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짓다 - 건축가와 건축주가 함께 쌓아올린 삶과 공간의 드라마
윤주연 지음 / 헤이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주를 짓다』는 건축가의 시선으로 공간 속에 사람과 삶을 녹여낸 이야기다. 똑같은 공간도 어떻게 짓고,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


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공간은 단순한 장소를 넘어 삶을 회복하고 다시 일으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아버지는 평생을 일밖에 모르셨다. 퇴직 후 주어진 '쉼'이 낯설어 힘들어하셨다. 출장이 잦으셨던 아버지에게 집은 어색한 공간이었다. 자식들이 출가하고 두 분만 남은 집은 적막했고, 마음 붙일 곳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진 한 장이 날아왔다. 

어린 시절, 소여물을 먹이며 곁눈질로 보고 배웠던 기억이 되살아나신 걸까.아버지께서 텃밭을 가꾸기 시작하셨다는 소식이었다. 자그마했던 텃밭이 어느새 제법 모양을 갖추었다. 그렇게 아버지는 당신만의 공간을 짓기 시작하셨다.


누군가는 아버지의 텃밭이 평범한 뒷산의 밭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집에는 다양한 꿈들이 자라고 있다. 

거실에는 손주들을 위한 블루베리, 안방에는 자식들에게 보낼 김치가 될 배추와 무, 작은 방에는 엄마가 좋아하는 채소들이 자라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가족을 위한 아버지의 마음이다. 아버지가 지은 것은 우주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