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한 점의 얼룩 같았다. 나라는 얼룩을 미워하지 않으려 애썼다. 그의 앨범은 듣는 이에게 끝까지 살아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마치 살아 있음의 의미는 살아 있다는 것에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19p
이상은의 여섯 번째 정규앨범 『공무도하가』는 '이 세상 어딘가를 헤매었던 사람들'(「보헤미안」)을 향한 헌사다. 우리의 성취가 우연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일깨운다. 종종 살아 있는 게 거짓말 같을 때가 있다.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흐르고, '추억과 희망으로 가득찬 방랑자'는 막다른 길에 이르곤 한다.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아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나도 모르게 내가 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흘러가고 있다.
그것이 우리의 시작이고 우리의 끝이라는 걸 안다. 무심하게 작은 방 안에서 창대하고 빛나는 세계를 빚는 사람들이 있다. 이상은의 음악은 순환하는 이 세상을 노래한다. 침묵을 깨고 다른 목소리로, 시간의 강을 건너는 이를 목도하며 마음을 다한다. 35-36p
소설가로 산 지 반백 년이 넘은 선배는 어지러운 현실에 무력감을 느낀다고 하소연하는 내게 세상에 질지언정 분노하라며 쓴소리를 했다. 39p
'앞으로 그렇게 살지 말자고 하지만 살기 위해 그렇게 살았을 뿐인데.'(「못 우는데」) 47p
너는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게 느껴진다고, 할 수 있다고 되뇌는 일상과 힘내자고 말하는 일상이 이제는 싫증 난다고 했다.
자주 아픈 사람은 다른 사람의 고통과 감정을 잘 이해하고 감각한다. '나도 그렇게 세상도 쓸모 없지만'(「외로워 말아요 눈물을 닦아요」) 우리 앞에 와 있는 오래된 슬픔을 곱씹는다. 47p
그 시절 선배는 자기가 아무것도 아니어서 슬프다며 엉엉 울었다. 63p
의미는 뒤에 온다. 인간이 제멋대로 정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무의미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그 의미를 불러야 한다. 95-96p
시인 백석은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이라고 했다. 트루베르 멤버 피티컬은 이 구절을 동명의 곡 끝부분에서 반복해 부른다.
세상은 결코 버릴 수 없다는 듯이. 103-104p
나는 위로할 줄을 몰라 쓸쓸하다. 140p
목적지는 다다르지 못한 곳이죠. 세상에는 그런 곳이 무궁무진해요. 내 마음은 네 마음을 지나 새의 마음을 지나 살아내고 있어요. 사라지지 않으려고요. 144p