. 특히 감가 바이러스가 제일 싫은데, 이 책의 주인공 바이러스 빌리는 너무 귀엽다. 푸근한 아저씨 같은 느낌의 빌리는 자신감이 넘치는 아이다. 한 마디로 자뻑에 빠졌다고 할까? ㅎㅎ

 

코감기라는 멋진 선물을 가지고 너히들에게 자주 찾아갔기 때문에 자신을 이미 알고 있을 당당하게 자신을 소개한다. 코감기가 멋진 선물이라는 빌리의 말에 아들 녀석은 "모야? 어떻게 코감기가 멋진 선물이야? 절대 받기 싫은 선물이지.." 라며 응대한다..ㅎㅎ

 

빌리는 자신이 엄청나게 작다는 걸 검은색 점 하나로 소개하였는데, 나도 아들녀석도 "우와~~진짜 작다~~"라는 감탄사가 나오게 할 만큼 확실한 소개였다. 그러면서 현미경을 발명한 우리 인간들을 칭찬하는 여유까지 보여준다.

 

빌리는 수천 종류의 친구들을 소개하며, 자신들을 방해하는 예방 주사 때문에 우리 몸에 들어갈 수 없다며 너무도 당당하게 유감도 표현한다. 어디서 이런 자신감이 나오는지...황당함을 넘어 귀엽기 까지 하다.

 

이어서 빌리는 자신과 같은 종족?인 바이러스들의 특성을 이야기 한다. 바이러스는 제대로 된 생명체가 아니어서 숙주가 필요하고, 제대로 된 생명체인 인간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하며, 어떻게 전파되는지 이동경로를 아주 자세히 알려준다.

 

빌리는 자신의 유전 물질을 숙주 속에 집어넣어 자신과 똑같은 엄청나게 많은 수의 바이러스를 복사할 수 있다며 자신의 능력을 과시한다. 이 일이 엄청 재미있다며 말이다. 이 말에 아들녀석은 "우씨~~하나도 재미없는데~"라며 발끈한다. "오랫동안 이런 일이 계속되어 왔지만 유감스럽게도 너희들은 나를 썩 좋아하지는 않아." 라고 말하는 빌리는 자신을 너무도 잘 알기까지 한다. 이에 아들녀석은 "당연하지.."라며 응답..ㅋㅋ

 

빌리는 우리 몸속의 방어군대가 자신들을 가만두지 않는다며 불만도 토로한다. 인간이 코 푸는 걸 싫어하고, 따뜻한 공기와 땀 흘리는 것은 더더욱 싫어한다며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빌리..

 

약점도 있지만, "우리는 이 세상 어디에나 있다" 라며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는 빌리..

 

"우리는 가을과 겨울에 너희를 찾아가는 걸 제일 좋아해. 이때는 차가운 공기가 너희의 코점막을 마르게 해서 너희 몸이 우리를 재빠리 방어하지 못하거든. 우리는 분명히 또 만날거야. 정말 기쁜 일이지? 또 만나, 빌리로부터"

라며 끝까지 자신감을 잃지 않고 아주 당당하게 다시 만나자고 하는 빌리, 믿도 끝도 없는 그 자신감이 존경스럽기 까지 하다. 반면 아들은 "야? 너랑 절대 안 만나고 싶거든?" 이라며 빌리의 마지막 말에 치를 떤다..ㅋㅋ

 

 

아들과 재미있게 읽은 <바이러스 빌리>

 

너무도 당당한 바이러스 빌리때문에 아들이 여러번 발끈하며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 아들은 코를 잘 들이 키는데 빌리의 약점을 알고는 이젠 절대로 코를 들이키지 않겠다며 굳게 다짐하는 녀석이 너무 귀여웠다. 바이러스 빌리는 재미도 주었지만, 정보도 충실하게 전해주어 매우 유익한 책이었다. 스토리에서 빠진 자세한 정보는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하여 일러스트와 본문 속에 조화를 잘 이루고 있어 구성력도 매우 뛰어나다. 과학책이지만 너무 매력이 있어서 자꾸 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목소리가 굵은 뚱뚱한 아저씨의 푸근한 느낌의 문장도 이 책의 장점이다. 여러가지가 매력적인 <바이러스 빌리>

 

난, 네게 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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